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약 먹었는데도 임신했어요" 당혹...의외의 이유 있었다? [한 장으로 보는 건강]

정심교 기자
2026.08.22 17:00

최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기반 비만치료제인 마운자로를 투약하던 중 피임약을 먹었는데도 예상치 못하게 임신했다는 사례가 잇따릅니다. '마운자로 베이비'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을 정도입니다.

전문가들은 마운자로가 임신을 직접 유도하는 약은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그 대신 비만치료제를 투약한 후 나타난 '체중 감소'와 '대사 상태 개선'이 배란 기능 회복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지방은 단순히 몸에서 쓰고 남은 에너지가 저장된 조직이 아닙니다. 지방은 렙틴을 비롯한 여러 신호물질을 분비하고 여성호르몬의 생성·대사에도 관여하는 내분비기관입니다. 체지방이 지나치게 많으면 인슐린 저항성과 호르몬 불균형이 심해져 배란 주기가 불규칙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몸무게·체지방이 적정 수준으로 줄어들면 대사와 호르몬 환경이 개선되면서 불규칙했던 배란이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습니다.

특히 비만·다낭성난소증후군 등으로 배란이 원활하지 않았던 여성은 체중 감량 후 월경 주기가 규칙적으로 바뀌면서 임신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질 수 있습니다. '마운자로 베이비' 역시 약물 자체의 임신 촉진 효과라기보다, 체중 감소에 따른 대사 개선과 배란 회복의 결과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문제는 체중이 줄면서 배란 기능이 회복되는 시기에 마운자로가 경구피임약의 효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마운자로는 위 배출 속도를 늦춰 경구피임약의 흡수와 피임 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경구피임약을 먹는 가임기 여성은 마운자로 투약 시작 후와 용량을 높인 후 각각 4주 동안 '비경구 피임법'으로 전환하거나 '차단 피임법'을 병행하는 게 권고됩니다.

따라서 임신을 원하지 않는 여성은 투약 전 의료진과 피임 방법을 충분히 상의해야 합니다. 임신 중이거나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도 마운자로를 임의로 투약해서는 안 됩니다. 임신부를 대상으로 한 안전성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데다, 동물실험에서 태아 성장 감소와 발달 이상 등이 관찰됐기 때문입니다.

글=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도움말=채규희 365mc 노원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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