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코리아 김희수 부사장·이병현 메디컬 어드바이저 인터뷰
개인맞춤형 항암치료제, 병용 3상서 효과 입증…희귀질환으로도 확장

"코로나19 백신에 이어 항암에서도 mRNA 기술이 작동한다는 것이 증명됐다. 희귀질환에서도 필요한 효소를 몸이 만들도록 가르쳐주는 방식으로 치료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김희수 모더나코리아 부사장)
코로나19 백신으로 경쟁력을 입증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술이 개인맞춤형 암 치료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환자마다 다른 암세포의 특징을 면역세포에 알려 기존 항암치료의 한계를 보완하는 방식이다. 이를 주도 중인 모더나는 항암과 희귀질환에서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은 물론, 코로나19 예방에서도 여전히 mRNA의 역할을 이어간다는 목표다.
김희수 모더나코리아 부사장과 이병현 메디컬 어드바이저는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감염병 백신을 넘어 항암과 희귀질환 치료로 영역을 넓히는 mRNA 플랫폼의 경쟁력에 자신감을 보였다.
모더나는 최근 코로나19에 이어 항암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며 주목받았다. 미국 머크(MSD)와 공동 개발 중인 개인맞춤형 신생항원 치료제 '인티스메란 오토진'이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의 병용 임상 3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내면서다. mRNA 기반 암 치료제가 임상 3상에서 효과를 입증한 것은 세계 최초다.
양사는 지난달 수술로 종양을 완전히 제거한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키트루다 단독 투여보다 무재발생존과 원격전이 없는 생존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효과 수치는 추후 학회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흔히 '암 백신'으로 불리지만 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에게 투여하는 예방 백신과는 다르다. 이미 암을 진단받고 수술한 환자에게 추가로 투여해 재발 위험을 낮추기 때문이다. 모더나가 공식적으로 '개인맞춤형 신생항원 치료제'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이유다.
핵심은 환자마다 다른 암의 특징을 치료 설계에 반영하는 것이다. 환자의 정상세포와 종양 조직을 비교해 암세포에 특이적인 돌연변이를 찾고, 면역반응을 유도할 신생항원을 최대 34개 선정해 mRNA에 담는다. 투여 후에는 체내에서 해당 항원이 만들어져 T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하도록 유도한다.
김 부사장은 "우리 모두 지문이 다르듯 암도 지문이 다르다"며 "T세포에 잡아야 할 암세포의 리스트를 주고 훈련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술 후 남아 있을 수 있는 미세한 암세포를 면역계가 찾아내도록 돕는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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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트루다와의 병용 역시 이 같은 역할 분담에 기반한다. 키트루다가 암세포의 면역 회피에 관여하는 신호를 차단한다면, 신생항원 치료제는 면역세포가 공격할 표적을 보다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기존 표준치료를 받은 뒤에도 재발하는 환자가 있는 만큼 두 접근을 결합해 치료 성과를 높이려는 것이다. 김 부사장은 "기존 치료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서로 보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맞춤형 치료를 실제 환자에게 적용하려면 제조 속도도 중요하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종양 조직 확보부터 분석과 치료제 설계·제조, 품질검사를 거쳐 첫 투여까지 약 6~8주가 소요된다. 환자 한 명을 위한 치료제를 적시에 공급하기 위해 이 기간을 더 줄이고 제조 효율을 높이는 것이 과제다. 다만 상용화 시기와 가격, 구체적인 공급 방식은 아직 설명하기 이른 단계라고 밝혔다.
후속 항암 연구는 개인맞춤형 치료에만 머물지 않는다. 여러 환자에게 공통으로 나타나는 암 항원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와 단독·병용요법을 연구하고 있다. 초기 단계에서는 mRNA를 체내에 전달해 T세포나 대식세포의 기능을 바꾸는 접근도 추진한다. 환자의 세포를 꺼내 외부에서 조작한 뒤 다시 투여하는 기존 세포치료의 복잡한 과정을 줄일 수 있을지 확인하는 연구다.

이 어드바이저는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의 성공 이후 항암 연구를 시작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개인맞춤형 항암치료는 팬데믹 이전부터 추진해온 분야다. 그는 "질환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표적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mRNA로 원하는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기술과 함께, 어떤 단백질이 실제 치료 효과를 낼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희귀질환에서도 같은 원리를 활용한다. 모더나는 특정 효소의 결핍으로 독성 대사물질이 쌓이는 프로피온산혈증과 메틸말론산혈증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다. 부족한 효소를 외부에서 만들어 넣는 대신 세포가 직접 만들도록 설계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김 부사장은 "맞춤형이 필요한 경우에는 맞춤형으로,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는 같은 질환의 환자들에게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치료 영역으로의 확장과 함께 김 부사장이 강조한 것은 코로나19 예방접종의 지속 필요성이다. 사회적 경각심은 낮아졌지만 고령층과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에는 여전히 입원과 사망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이라는 설명이다. 국내 고령인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접종률 하락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는 우려도 전했다.
백신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축적된 안전성 자료를 바탕으로 접종의 편익과 잠재적 위험을 함께 설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고령층이 코로나19를 끝난 질환으로 여기고 정기 접종을 중단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예방접종을 잘해왔다"며 "65세 이상 인구는 늘어나는데 접종률이 떨어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 코로나19를 가볍게 볼 질환으로 여기지 말고 예방접종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