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테슬라 돌풍의 명암②

한국에 진출한 지 불과 9년 만에 '대세'로 자리 잡은 테슬라의 앞날에 대해선 전망이 크게 엇갈린다. 국내외 다른 브랜드가 따라잡기 힘든 고유의 강점을 고려할 때 인기가 오래 갈 것이란 시각이 있지만, '테슬라 감성'에 대한 만족도 약화와 수시로 불거지는 각종 논란이 결국 발목을 잡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한편 국산 브랜드의 미래를 걱정하는 업계의 공통된 지적은 자율주행 등 차세대 기술에서 테슬라에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면 '안방 사수'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중고차 시장 전체 시세가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테슬라를 필두로 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종의 중고차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테슬라는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인 FSD 도입에 대한 기대감이 시세를 견인하고 있다. 사진은 17일 서울 시내 테슬라 매장 모습. 엔카닷컴에 따르면 2023년식·주행거리 6만km·무사고 기준 대표 37개 모델의 8월 평균 중고차 시세는 전월 대비 1.43% 하락했다. 반면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 AWD와 모델Y 롱레인지 AWD는 각각 3.32%, 3.05% 상승했다. 2026.08.17.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8/2026082016515952282_2.jpg)
테슬라가 한국에서 처음부터 '잘 나갔던' 것은 아니다. 대형 세단 모델S를 앞세워 2017년 한국에 진출한 테슬라의 첫해 성적표는 303대였다. 2018년 SUV(다목적스포츠차량) 모델X를 추가했지만 같은 해 전체 판매량은 585대, 이듬해 2430대로 반향은 예상만큼 크지 않았다. 국내 전기차 시장이 성숙하지 않은 때였고, 두 모델 모두 1억원이 넘는 고가였던데다 일반 운전자보단 '얼리어답터를 위한 차'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형 세단 모델3 판매를 본격화한 2020년 판매량이 1만1825대로 뛰며 '1만대 클럽'에 처음 가입했다. 2022~2023년에는 실적이 다소 주춤했지만 연간 1만대 이상 판매는 유지했고 2024년엔 판매를 약 3만대(2만9750대)까지 늘렸다.
테슬라의 국내 판매량이 '퀀텀 점프'한 것은 작년이다. 2025년 한국 전기차 신규등록은 정부의 보조금 조기 집행, 완성차 업체의 판촉 경쟁을 발판 삼아 3년 만에 반등했는데 이런 흐름의 중심에 테슬라가 있었다. 모델Y의 페이스리프트 모델 주니퍼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지난해 테슬라는 5만9916대를 팔았고, 올해도 가파른 판매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는 테슬라 인기 비결로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 만족도)·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만족도) 동시 충족을 꼽는다. 우선 테슬라 특유의 '최첨단 이미지'가 유럽 럭셔리 모델과는 또 다른 하차감(차에서 내렸을 때 주변 시선에 의한 만족감)을 선사하며, 신기술 수용 속도가 빠른 한국 소비자에게 크게 어필한다는 분석이다. 주행 보조 시스템 '오토파일럿', 가속 페달 하나로 가속·감속·정지하는 '원페달 드라이빙', 새로운 기능을 더해주는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 핵심 기능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 대비 가격도 합리적인 수준이란 평가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 소유주는 공통으로 '이 가격에 이 정도 성능이면 베스트'란 얘기를 많이 한다"며 "여전히 많은 이들이 차량을 보고 개인의 자산·소득 수준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는데 테슬라 모델은 이런 시선에서 자유롭다는 장점도 판매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1일 서울 시내의 한 테슬라 슈퍼차저에서 여러 대의 테슬라 차량이 전기 충전을 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에 등록된 수입차는 총 18만4032대로, 이 가운데 테슬라는 5만6139대(30.5%)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2.1% 증가한 수치다. 2026.07.21. kgb@newsis.com /사진=김금보](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8/2026082016515952282_3.jpg)
이런 장점을 고려할 때 테슬라 돌풍이 오래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우선 테슬라 모델의 '감성 만족도'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테슬라 차량이 국내에 많지 않았던 시기에 부각됐던 차별성·희소성이 약해졌고, 주요 구매층이 점차 중·장년으로 이동하며 '젊은 이미지'에도 금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테슬라 신차 개인 등록자 40·50대 비중은 2024년 41%, 2025년 48%, 올해(1~5월 기준) 51%로 점차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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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에 대한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도 걸림돌이란 평가다. 우선 '고무줄 가격'에 대한 불만이 크다. 테슬라는 국내 판매 주요 모델의 판매 가격을 작년 말 낮췄다가 올해 4월 인상했고, 지난달 한국 정부가 국내 전기차 국고 보조금 지급 대상을 확정한 직후 가격을 재차 높여 소비자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정부가 이번에 완성차 업체의 '국내 산업 기여도'를 따져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하자 '눈치'를 보고 있다가 지급 대상 포함이 확정되자 가격을 올린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테슬라가 한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너무 적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 테슬라는 국내에 공장을 짓지 않고 전량 중국 등에서 수입해 판매한다. 이에 따라 국내 제조 생태계 성장, 일자리 창출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데도 정부가 지급하는 대규모 보조금 혜택을 기반으로 매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의 연간 매출액은 2020년 7162억원에서 지난해 3조3065억원으로 5년 새 5배 가까이 뛰었다.
이런 문제에도 한국에서 테슬라 인기가 당장 식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은 공통적이다. 결국 국산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서 우위를 유지하려면 자체 기술·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향후 자동차 구매 선택에 있어 핵심 요소로 부각될 자율주행 성능에서 테슬라에 계속 뒤처진다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힘들어질 것이라는 평가다.
또 다른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 수입되는 테슬라 차량의 대부분은 중국산이라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사용할 수 없는데도 막연한 기대를 품고 구매를 선택하는 이가 많을 만큼 자율주행에 대한 한국 소비자의 관심이 크다"며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은 향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차량 판매량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