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1형 당뇨병 환자의 형제·자매는 같은 질환 발병 위험이 일반 소아보다 10배 이상 높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소아청소년 1형 당뇨병 환자의 가족 내 발생 양상과 임상적 특징을 분석한 연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연구원은 2010~2024년 국내 대학병원 18곳에서 진단된 18세 이하 1형 당뇨병 환자 936명을 대상으로 가족력에 따른 환자의 친족 내 발생률을 규명했다.
1형 당뇨병은 인체 면역체계가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의 베타세포를 공격해 인슐린이 생성되지 않거나 극소량만 생성되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주로 소아청소년기에 발병하며 진단 이후 지속적인 인슐린 치료가 필요하다.
그간 1형 당뇨병은 유전력이 매우 드문 질환으로 알려져 있었다. 최근 유럽 등 서구를 중심으로 가족 내 발생 양상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으나 국내 소아청소년 대상의 자료는 전무했다. 이번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 지원으로 분당서울대병원이 주관해 수행한 국내 최초·최대 규모의 다기관 공동 연구다.
연구 결과 전체 환자 936명 중 3.4%인 32명에게서 부모 또는 형제·자매 등 1형 당뇨병의 가족력이 확인됐다. 이 중 부모가 환자인 경우는 1.1%로 나타났다.
특히 환자들의 형제·자매 779명을 분석한 결과 23명(3%)에게서 1형 당뇨병이 발생했다. 이는 국내 일반 소아 인구의 1형 당뇨병 발생률(0.26%)과 비교해 10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쌍둥이 환자의 경우 42.9%의 높은 동반 발생률을 보이며 유전적 요인의 영향력이 매우 강하단 점이 확인됐다.
아울러 가족 내에서 두 번째로 진단받은 환자는 처음 진단받은 환자(최초 환자)와 비교했을 때 진단 시점의 혈당과 당화혈색소 수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중증 급성 합병증인 당뇨병성 케톤산증 발생률이 유의하게 낮음이 확인되면서, 소아청소년 1형 당뇨병의 적정 관리가 중요하단 점이 강조됐다. 연구진은 가족 중 먼저 진단받은 환자가 있어, 질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것이 이후 환자의 조기 발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현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내 최초이자 대규모 분석을 통해 국내 소아청소년 1형 당뇨병 환자의 가족력에 따른 발생 실태와 형제·자매의 구체적인 발병 위험도를 밝혀냈단 점에서 보건학적 가치가 매우 높다"며 "1형 당뇨병도 관리에서 췌장 장애 발생 이전 예방이 기능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이 가능함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김원호 국립보건연구원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장은 "본 연구는 1형 당뇨병 환자의 가족, 특히 형제자매가 고위험군임을 밝힌 국내 첫 사례"라며 "췌장장애 발생 이전 1형 당뇨병도 조기 진단과 예방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데 의의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