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플이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앱) 구매요금을 9일(현지시간)자로 인상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최근 몇년간 급격한 속도로 이어진 통화시장 변동에 대처하기 위한 대응이란 분석이다.
애플 이번주 자사 온라인 앱스토어를 통해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소프트웨어 제조업체들에 유럽연합(EU), 노르웨이, 캐나다, 러시아 시장 앱 가격 인상을 통보했다. 환율과 세금 문제로 인해 가격정책을 변경하게 됐다는 것이 애플의 설명이다.
통신은 전세계 모든 주요 통화가 지난 1년간 달러화 대비 평가절하 된 데다 향후 달러 강세 역시 전망되면서 애플이 이 같은 고육책을 내놨다고 지적한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캐나다달러화 가치는 지난해 7월 이후 10.1% 하락했으며 이날 약 5년 6개월만에 최저치로 밀렸다. 유로화 가치는 같은 기간 13%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부로 이들 시장의 앱 구매요금이 인상됐다. 캐나다에서 앱 기본 구매요금은 0.99캐나다달러에서 1.19캐나다달러로 인상됐으며 유럽은 0.89유로에서 0.99유로로 올랐다.
애플은 지난달에도 러시아 루블화 급락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온라인 판매를 중단한 이후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애플은 앱스토어 구매요금을 이전에도 올렸지만 기본적으로 이 같은 가격 변동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앱 개발자 컨설팅 업체인 탭스트림의 최고경영자(CEO)인 슬래븐 래딕은 이번 앱 구매요금 인상에 대해 "매우 특별한 일"이라며 애플이 가격 변화에 매우 보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때때로 그들(애플)은 지나친 가격변동을 피하기 위해 돈을 잃는 것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매출 1828억달러(약 199조4500억원) 가운데 대부분을 해외 시장에서 벌어들이는 애플은 달러화 절상이 사업에 미칠 여파를 염두에 두고 있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10월 애플이 달러화 강세로 인해 "중대한 환율 역풍"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애플이 연말 쇼핑시즌을 겨냥해 새 아이폰 기종인 '아이폰6'와 최신 아이패드인 '아이패드 에어2'를 준비하던 시점이었다.
앤드류 바텔스 포레스터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점괘를 보고 있는 것이 명백하다"며 "(하락세인) 유가를 비롯해 미국 경제가 비교적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다른 지역이 약세라는 점을 보면 강달러 현상은 과도기적 현상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달러화 몸값이 꾸준히 오를 것을 애플이 내다보고 있다는 얘기다.
앱스토어에서 소비자들이 새 게임 소프트웨어와 다른 프로그램을 반복적으로 다운로드하는 것은 중대한 전략적 이점을 지니고 있다. 앱스토어를 통한 매출 성장률은 지난해 사상최고치인 50%를 기록했다고 애플은 밝혔다. 2013년 기준 애플 소비자들이 앱스토어에서 지출한 비용은 100억달러 이상이다.
애플은 그러나 다른 상품에서도 강달러 현상으로 인해 매출 부문에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애플 최대 매출원인 아이폰의 경우 올해 1분기 6930만대가 판매될 것이라고 UBS는 전망했다. 전년 동기 아이폰 판매량은 5100만대 수준이었다.
이런 가운데 스티븐 밀루노비치 UBS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달러 강세 영향으로 인해 평균 판매 단가에서 2.8%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탈리아 앱 개발사인 애플릭스 그룹의 클라우디오 소마치 CEO는 앱 구매요금 인상은 일부 개발사들로 하여금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앱 소개 방안을 강구하도록 내몰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심리적 저지선인 1유로를 넘어서는 것은 앱 제조업체의 가격 정책 변동을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