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돔으로도 못 막아" 비상...전세계 난리 난 매독, 국내 환자도 급증

"콘돔으로도 못 막아" 비상...전세계 난리 난 매독, 국내 환자도 급증

정심교 기자
2026.08.1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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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매독 환자의 손(A)과 발(B) 실제 병변. /사진=메이요클리닉
매독 환자의 손(A)과 발(B) 실제 병변. /사진=메이요클리닉

매독 확산세가 심상찮다. 지난 2022년 국내 매독 환자 수가 401명대에서 2024년 2790명으로 7배나 폭증했고, 올해 해외에서 서울로 유입된 감염병 1위는 매독이었다. 매독은 대표적인 성매개감염병(성병)이지만, 콘돔으로도 100% 막을 수 없어 경각심이 고조된다.

지난 17일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2일까지 서울에서 발생한 해외유입 감염병은 총 83건으로, 그중 '매독'이 39건으로 가장 많았다. 말라리아 11건, 뎅기열 8건 등이 뒤를 이었다. 또 1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전국 매독 환자 수는 1288명으로 집계됐는데, 이 가운데 해외유입이 121명이다. 서울시는 "해외여행과 국제교류가 늘면서 매독 등 해외 감염병의 국내 유입 위험도 함께 커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독은 최근 수년간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늘었다. 일본은 지난 2022년 매독 환자가 1만명을 넘어선 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1만명을 돌파했다. 미국의 매독 환자는 2022년 20만7255명으로 1950년 이후 가장 많았고, 일본도 매독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매독은 대표적인 성병으로 전염력이 매우 강한 전신 염증성 질환이다. 원인 병원체는 '트레포네마 팔리둠'이라는 나선형 모양의 스피로헤타 세균이다. 이 매독균이 만들어낸 피부궤양에 성 파트너(비감염자)의 피부가 직접 닿을 때 전파된다. 피부궤양은 성기 부위, 질, 항문, 직장 등에 잘 발생하지만, 입술·구강 내에도 발생할 수 있다. 임신한 여성이 매독균에 감염되면 태아에게 전파될 수 있어 위험하다.

문제는 매독에 걸렸지만, 증상을 뒤늦게 알아차리는 경우가 적잖다는 것. 이는 매독 진행 단계에 따라 증상이 일시적으로 사라지는 시기가 있기 때문이다. 박세윤 한양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매독은 진행 단계에 따라 1~3기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매독 초기인 1기 매독균에 접촉한 후 10~90일간 잠복했다가 아무런 통증 없이 성기 주변 피부에 매화꽃을 닮은 궤양을 만들면서 신호를 보낸다. '매독(梅毒)'이라 불리는 것도 그래서다. 궤양은 단단하고 둥글며 크기가 작고 통증이 없다. 통증이 없는 궤양 자체는 3~6주간 지속되지만 특별한 치료 없이도 자연적으로 좋아진다.

1기 매독 증상이 사라졌다고 해서 치료받지 않으면 2기 매독으로 진행할 수 있다. 2기 매독은 혈액에 세균이 들어있는 상태 즉, 균혈증으로 진행한다. 몸에 열이 나고 손바닥·발바닥과 전신에 발진이 생긴다. 관절통, 인후통, 근육통, 급성 뇌염으로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2기 매독 환자의 40%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 이 때문에 1·2기 매독을 방치하면 3명 중 1명은 3기 매독으로 진행한다. 3기 매독은 수십 년에 걸쳐 진행하는데, 주로 내부 장기의 손상으로 나타나며 중추신경계·눈·심장·대혈관·간·뼈·관절 등 다양한 장기에 매독균이 침범해 발생한다. 매독균이 근육·내장까지 침범한 경우 치료받지 않으면 감염자의 50~70%는 사망에 이른다.

일본에서 매독이 폭증한 2024년 유명 성인물(AV) 여성 배우 무토 아야카도 매독 양성 판정을 받아, 예정된 촬영을 모두 취소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일본 사회에 충격을 줬다. 그는 "증상을 전혀 느끼지 못해 매독에 걸린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검사가 잘못됐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다른 병원을 찾았지만 최종 '양성'으로 판정받았다"고 말했다.  /사진=무토 인스타그램
일본에서 매독이 폭증한 2024년 유명 성인물(AV) 여성 배우 무토 아야카도 매독 양성 판정을 받아, 예정된 촬영을 모두 취소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일본 사회에 충격을 줬다. 그는 "증상을 전혀 느끼지 못해 매독에 걸린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검사가 잘못됐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다른 병원을 찾았지만 최종 '양성'으로 판정받았다"고 말했다. /사진=무토 인스타그램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4년 국내 매독 신고 건은 2790건이었는데, 2022년(401건)보다 7배나 늘었다. 지난해엔 2211명으로 전년보다 20.7% 줄었지만 여전히 2000명대를 유지했다. 게다가 증상이 심한 3기 매독이 증가했다.

매독 치료의 기본은 '항생제 투여'다. 1기·2기엔 페니실린(항생제 일종) 근육주사를 한 번 맞는 것으로 치료할 수 있다. 뇌척수액을 침범한 신경 매독의 경우 수용성 페니실린을 정맥으로 주사해야 한다.

매독의 감염 원인 1순위는 '매독 감염자와의 성관계'다. 1기 또는 2기 매독 환자가 성관계를 가지면 파트너의 60% 이상은 매독에 걸린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매독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매독 환자와의 성관계를 아예 갖지 않는 것"이라며 "매독에 걸린 남성이 콘돔을 착용하고 성관계를 가져도 감염을 100%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질병관리청의 '성매개감염병 관리지침'에선 "매독 환자는 치료 후 금욕 기간을 가져야 한다"고 권고한다. 권장되는 금욕기간은 '치료가 끝난 후 병변이 완전히 아물 때까지', 또는 '1개월 정도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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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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