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진단 1년 내 뇌졸중 뒤따라올 위험 59%↑…"암이 혈액 굳게 해"

정심교 기자
2026.07.21 08:52

[정심교의 내몸읽기]
국내 유방암 수술 환자 10만7606명 분석 결과

유방암 진단 초기에 허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방암 치료 이력이 있는 환자에서 갑작스러운 편측 마비나 언어장애 등 뇌졸중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는 경고도 나왔다. 암 자체가 피를 굳게 만드는 게(과응고)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미국 아칸소의과대학 박용문 교수, 펜실베니아대 정원영 박사(현 클리블랜드 클리닉)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이용해 유방암 수술 환자 10만7606명, 암 병력이 없는 일반 여성 32만2818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2010~2016년 새롭게 유방암을 진단받고 수술받은 만 18세 이상 여성 가운데 과거 뇌졸중 병력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연구팀은 각 유방암 환자와 출생연도가 같은 암 병력이 없는 여성 3명을 1대3으로 매칭했으며, 평균 7.2년간 추적 관찰했다.

주요 평가 지표는 허혈성 뇌졸중 발생 여부다. 흔히 뇌경색이라 불리는 허혈성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혀 뇌 조직으로 가는 혈액 공급이 중단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사망과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대표적인 뇌혈관질환 중 하나로 꼽힌다.

연구 결과, 유방암 수술 환자에서 허혈성 뇌졸중은 1155명(1.07%)에서 발생했다. 암이 없는 비교군에서는 3698명(1.15%) 발생했다. 전체 추적 기간에는 유방암 수술 환자의 허혈성 뇌졸중 위험이 일반 여성과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장기적으로는 위험이 다소 낮아지는 경향도 관찰됐다.

그러나 진단 직후 초기 위험은 비교군 대비 뚜렷하게 높은 양상을 보였다.

유방암 진단 후 1년 이내 허혈성 뇌졸중 위험은 암이 없는 여성 대비 59% 높게 나타났다. 진단 후 3개월 이내에는 2.9배로 가장 높았고, 6개월 이내에도 2.27배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위험은 점차 감소해 3년 시점에는 17% 높은 수준까지 낮아졌다.

헤딩 연구팀. /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은 이런 결과가 △암 자체가 유발하는 혈액의 과응고 상태 유방암 수술과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염증 반응 항암치료에 따른 심혈관계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하위군 분석에서는 고혈압, 2형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거나 현재 흡연 중인 유방암 환자의 경우 허혈성 뇌졸중 위험 증가가 두드러졌다. 흡연 중인 유방암 환자의 허혈성 뇌졸중 위험은 2.26배에 달했다.

연구 제1저자인 박용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방암 진단 및 치료 직후 허혈성 뇌졸중 위험이 일시적으로 많이 증가했다가 시간이 지나며 점차 감소하는 '시간 의존적 양상'을 확인한 대규모 연구"라며 "이번 연구의 중요한 점은 유방암 진단 및 치료 이후 뇌졸중 위험을 경과 시기별로 나누어 살펴봤다는 것이다. 이는 유방암 환자의 뇌졸중 위험을 해석할 때 '얼마나 높은가'뿐 아니라 '언제 높아지는가'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 책임자인 신동욱 교수는 "고혈압·당뇨병 등 심혈관계 위험 요인이 있거나 흡연 중인 환자는 치료 초기 더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방암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갑자기 한쪽 팔·다리 힘이 빠지거나, 얼굴 한쪽이 처지고 말이 어눌해지거나 발음이 이상해지는 증상, 한쪽 시야가 잘 보이지 않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면 허혈성 뇌졸중을 의심하고 즉시 병원을 찾아 진료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방암 치료 성적이 향상되면서 암 생존자의 장기 건강 관리 중요성도 커졌다. 이에 연구팀은 유방암 치료 과정에서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함께 고려하는 통합적인 생존자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신경과학회 공식 학술지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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