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치과 이용률' 절반도 안 됐다..."충치 경험 95%, 치료 사각지대"

박정렬 기자
2026.07.01 12:00

질병청 '2025년 장애인 구강 건강 실태조사' 발표

서울특별시 장애인치과병원 의료진이 동천 직업재활시설에서 구강검진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서울특별시 장애인치과병원

국가 단위의 장애인 구강 건강 실태 조사가 처음 나왔다. 장애인의 구강 건강은 비장애인보다 전반적으로 취약했고, 특히 정신장애의 경우 건강 불평등이 매우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사이 치과를 방문한 경우도 절반이 안 됐다.

질병관리청은 구강보건법 제9조에 근거해 장애인의 구강건강 수준과 건강행태를 담은 '2025년 장애인 구강 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전국 등록 장애인 중 연령·장애 유형 등을 고려해 조사 대상자를 선정하고 직접 가정 방문 후 구강검진과 설문조사를 진행해 결과를 도출했다. 치아 발달 단계를 고려해 1~9세는 유치, 10세 이상은 영구치로 구분해 각각을 분석했다.

그 결과, 1~9세는 절반 이상(64%)이 충치(치아우식증)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현재 충치가 있는 비율도 33.7%였다. 이는 2019년 국민건강영양조사의 1~9세 결과(충치 경험자율 48.3%, 충치 유병자율 15.7%)보다 월등히 높은 것이다. 충치 숫자도 장애인이 1인당 평균 3.2개로 국민영양조사의 또래 결과(1.9개)보다 많았다.

10세 이상은 95.3%가 충치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했다. 장애 유형별로는 정신장애가 97.4%로 가장 높았고, 발달장애가 80%로 가장 낮았다. 현재 충치를 보유한 비율은 31.7%로 역시 정신장애가 51.2%로 가장 높았다. 1인 평균 경험한 충치 개수는 9.3개로 장애 유형별로는 정신장애가 11.4개로 가장 높았고, 발달장애가 5.0개로 가장 낮았다.

연구책임자인 김영재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는 "비장애인은 충치가 성인이 되면 대개 생기지 않다가 노인이 돼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반면 장애인은 충치가 연령과 비례해 꾸준히 증가해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장애인은 구강 건강이 취약한 만큼 조기에, 더 많이 인공치아(브릿지, 크라운)를 씌우거나 틀니·임플란트를 한다. 실태조사 결과 10세 이상 장애인의 보철물 장착률은 65.6%로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10세 이상) 보철물 장착률(34.3%)의 2배에 육박했다.

반면 충치 등 구강질환을 예방하는 활동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1세 이상 장애인의 2.7%만이 영구치에 충치 예방 효과가 높은 치아홈메우기(치면열구전색, 실란트)를 시행했다. 최근 1년간 치과 진료를 받은 비율은 48.5%로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1세 이상)의 치과 병·의원 이용률(85.7%)보다 훨씬 낮았다.

김 교수는 "정부와 학계의 노력으로 권역 장애인구강진료센터가 전국 시도에 확충됐고, 나아가 지역 구강진료센터 확립도 목전에 두고 있다"며 "장애인의 구강 건강 안전망 확보를 위해 장애인 구강 건강 실태조사를 정례화하고, 민관 협력에 기반한 구강보건사업 증진을 진행해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이번 조사는 장애인의 구강건강 수준과 관리행태를 파악해 관련 정책 효과를 점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며 "장애인 구강 건강정책 수립과 관련 연구 등에 폭넓게 활용되기를 바라며 향후 건강관리행태를 지속해서 파악할 계획"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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