세계 최대 바이오 전시 행사로 꼽히는 '2026 바이오 인터내셔널'(바이오 USA)이 오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컨벤션센터에서 막을 연다. 올해로 33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에는 한국 바이오 산업을 주제로 한 공식 세션이 처음으로 마련되며 국내 업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올 하반기 국내 바이오 업계 분위기 반등의 불씨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약 70개국에서 2만여명이 모일 예정인 올해 바이오 USA에는 50개 이상의 국내사들이 참가해 각 사의 핵심 경쟁력 알리기에 나선다.
올해 바이오 USA는 '사명이 이끄는 혁신'(Driven By Purpose)을 주제로 열린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기업 홍보 무대를 넘어 기술수출과 공동개발, 투자유치 성과를 가를 핵심 이벤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글로벌 바이오 투자 심리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대형 제약사들의 인수합병(M&A)과 기술도입 수요가 다시 늘어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적극적인 파트너링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실제로 국내 바이오 업계는 올해 들어 대형 기술수출 성과를 잇따라 내놓으며 역대급 계약 규모 달성을 목표 중이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외부 혁신 기술 확보에 적극 나서면서 국내 기업들의 협상력 역시 높아졌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번 바이오 USA를 기점으로 추가 계약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올해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단연 항체약물접합체(ADC)다. ADC는 항체의 표적 능력과 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결합한 차세대 항암 기술로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의 투자와 도입 경쟁이 가장 활발한 분야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리가켐바이오를 비롯한 다수 기업들이 관련 파이프라인과 플랫폼을 앞세워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플랫폼 역시 주요 관심 분야다. 정맥주사(IV) 치료제를 SC로 전환할 경우 환자 편의성과 병원 운영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어 글로벌 시장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는 중이다. 최근 관련 기술 가치가 재평가되면서 알테오젠을 비롯한 국내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혈액뇌관문(BBB) 셔틀 기술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약물을 뇌 안으로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 확보가 글로벌 제약사들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상태다. 국내 기업 가운데서는 에이비엘바이오가 관련 기술 분야 대표 주자로 꼽힌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개발 역시 빠질 수 없는 화두다.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전략 수립까지 AI 활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텍 모두 관련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기업들 역시 AI 기반 플랫폼과 연구 성과를 앞세워 파트너링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기업별로는 알테오젠과 에이비엘바이오, 리가켐바이오 등이 기술수출 기대주로 꼽힌다. 알테오젠은 SC 플랫폼 경쟁력을, 에이비엘바이오는 BBB 셔틀 기술을, 리가켐바이오는 ADC 플랫폼과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다수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바이오 기업들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위탁개발생산(CDMO) 역량을 앞세워 신규 고객 확보에 나선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생물보안법 이슈 이후 대체 생산 거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추가 수주 가능성에 관심이 모인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과 ADC 분야로 확장된 연구개발 전략을 글로벌 시장에 적극 알릴 계획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한국 바이오 산업을 조명하는 공식 세션이 처음으로 마련된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그동안 개별 기업 중심으로 진행되던 홍보를 넘어 한국 바이오 산업 전체 경쟁력을 글로벌 무대에서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수년간 축적된 기술수출 성과와 생산 역량, 신약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이 주요 바이오 혁신 국가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의 외부 기술 도입 수요가 다시 확대되고 있는 만큼 올해 바이오 USA는 국내 기업들에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행사 기간 진행되는 파트너링 결과에 따라 하반기 기술수출과 공동개발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