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과 집행부, 대표자 등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궐기대회를 열어 검체검사 제도개편 강제화 전면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2025.11.11. ppkjm@newsis.com /사진=강종민](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6/2026062214071644740_2.jpg)
환자의 혈액·소변 등 검체에서 질병의 단서를 뽑아내는 방식이 '검체 검사'다. 간염·종양·알레르기 등 질병을 조기 발견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의료행위로 꼽힌다. 그런데 이런 환자들의 검체를 채취하는 위탁기관, 이 검체를 검사하는 수탁기관 간 보상체계를 정부가 뜯어고치려 하자 의사집단 내에서 파열음이 들린다. 무슨 일일까.
22일 정부·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검체 검사의 경우 위탁관리료(약 2400억원)를 폐지하는 등 위·수탁 보상체계를 개편한다. 이번 1단계 조정으로 연간 약 2조원 이상이 절감될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이 같은 검사 수가 조정으로 절감한 재원을 포함해 지역과 중증, 응급, 소아·모자의료 등 필수의료에 대한 보상 수준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런 개편의 근거로 복지부는 2023년 회계기준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분석한 '비용 대비 수익자료'를 제시했다. 자료에 따르면 검체 검사 비용 대비 의료기관의 수익은 평균 190%로 조사됐다. '비용 대비 수익 190%'란, 쉽게 말해 투입비용이 100원일 때 수익이 190원으로 과다하게 보상됐다는 의미다. 반면 진찰은 70.7%, 입원은 57.3%로 저보상되고 있었다.

이런 배경엔 위탁기관(병·의원)과 수탁기관(검사기관)에 지급돼온 검사·관리료 나눠먹기 관행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에서는 병·의원 등 위탁기관이 환자의 검체를 채취해 수탁기관에 보내면 수탁기관이 실제 검사를 수행하고 결과를 회신한다. 이때 위탁기관엔 '위탁검사관리료'가, 수탁기관에는 '검사료'가 구분돼 지급된다. 하지만 그간 위탁기관이 비용을 일괄 청구한 뒤 수탁기관과 정산하는 방식이 관행적으로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수탁기관이 검사료를 깎고 위탁기관이 차액 일부를 확보하는 거래가 형성돼왔다.
정부가 이런 검체 검사 관행을 손봐 필수의료 재원을 확보하려 하자, 의사집단은 "필수의료 살릴 재원을 단순히 검체 검사로 발생한 과다 수익에서 빼 올 게 아니"라며 반발한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 정재현 부회장은 "정부의 논리는 검사 분야의 '과다 지출'을 줄여 그 재원을 지역·필수의료로 돌리겠다는 것"이라며 "이미 지나치게 낮게 묶여 있던 기본진료·수술·입원 등 핵심 진료행위의 저보상을 검체 검사로 보완해왔는데, 이번 정책은 검체 검사 행위의 상대적 수익을 다시 걷어 가는 재정중립식 재배분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은 검체검사가 과보상돼 있었는지를 강조하기보다 기본진료 영역이 얼마나 오랫동안 비정상적으로 저평가돼 있었는지를 강조해야 맞다"며 "이에 대한 올바른 해결책이 뭔지 묻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검체검사 위·수탁 구조는 사실상 위탁기관과 수탁기관 간 평균 7대 3 수준의 배분체계로 운영돼왔다. 정부는 이 비율을 6대 4로 적용할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두고 의협은 "6대 4로 적용할 경우 위탁기관은 현행보다 10%포인트의 추가 손실을 부담하게 된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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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조원영 보험이사는 "6대 4로 적용하면 내과는 연간 2081억원, 산부인과는 1132억원, 비뇨의학과는 738억원, 일반과는 566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며 "특히 내과는 위탁관리료 폐지와 검체검사료 인하, 배분율 조정에 따른 추가 감소가 동시에 발생하는 '3중 손실 구조'에 놓일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은 검체 검사 위탁기관이 단순히 검사를 의뢰하는 역할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검체검사 과정에서 검사 처방과 필요성 설명, 환자 동의, 검체 채취, 전처리·보관, 행정·전산업무, 결과 확인, 결과 해석과 환자 설명 등 7단계 업무를 수행한다고 밝혔다. 검체 채취·보관, 의료폐기물 처리, 결과 확인, 임상적 판단 등 실제 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업무와 위험도가 현행 보상체계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의협의 입장이다.
이를 근거로 의협은 위탁기관에 '검체판단료'를 신설해달라는 대안을 정부에 제시하겠단 계획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의사집단 내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지난 19일 입장문을 내고 "그동안 수탁기관이 위탁기관에 제공하는 높은 할인율이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며 "이를 검체판단료 신설 등을 통해 공식적인 수익 구조로 인정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의협을 공개 저격했다.
이 학회 윤종현 회장은 "(위탁기관이) 직접 수행하지 않은 의료행위에 대한 과잉 보상을 정당화해달라는 요구"라며 "위탁기관에 대한 과도한 배분은 불필요한 검사 증가와 의료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