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AOA 출신 권민아씨는 지난 1월 유명한 초음파 리프팅 시술을 받던 중 얼굴에 '심재성 2도 진피 화상'을 입었다. 이후 전문병원에서 치료받으며 추상장애(외모에 추상이 남는 장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권씨는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치료비 명목으로 3500만원을 요구했지만 시술한 의료기관 원장은 2000만원에 가까운 손해배상비와 초기 치료비를 줬고, 지난 3월부터는 소송을 원하며 치료비 지원을 끊었고 항의를 '협박'으로 치부하며 소통을 거부하고 있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30대 여성 A씨는 최근 한 의원에서 피부 리프팅 시술을 받았다. 해당 의원의 상담실장이 지방 소실이 없는 리프팅 시술이라고 해 이를 믿었지만, 실제 시술 이후 볼에 있던 지방이 일부 사라졌다고 느꼈다. 해당 의원에서는 2~3개월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며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A씨는 "입증이 어렵고 피해구제를 어떻게 받아야할지 몰라 신고를 하지 않고 그냥 넘겼다"고 했다.
국내에서 피부 탄력을 개선해주는 '리프팅' 시술이 보편화했지만 부작용 관리와 피해구제는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리프팅 관련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구제는 연 14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된 초음파 리프팅 이상사례는 연간 1건으로 집계됐다. 환자단체는 실제로는 이보다 부작용 사례가 훨씬 많지만 통계조차 제대로 없을 정도로 관리와 피해구제가 되지 않고 있다고 본다. 환자에게 의료사고 피해를 입증하도록 한 현 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머니투데이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확보한 '한국소비자원의 리프팅 시술 관련 부작용 피해구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원에 접수된 리프팅 피해구제 접수는 14건이다. 2021년 3건, 2022년 12건에 비해 증가했지만, 리프팅 시술이 흔히 이뤄지는 점에 비하면 많지는 않은 수준이다.
김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집속형초음파자극시스템(초음파 리프팅) 이상사례는 더 적다. 2018년과 2019년, 2020년, 2024년에 1건씩 이상사례가 보고됐다. 멀츠아시아퍼시픽피티이엘티디, 하이로닉, 클래시스의 초음파 리프팅 제품들인데, 얼굴에 화상, 홍반, 발진이 생기거나 이마 꺼짐, 눈 밑 부어오름 등의 이상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리프팅 시술 인구를 감안하면 실제 발생한 피부 리프팅 부작용 사례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피부과학회가 2016년 4월 서울, 경기, 전국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20~59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응답자의 49.8%가 피부 레이저 치료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8%는 부작용을 겪었다고 했다. 피부레이저 경험자 중 약 11%가 피부레이저 부작용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다. 당시 최지호 대한피부과학회장은 "최근 피부레이저의 잘못된 사용으로 인해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가 진료현장에서 급증하고 있어 조사를 시행했다"고 전했다.
시니어 소셜벤처 기업 임팩트피플스가 2022년 40~60대 남녀 34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41.7%가 리프팅 시술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사실상 피부 리프팅 관련 부작용 집계가 제대로 되지 않는 셈이다. 강태언 의료소비자연대 사무총장은 "인터넷상에 의료사고 피해를 호소하는 영역 중 제일 많은 부분이 피부미용, 성형일 정도로 부작용 피해 사례가 많은데 통계 자체가 제대로 집계되지 않고 있다"며 "애초에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접수되는 전체 의료사고가 연간 1000건이 조금 넘을 정도로 의료사고 집계가 잘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선진국의 병원 수, 국민 수 등을 봤을 때 우리나라도 연간 2만~3만건의 의료사고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그 이유는 환자 배상 체계가 부재하며 환자에 의료사고 피해를 입증할 책임이 있고, 의료사고는 소송 후 판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며 배상액도 크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 강 총장은 "정부가 의료사고를 의료기관과 의사, 환자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분쟁을 조정하려고만 한다"며 "게다가 의료사고 피해를 환자가 입증하도록 해 소송에 가더라도 환자가 이길 가능성이 크지 않아 환자들이 피해를 입어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교통사고는 판결까지 소송 기간이 평균 6개월 걸리는데, 의료사고는 평균 5년 이상 걸린다"며 "교통사고는 피해 배상을 받는다는 전제조건이 있는데 의료사고는 입증의 어려움으로 소송해도 피해 배상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소송 변호사 착수금만 1000만원 넘기도 하는데 특히 피부미용, 성형은 손해배상을 받아봐야 100만~300만원에 불과할 수 있어서 환자들이 소송을 포기하고 피해만 입는다"고 했다.
강 총장은 "의료사고에서 환자가 피해를 입증하도록 한 제도를 바꾸고, 의료보험을 체계화해 환자가 피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의지를 갖고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