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업계 '쌍두마차' 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나란히 2분기 실적 성장을 예고했다. 기존 주력사업의 성장세가 호실적을 이끈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인수합병(M&A)과 신제품을 앞세운 사업구조 고도화를 향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항체 중심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펩타이드와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확장하고, 셀트리온은 고수익 신제품과 위탁생산(CMO), 신약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단순한 외형 성장을 넘어 중장기 성장의 체질을 바꾸는 전환점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전망치는 1조2923억원이다. 전년 동기 1조142억원과 비교해 27.4% 증가한 규모다. 셀트리온 역시 지난 3일 공개한 잠정실적을 통해 전년 동기 대비 35.2% 증가한 1조30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양사 실적 외형 성장은 기존 핵심 사업이 이끌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4월 가동을 시작한 18만리터 규모 5공장을 통해 매출이 늘었고, 공장 운영 효율화와 우호적인 환율 효과도 실적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5공장 가동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생산능력은 78만4000리터까지 늘었다.
셀트리온의 호실적 배경은 신규 제품의 비중 확대다. 셀트리온의 2분기 신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4681억원에서 7865억원으로 68.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바이오시밀러 매출에서 신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50%대에서 60%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견조한 실적 성장 속 더욱 눈에 띄는 것은 두 기업이 M&A를 활용해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동안 생산시설을 증설하며 항체의약품 CDMO 시장에서 규모의 경쟁력을 강화해왔는데, 올해부턴 M&A를 통해 생산지역과 사업영역을 동시에 넓히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일 스위스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 기업 폴리펩타이드그룹 공개매수 계획을 발표했다. 거래 규모는 약 2조7000억원이다. 계획대로 연내 거래를 마무리하면 폴리펩타이드 실적은 내년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폴리펩타이드는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통해 올해 전년 대비 최대 30%의 매출 성장률을 제시했다. 지난해 매출액이 3억8930만유로(약 658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매출액은 5억610만유로(약 8550억원)까지 늘어난다.
특히 폴리펩타이드는 미국과 유럽, 인도 등에 6개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앞서 해외 첫 생산 거점인 미국 록빌 생산시설 인수를 통해 강조한 고객사 접근성 강화 및 지정학적 변수 대응력 등에 한층 힘을 실을 수 있는 요소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펩타이드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는 것은 물론, 관련 생산기술과 고객 기반을 한꺼번에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자체 시설을 새로 짓고 기술과 고객사를 확보하는 방식보다 시장 진입 시기를 크게 앞당길 수 있다는 점도 M&A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다. 특히 펩타이드는 최근 급성장한 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의 주요 모달리티다. 관련 시장 확대와 글로벌 제약사들의 생산능력 확충이 이어지면서 펩타이드 생산 수요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홍가혜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GLP-1 기반 비만 치료제 시장 성장으로 수요가 확대되는 펩타이드 시장에 M&A를 통해 즉시 진입했다"며 "기존 생산시설과 고객 기반을 승계해 인수 이후 매출 기여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셀트리온은 고수익 신제품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동시에 M&A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판매 중심의 사업모델을 생산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 생산시설 인수를 완료하며, 현지 생산거점 확보와 기존 CMO 계약도 승계 효과를 동시에 거뒀다. 브랜치버그 공장을 미국 내 제품 공급기지이자 글로벌 위탁생산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증권업계는 올해 2분기 해당 공장에서 약 500억원의 CMO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성장축인 신약 사업도 임상 단계에 본격 진입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후보물질 'CT-P70'과 'CT-P71', 'CT-P73'의 글로벌 임상 1상 환자 투약을 진행 중이며, 다중항체 신약 'CT-P72'도 환자 모집 단계다. 특히 CT-P70과 CT-P71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은 상태로, 주요 임상 중간 결과는 올해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도출될 전망이다.
다만 M&A를 통한 실적 체질 개선을 위한 과제들도 남아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폴리펩타이드 인수는 아직 추진 단계로 거래 종결과 통합 작업을 거쳐야 한다. 인수 기업의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성이 연결 영업이익률에 부담을 줄 가능성도 있다. 셀트리온 역시 미국 공장의 가동률을 높이고 추가 CMO 고객사를 확보해야 인수 효과를 본격적으로 키울 수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