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11월19일)을 앞두고 일반식품을 집중력 향상이나 기억력 개선에 효과가 있는 영양제처럼 광고한 업체 23곳이 적발됐다. 관련 판매금액은 71억원에 달했으며, 일부 제품에는 청소년의 하루 최대 섭취권고량에 해당하는 카페인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수험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일반식품의 효능을 허위·과장광고한 업체 23곳을 적발해 관할 지방정부에 행정처분을 요청하고 고발 조치했다고 28일 밝혔다.
적발 업체들은 당류가공품과 캔디류, 기타가공품 등 일반식품을 집중력·기억력 개선에 효과가 있거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 질병의 예방·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홍보했다.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 심리를 겨냥한 이 같은 광고를 통해 판매된 제품은 총 41만박스로 집계됐다.
주요 위반 유형은 질병 예방·치료 효능 표방, 건강기능식품 오인·혼동 유발, 거짓·과장광고, 소비자 기만 광고 등이다. 'ADHD', '우울증 예방' 등 질병 개선 효과를 내세우거나 '수험생 영양제', '고3 영양제' 등의 문구로 일반식품을 건강기능식품처럼 홍보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일부 업체는 '대치동 영양제', '청소년 영양제' 등의 표현을 검색광고와 해시태그에 활용하기도 했다.
적발 업체에는 대웅제약도 포함됐다. 대웅제약은 캔디류인 '에너씨슬 집중샷'과 '에너씨슬 집중샷 샤인머스캣'을 광고하면서 '고3 영양제', '수험생 영양제' 등의 해시태그를 사용했다. 카페인과 L-테아닌을 함께 섭취한 실험군의 주의 전환 및 기억과제 수행 능력이 향상됐다는 연구 결과도 제품 광고에 활용했다.
질병의 예방·개선 효과를 내세운 사례도 확인됐다. 좋은여행연구소는 기타가공품 '도파젠'을 홍보하면서 'ADHD', '집중력 개선'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디티엘은 당류가공품 '콘타드정'의 검색광고에 '성인 ADHD', '집중력 영양제' 등의 문구를 넣었다. 청훈은 '어텐션T'를 판매하면서 우울증과 노인성 치매 예방을 언급하고, 뇌질환 예방·개선용 조성물에 관한 특허출원 내용을 광고에 활용했다.
학술연구나 원료의 특성을 제품 자체의 효능처럼 홍보한 업체들도 적발됐다. 하니팁알앤디는 액상차 '법제하수오진액'을 광고하면서 'SCI논문에서 정신력 개선을 인증받았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더마그넷은 캔디류 '알파 10.5'를 '대치동 영양제' 등으로 홍보하면서 특정 원료의 기억과제 수행 결과에 관한 연구 내용을 제시했다.
락토딥은 기타가공품 '공부스터'를 판매하면서 제품 섭취 전후 암기 결과를 비교해 점수가 향상됐다는 내용을 내세웠다. 노벨바이오는 당류가공품 '포커스 도파' 광고에 건강기능식품 및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관련 도안을 게시하고, 원료에 관한 논문을 제품 홍보에 활용했다.
하지만 적발 제품들은 집중력 향상 등의 기능성을 인정받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식품이다. 식약처는 특정 원료에 관한 연구 결과가 있더라도 이를 해당 제품의 효능이 입증된 것처럼 광고하면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페인 과다 섭취 위험도 제기됐다. 이번 점검 대상 가운데 10개 제품에는 카페인을 함유한 과라나추출물이 원료로 사용됐다. 과라나 등 카페인 함유 원료를 사용한 식품을 과다 섭취하면 불면과 불안, 가슴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판매량이 가장 많은 제품에는 한 포당 카페인 100㎎이 들어 있었다. 이는 체중 50㎏ 청소년의 하루 최대 섭취권고량인 125㎎의 80%에 해당하며, 체중 40㎏ 청소년에게는 하루 최대 섭취권고량인 100㎎과 동일한 수준이다.
식약처가 정한 어린이·청소년의 카페인 최대 일일섭취권고량은 체중 1㎏당 2.5㎎ 이하이다. 해당 제품을 반복적으로 섭취하거나 커피·에너지음료 등 다른 카페인 함유 식품과 함께 먹으면 하루 권고량을 초과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식약처는 수험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부당광고 점검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반복·상습적으로 위반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조치할 방침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집중력이나 학습 능력이 향상된다는 광고에 현혹되지 말고, 집중력 저하나 주의력 결핍 등의 증상이 지속될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