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약 효과 떨어트린다" 비만약 상호작용 주목

박정렬 기자
2026.08.19 04:05

'마운자로 베이비' 논란… 실제 체내 약물 노출량 20% ↓
위고비는 농도변화 없어… 환자별 맞춤치료 중요성 커져

최근 SNS(소셜미디어)에서 이른바 '마운자로 베이비'라는 표현이 등장하면서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계열 비만치료제와 피임약 등 약물간 상호작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비만치료제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환자의 상태에 따른 맞춤치료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GLP-1 계열 약물은 음식물이 위에서 빠져나가는 '위배출' 속도를 늦춘다. 이에 따라 함께 복용하는 경구약의 흡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경구피임약도 위장관을 통해 흡수돼 비만치료제 처방이 피임약의 혈중농도에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비만치료제마다 약물간 상호작용 정도는 각각 다르다. 우선 '마운자로'는 실제 피임약의 효과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 2023년 미국약사협회지에 실린 문헌검토 연구에 따르면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는 경구피임제와 병용했을 때 피임약 성분의 최고혈중농도가 최대 66% 감소했다. 체내 약물의 전체 노출량도 20~23% 줄었고 최고혈중농도에 도달하는 시간 역시 2.5~4.5시간 늦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는 다른 결과를 보인다. 2015년 국제학술지 '임상약리학저널'에 게재된 약동학 연구결과 위고비는 경구피임약(에티닐에스트라디올·레보노르게스트렐 복합제)과 병용해도 이들 성분의 생체이용률이 낮아지지 않았다.

글로벌 비만신약 진화 현황. /그래픽=최헌정

비슷한 계열의 비만치료제인데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것일까.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위배출 지연 등 특정 기전만으로 약물간 상호작용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GLP-1 계열 약물이 위배출을 지연해 경구약 흡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경구피임약에 미치는 약동학적 영향은 치료제에 따라 다르게 관찰됐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아직 비만치료제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연구는 '현재진행형'이다. 이번처럼 피임목적의 경구피임약은 관련 연구가 일부 이뤄졌지만 임신했거나 임신을 원하는 여성은 태아에 미치는 영향이 확실치 않아 마운자로와 위고비 모두 투여를 중단(금지)해야 한다.

다만 비만치료제의 개발·사용이 확대되면서 환자의 건강상태, 사용목적에 따른 '맞춤치료'의 요구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예컨대 앞선 연구를 감안해 비만환자가 경구피임약을 통해 PCOS(다낭성난소증후군)로 인한 월경증상을 관리하고 싶다면 마운자로보다 위고비가 더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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