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중 한 명 사망" 뚫리면 답 없다…아프리카 뒤집은 이 병, 500배 폭증

정심교 기자
2026.08.10 16:27
[르왐파라=AP/뉴시스] 18일(현지 시간)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이투리주 르왐파라 치료센터에서 의료진이 보호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에볼라 환자를 돌보고 있다. 아프리카질병통제예방센터는 민주콩고의 에볼라 누적 확진자가 현재 875명으로 늘었으며 사망자는 202명이라고 밝혔다. 2026.06.19. /사진=민경찬

치명률이 최대 90%에 달하는 '에볼라바이러스병'(이하, 에볼라)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3개월 만에 500배 넘게 확산하면서 세계 보건당국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확진자가 없지만, 에볼라 치료법이 딱히 없어 '한번 뚫리면 답도 없다'는 우려가 커졌다.

지난 6일(현지시간) 아프리카질병통제예방센터의 장 카세야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확진자가 4000명을 넘겼다"고 밝혔다. 전날(5일) 기준 민주콩고에서 에볼라 누적 확진자는 4053명, 사망자는 1850명으로 집계됐다. 치명률은 45.7%로 확진자 둘 중 1명꼴로 사망했다. 약 3개월 전인 지난 5월16일 기준, 확진자가 8명이었다는 점에서 불과 3개월새 확진자가 500배 넘게 늘어났다.

에볼라는 에볼라바이러스(Ebola virus)에 감염되면서 나타나는 급성 발열성·출혈성 질환으로, 국내에선 '법정감염병 제1급 감염병'으로 분류돼있다. 이 바이러스는 동물에서 사람으로,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될 수 있다. 예컨대 에볼라바이러스에 감염된 과일박쥐·원숭이·고릴라·침팬지·영양 등 동물과 접촉했거나 이런 동물을 취급·섭취한 경우 사람 몸속에 바이러스가 침입할 수 있다.

또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성관계 등으로 혈액·체액에 접촉(노출)했거나, 감염된 환자·사망자의 상처 난 피부·점막에 노출된 경우, 감염자의 모유 수유, 에볼라 감염에서 회복한 환자와 성관계한 사람 등이 감염될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알려진 에볼라바이러스에 속하는 바이러스는 6종인데, 이 가운데 4종이 인체를 감염시킨 사례가 보고된다. 이 4종은 △자이르(Zaire) △수단(Sudan) △분디부교(Bundibugyo) △타이 포레스트(Tai Forest)인데, 이번에 유행하는 에볼라바이러스는 확산세가 유독 빠른 '분디분교'다. 2018년 유행했던 자이르 계통은 확진자 1000명에 도달하기까지 235일이 소요됐지만, 이번 분디부교 계통은 40일만에 1000명을 넘어서며 당시보다 6배나 빨랐다.

분디부교 계통은 에볼라 중에서도 진단 공백의 위험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례로 꼽힌다. 분디부교형은 10여년 전 서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자이르형과 달리, 현장에서 활용할 진단 제품이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도 진단은 전문 검사실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확진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느라 감염 확산세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게 한계로 지적된다.

에볼라 감염자의 치명률은 바이러스종, 국가별 보건의료 상황에 따라 25~90%로 집계되는데, 현재까지 민주콩고에서의 치명률은 45.7%이지만 분디부교의 '변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치명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실제 카세야 사무총장은 "이번 에볼라 바이러스가 변이하고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며 "이번 분디부교 변종 유행의 심각성은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캄팔라 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 = 우간다 캄팔라 플래티넘 메디컬에 붙어 있는 센터 분디부교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방지 포스터.2026.5.27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캄팔라 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
[이투리=AP/뉴시스] 에볼라 발병 중심지인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이투리주에서 6일(현지 시간) 의료 종사자들이 주지사 집무실 앞에 모여 체납 임금 지급을 요구하며 시위하고 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지난 4일 기준, 민주콩고 에볼라 확진 사례는 3973명, 사망자 수는 1801명으로 집계했다. 2026.08.07. /사진=민경찬

아직 한국인 가운데 확진 사례는 없었지만, 이번 유행기가 우리나라 휴가철과 겹치면서 정부 당국도 긴장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실제 지난 6월24일엔 '아프리카 밖' 프랑스에서도 첫 환자가 발생했는데, 해당 프랑스 환자는 민주콩고에서 구호활동에 참여한 후 귀국한 의료진으로 밝혀졌다. 이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2~21일인데, 이번 여름 유행지역을 다녀온 후 한국에서 바이러스가 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단 얘기다.

이에 질병청은 지난 5월17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에볼라 관련, 민주콩고·우간다에 국제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포한 직후 범부처 합동으로 해외유입상황평가회의를 두 차례 개최(5월28일, 6월8일)해 에볼라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또 대책반을 가동해 아프리카 5개국(민주콩고·우간다·남수단·에티오피아·르완다)을 '중점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입국자 감시를 강화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지난달 24일, 의료원의 응급실과 중앙감염병병원 음압격리병동(모듈병동)에서 '에볼라 의심환자 원내 유입대응 모의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해외에서 입국한 환자가 발열·구토·설사 등의 증상으로 응급실에 내원한 뒤 에볼라 의심환자로 분류되고, 음압격리병동에 입원한 후 상태가 악화해 중환자 진료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확진자 신속 분리 △환자 이송 동선·출입 통제 △고위험검체 채취·포장·인계 △확진 이후 진료체계 전환 △사망 이후 조치 등을 단계별 수행하며 대응체계를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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