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 수 감소·불임 부르고, 피부 해친다...유해물질 범벅 '이것' [한 장으로 보는 건강]

정자 수 감소·불임 부르고, 피부 해친다...유해물질 범벅 '이것' [한 장으로 보는 건강]

정심교 기자
2026.09.12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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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큰 인기를 끈 '라부부'의 정품(왼쪽)과 짝퉁(오른쪽) 비교. 이번 국내 조사에 따르면 무인 인형뽑기점에서 뽑은 짝퉁 의심 라부부 등 출처를 알 수 없는 인형에서 암을 일으키는 물질이 대거 검출됐다. /사진=한국소비자원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끈 '라부부'의 정품(왼쪽)과 짝퉁(오른쪽) 비교. 이번 국내 조사에 따르면 무인 인형뽑기점에서 뽑은 짝퉁 의심 라부부 등 출처를 알 수 없는 인형에서 암을 일으키는 물질이 대거 검출됐다. /사진=한국소비자원

최근 인형 뽑기가 나이를 가리지 않고 유행하는 가운데, 무인 인형뽑기점에서 유통되는 인형·키링 등 경품 10개 중 6개꼴로 유해화학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서 중국 등에서 직구한 '말랑이', '왁뿌볼'(왁스로 된 겉면을 깨뜨려 내부 점토를 직접 만지는 제품) 등 말캉말캉한 재질의 촉감형 제품에서 암을 일으키거나 내분비계를 교란하는 유해물질이 대거 검출돼 안전성 우려가 더 커졌습니다.

지난 10일 한국소비자원이 무인 인형뽑기점에서 유통되는 제품 20종과 업체 16곳을 대상으로 안전 실태를 조사했더니, 제품 20종 중 60%(12종)에서 어린이제품 공통 안전기준을 넘는 유해화학물질이 검출됐습니다.

특히 제품 9종에서 내분비계 장애 유발 물질(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DEHP △DBP △BBP △DINP △DIDP △DnOP △DIBP)가 기준치의 최대 347.5배에 달했습니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된 인형 부위는 '인형 얼굴(멀티색 코팅 포함)', '손', '발' 등이었습니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폴리염화비닐(pvc) 등의 플라스틱을 부드럽고 유연하게 만드는 데 사용하는 화학물질로, 어린이의 생식기능이나 신체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환경 호르몬입니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과 화학적으로 결합돼있지 않아 시간이 지나면 표면으로 배어 나올 수 있습니다. 사람이 흡입, 경구(섭취), 피부 접촉 등으로 프탈레이트에 노출되면 내분비계가 교란을 일으켜 정자 수 감소, 불임, 조산 등 생식기능에 악영향을 미치거나, 눈·피부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프탈레이트계 중에서도 DEHP(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는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발암물질 2군(2B 등급)입니다.

프탈레이트 같은 내분비계 장애 유발 물질은 사람의 호르몬과 구조가 비슷한데, 정상 호르몬이 작용하는 수용체와 상호작용해 호르몬의 기능을 교란(방해)합니다. 남성에게선 정자 수 감소, 정자 운동성 감소, 기형정자 증가, 생식기 기형, 암, 전립선암(전립샘암), 기타 생식 관련 조직의 이상 등을 유발합니다. 여성에게서는 유방·생식기관의 암, 자궁내막증, 자궁섬유종, 유방의 섬유세포 질환, 골반염증성 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내분비계 장애물질은 호르몬 작용과 관련 있는 비만·당뇨병 같은 대사질환, 심혈관·호흡기 질환, 신경학적 질환, 갑상샘 질환 등의 발병 위험도 높입니다. 특히 어른보다 태아·어린이의 건강에 더 민감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양한 신체 기관이 발달·성장하는 태아·영유아 시기에 프탈레이트 같은 내분비계 장애물질에 노출되면 면역계에서 항체를 만드는 정상 면역세포의 분화를 방해합니다. 이 때문에 면역계 기능을 저해해 어린이에게서 천식, 아토피 피부염,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선 국제암연구소(IARC)가 발암 물질로 지정한 납은 8종에서 기준치보다 최대 2.7배, 카드뮴은 2종에서 최대 1.23배 초과했습니다. 납은 '금속 O링 (원형고리)', '금속 O링 여닫이', '신발'에서, 카드뮴은 '금속 O링 (원형고리)', '금속 O링 여닫이'에서 각각 검출됐습니다. 납·카드뮴 모두 어린이의 성장·발달에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이번 조사대상 20종 모두 짝퉁(모조품)일 가능성이 의심됩니다. 모조품은 정품과 달리 별도의 안전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모조로 의심되는 제품 10종 중 80%(8종)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유해화학물질이 검출됐습니다. 따라서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모조품이 의심되는 제품은 사용을 피하는 게 안전합니다.

글=정심교 기자 [email protected], 도움말=국은숙 한국소비자원 생활안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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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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