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머크가 최대 1억7000만원가량의 난임 치료비를 지원하는 가임 프로그램을 운영한 뒤 직원들의 출산이 1년 새 약 47%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난임치료비 지원이 출생률 증가에 유의미한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머니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자녀 출산 축하금 수령 기준 한국머크의 출산 직원 수는 2024년 15명에서 지난해 22명으로 46.6% 증가했다. 한국머크의 전체 직원 수는 약 1900명으로, 직원 1000명당 출생률을 보면 2024년 약 7.8명에서 2025년 약 11.5명으로 증가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인 조출생률 기준 대한민국 평균이 2023년 4.5명, 2024년 4.7명, 2025년 5.0명(잠정치)인데 이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국머크 관계자는 "2024년 1월부터 10만유로(약 1억7000만원)를 지원하는 가임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 영향으로 직원 출산율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머크의 가임 지원 프로그램 운영은 난임 치료 분야 선도 글로벌 제약사인 모회사 머크가 2024년 1월부터 이 프로그램을 시행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전 세계에 있는 모든 머크의 자회사(65개국)가 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머크는 모든 직원과 그 배우자에 생애 한도, 횟수 제한 없이 △난소 예비 검사 △정액분석 △자궁 검사 , 호르몬 검사 등을 지원한다. △체외수정(시험관 시술, 시험관수정(IVF)) △세포질 내 정자주입(ICSI) △자궁강 내 정액주입술(인공수정) △배란유도(OI) △호르몬 및 수술적 치료, 보조생식술 등 남성 난임치료 △생식세포 냉동도 청구할 수 있다. 진료비, 약제비, 검사비 등을 급여(본인부담금 지원)·비급여 구분 없이 지원한다. 직원들이 제도를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심리상담, 건강정보 제공, 사생활 보호가 강화된 신청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이에 현재까지 22개국에서 2100건 이상의 가임 지원 프로그램 청구가 접수됐고, 540명 이상의 직원이 혜택을 받았다. 한국에서도 현재까지 200건 이상의 청구가 접수됐다. 이는 국가별로 독일과 인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한국머크는 난임 치료를 받는 모든 직원(성별 무관)에 연간 최대 3일 난임 치료 휴가를 지원한다. 임신 중인 직원은 임신 기간 내 태아 검진과 정기건강검진을 받는 경우 유급 휴가도 가능하다.
아울러 유연근무제도 시행한다. 출퇴근 시간 유연 선택, 하이브리드 원격 근무(주 2회 재택 근무)가 가능하고 전일제 근무가 어려운 직원은 협의 후 시간제 근무도 할 수 있다. 임신 후 12주 이내 또는 36주 이후 임신한 여성 직원은 1일 2시간 근로시간 단축 신청이 가능하며, 육아휴직과 별도로 최대 1년까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할 수 있다. 올해 1월부터는 '돌봄 휴직' 제도를 도입해 출산뿐 아니라 질병, 간병 등 다양한 가족 돌봄 상황도 지원한다. 중증·말기질환을 앓는 부양가족을 돌보는 직원은 연간 최대 10일까지 돌봄 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
한국머크 관계자는 "난임 치료 혁신제품과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문화 조성을 통해 인구문제 해결에 기여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선 다른 제약바이오사들도 난임, 육아 등 관련 직원 복지를 확대하는 추세다. 셀트리온은 이달부터 육아휴직을 2년으로 확대하고, 최대 3개월의 난임휴직을 신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난임휴가·휴직을 비롯해 모성보호실, 임산부 전용 주차공간, 모유 유축 시설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태아검진 근태 제공, 임신휴직 제도 등 법적 기준을 상회하는 다양한 모성보호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수 제한 없이 자녀의 국내 대학 기준 등록금 전액을 실비로 지원하고 자녀 1인당 1000만원의 출산지원금을 지급한다. 20일(유급)의 배우자 출산 휴가, 최대 90일의 유·사산 휴가 등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