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의 허위 운행을 근절하기 위해 GPS 기반의 실시간 운행관리 체계가 도입된다. 환자 이송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이송 처치료를 12년 만에 인상하고 병원 대기 요금을 신설한다. 신속한 응급 처치를 위해 구급차 내 의약품 구비도 의무화된다.
보건복지부는 12일 이런 내용의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을 13일 공포·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이재명 대통령이 민간 구급차의 관리·감독 강화를 주문한 지 1년여 만이다.
민간 구급차는 병원 간 이송(전원)의 70%가량을 담당하는 등 응급의료 체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연예인이 방송과 공연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 민간 구급차를 콜택시처럼 사적으로 쓰거나,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등의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돼왔다.
실제 이 대통령의 지시 이후 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난해 7~9월 전국 147개 민간이송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특별점검 결과 88개 업체에 총 94건의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대부분 운행 기록 누락을 포함한 서류 문제였지만, 직원이 출퇴근 차량처럼 구급차를 이용하거나 병원 간 이송 때마다 기본요금을 반복 청구하는 등 중대한 위반 사례도 11건이었다.
이에 복지부는 법 개정을 통해 출동·처치, 운행기록을 전산으로 작성·관리하게 하고 GPS 정보를 기반으로 구급차 운행 기록을 '구급차기록관리시스템'(AiR)에 실시간 전송하도록 의무화했다. 운행정보 수집은 전송 장비 구입 등을 고려해 민간 구급차는 오는 10월부터, 의료기관이나 국가·지자체 구급차는 2027년 10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2014년 이후 12년째 동결된 구급차 이송 처치료는 대폭 인상한다. 이송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이송 업체의 경영 부담이 불법·탈법 행위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일반·특수 구급차의 기본요금(10㎞ 이내)은 각각 3만원→4만원, 7만5000원→9만5500원으로 인상된다. 10㎞ 초과 시 1㎞당 부과되는 추가 요금도 일반은 1000원에서 1500원, 특수는 1300원에서 2300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이밖에 할증 시간이 확대되고 대기 요금도 신설됐다. 기존에 자정부터 오전 4시까지였던 20% 가산 할증요금은 오후 6시~다음 날 오전 9시 적용하고 토요일·일요일·공휴일 등 휴일 할증을 신설했다. 대기 요금은 의료기관 도착 후 30분 초과 시 10분 단위로, 6000원씩 부과된다.
복지부는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보다 빠르게 치료받을 수 있게 인계 시 서명 대상을 기존 의사에서 간호사, 응급구조사 등 응급의료종사자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송 중 중증 알레르기 반응(아나필락시스 쇼크)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구급차에 에피네프린 자동주입펜 구비를 의무화해 현장 초기 처치 역량도 강화한다. 현장 준비 시간을 고려해 이송 처치료와 구비 의약품 기준은 8월부터 적용된다.
이중규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GPS 기반의 실시간 운행관리 체계는 구급차 운행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구급차 관리·감독의 일환으로 △모든 환자 이송 시 응급구조사 1인 이상 탑승 의무화 △구급차 환자실 내부 길이 확대 △응급환자이송업 인력 기준 개선 등도 개정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올해 하반기 중 공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