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간 이어지는 이번 추석 연휴엔 평소보다 칼로리 높은 음식을 더 많이, 더 오래 먹기 십상이다. 연휴 때면 경험하는 과식·야식을 단순한 '한 끼'로 여기기 쉽다. 하지만 자칫 과식·야식·과음 등을 계기로 소화기 질환 증상이 새로 생기거나 나빠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대동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 박인철 센터장(내과 전문의)은 "음식물이 몸에 들어오면 식도·위를 비롯해 간·담낭·췌장·소장·대장 등 소화기계 여러 기관이 소화·흡수 과정에 관여한다"며 "연휴엔 음식을 평소보다 많이, 늦게까지 먹고 술을 곁들이는 등 식습관이 달라지면서 소화기관에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음식이 처음 통과하는 소화기관이 식도다. 늦은 시간까지 식사하거나 과식한 뒤 바로 누우면 위산, 위 내용물이 식도로 올라오면서 속 쓰림, 가슴쓰림, 신물 올라옴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야간에 역류 증상이 있다면 취침 전 식사를 피하고, 식사 후에는 최소 3시간은 드러눕지 않는 게 권고된다.
음식을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위가 팽창하면서 더부룩함, 복부팽만, 트림, 메스꺼움 같은 소화불량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평소 식사량을 고려한다면 한 번에 많은 양을 먹지 않고 천천히 식사해야 한다.
간은 영양소의 처리·저장, 담즙 생성 등 소화·대사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기간 과도한 열량을 먹거나 지방·당류가 많은 식사, 과도한 음주를 반복하면 간에 지방이 차곡차곡 쌓인다. 체중이 정상 범위여도 대사 이상, 유전적 요인 등에 따라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박 센터장은 "간 건강을 지키려면 과식·과음을 피하고 평소 적정한 식사량과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름진 음식을 먹고 나서 통증이 반복된다면 담낭(쓸개)을 검사받아볼 필요가 있다. 담낭 안에 담석이 있으면 기름진 음식 등을 섭취한 뒤 담낭이 수축하면서 담석이 담낭관·담관을 막아 오른쪽 윗배, 명치 부위가 아플 수 있다. 통증이 지속되거나 구역·구토·발열·황달 등이 동반된다면 담석으로 인한 담낭·담도 질환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받는 게 권장된다.
과음·담석은 췌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급성 췌장염은 단순한 과식만으로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담석과 과도한 음주가 대표적 원인으로 알려졌다. 중성지방 수치가 매우 높아도 췌장염을 일으킬 수 있다. 과음을 반복하거나 담석이 있는 사람에게 갑작스러운 심한 상복부 통증이 발생하고 통증이 등으로 퍼지면서 구역·구토가 동반된다면 췌장염 가능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소장·대장은 불규칙한 식사와 식습관의 영향을 받는다. 소장에서는 음식물의 소화, 영양소 흡수가 주로 이뤄진다. 대장에선 수분이 흡수되면서 대변이 만들어진다. 연휴 기간에 음식·수분 섭취량이 달라지거나 식사 시간이 불규칙해지면 복부팽만·가스·변비·설사 등 배변 양상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연휴에도 가능한 한 규칙적인 식사와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은 이유다.
박 센터장은 "흐트러지기쉬운 연휴 기간이지만 과식·야식·과음을 피하고 규칙적인 식사와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는 게 소화기계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라며 "명절 음식을 먹고 속 쓰림, 복통, 구토, 배변 이상 등의 증상이 반복되거나 평소와 다른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일시적 증상으로 넘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소 적정량을 섭취하고 물을 충분히 마시는 등 생활습관을 관리하면서 이번 연휴에 소화기 증상이 지속되거나 반복되면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받길 바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