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무게 왜 이래?" 명절 음식 폭식도 참았는데…범인은 '그레이징'

"몸무게 왜 이래?" 명절 음식 폭식도 참았는데…범인은 '그레이징'

정기종 기자
2026.09.25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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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끼니 없이 조금씩 자주 먹는 습관…전·송편 집어 먹기 쉬운 명절 연휴 취약
한 번에 먹는 양 적어도 하루 섭취량 늘 수 있어…간식은 접시에 덜어 먹어야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자료=오픈AI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자료=오픈AI

추석 연휴가 끝난 뒤 늘어난 몸무게가 의아할 때가 있다. 명절 음식을 한꺼번에 많이 먹은 기억은 없는데 체중계 숫자는 올라가 있다. 이럴 땐 식탁에 앉아 먹은 세 끼뿐 아니라 그 사이에 집어 먹은 음식도 떠올려볼 필요가 있다. 전을 부치면서 한입, 송편을 담으면서 한입, 손님과 이야기하며 다과를 몇 차례 집어 먹었다면 한 번의 폭식 없이도 평소보다 먹는 양이 늘었을 수 있다.

이처럼 정해진 식사나 간식 시간과 관계없이 음식을 조금씩 반복해서 먹는 행동을 '그레이징'(grazing)이라고 한다. 핵심은 한 번에 먹는 양이 적다는 것보다 먹는 행동이 계획 없이 되풀이된다는 점이다. 배가 고파 간식을 정해진 양만큼 먹는 것과는 다르다. 앞에 놓인 음식을 무심코 집어 먹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음식을 먹는 식이다.

추석과 같은 명절 연휴에는 그레이징이 나타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평소와 달리 전과 송편, 과일, 과자 등이 오랜 시간 상에 놓여 있고 음식을 준비하거나 손님을 맞는 동안에도 먹을 기회가 생긴다. 끼니를 마치고도 식탁에 남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다과상을 다시 차리면 식사의 시작과 끝도 흐려진다.

그레이징은 폭식과 양상이 다르다. 폭식은 비교적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을 먹는 행동이지만, 그레이징은 적은 양을 여러 차례에 걸쳐 먹는 패턴이다. 그래서 각각의 '한입'은 기억에 남지 않을 수 있다. 아침과 점심, 저녁에는 평소만큼 먹었다고 생각해도 식사 사이에 먹은 전과 송편, 음료까지 합치면 하루 섭취량은 달라진다.

그레이징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체중이 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신이 언제, 얼마나 먹었는지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점은 주의할 부분이다. 특히 배고픔보다 음식이 눈에 보이는 상황이나 주변의 권유에 따라 먹는 일이 반복된다면 식사량만 돌아봐서는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 식사 외에 먹은 음식과 음료까지 기록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병·신장병연구소는 하루 동안 섭취한 음식과 음료를 기록하는 방법을 식습관 점검 수단으로 안내한다.

명절 음식을 피하기보다 먹는 순간을 분명히 하는 게 현실적인 방법이다. 전이나 송편을 먹고 싶다면 조리대 앞에서 한 점씩 집어 먹는 대신 먹을 만큼 접시에 덜어 앉아서 먹는다. 식사를 마쳤다면 상을 치우고, 다음에 간식을 먹을 때도 양을 정해 담는다. 이렇게 하면 무엇을 먹었는지 파악하기가 한결 쉬워진다.

끼니를 거른 채 간식으로 허기를 달래는 패턴도 살펴볼 만하다. 비파다 사에라오 허벌라이프 아시아태평양 지역 영양 교육 및 트레이닝 수석은 "아침에 단백질 20~30g만 챙겨도 포만감이 오래 유지돼 잦은 군것질 욕구가 줄어든다"며 계란이나 두부 등을 아침 식사에 곁들일 것을 권했다.

먹는 속도도 중요하다. 접시에 간식을 덜었더라도 급히 먹고 다시 집어 들면 양을 정한 효과가 줄어든다. 사에라오 수석은 "전이나 송편처럼 손이 많이 가는 명절 음식일수록 한입씩 충분히 씹어 먹으면 포만감을 더 정확하게 느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음식의 맛과 식감을 느끼며 먹는 '마인드풀 이팅'을 실천하라는 것이다. 또 커피나 음료를 마시기 전 물 한 잔을 먼저 챙기고, 오이나 방울토마토처럼 수분이 많은 간식을 곁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으로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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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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