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과 중국의 성장 둔화 우려가 미국 증시를 끌어내렸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에너지기업들의 주가가 오르기도 했지만 지수를 밀어 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500 지수는 8.73포인트(0.4%) 하락한 2046.74로 거래를 마쳤다. 10개 업종 가운데 9개 업종이 하락세를 나타냈고 특히 헬스케어와 전기 등 유틸리티 종목의 낙폭이 컸다.
다우지수 역시 95.08포인트(0.5%) 하락한 1만7729.21를 기록했다. 전체 30개 종목 가운데 26개 종목의 주가가 떨어졌다. 나스닥은 18.39포인트(0.4%) 떨어진 4726.01로 거래를 마감했다.
◇ 커지는 그렉시트 우려, 장기 악재 되나
이날 뉴욕 증시의 화두는 단연 ‘그렉시트(Grexit, 그리스 유로존 이탈)’였다. 앞서 지난 8일 급진 좌파연합 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의회연설에서 '잔혹한' 긴축 프로그램을 해체할 계획이라고 공개했다.
여기에 앨런 그린스펀 전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그렉시트·Grexit)이 '시간문제'라고 단언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현재 그리스 정부는 오는 6월까지 채권자들과 채무 재협상을 벌이는 동안 '가교협약'을 통해 필요한 유동성을 공급받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은 오는 11일 회의에서 그리스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이 자리에서 재정증권 발행 한도를 80억유로까지 확대하고 유로존 각국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그리스 국채에서 발생한 19억유로의 수익금 지급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는 오는 28일 2400억유로의 구제금융 기간이 끝나기 때문에 그 전에 유동성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 중국 예상밖 교역량 감소, 경기침체 신호탄?
중국의 경기둔화 가능성도 이날 증시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중국 세관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 1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고, 수입도 19.9% 줄었다. 중국의 수출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중국의 이같은 부진은 예상을 뛰어 넘는 수준이다. 블룸버그 등은 1월 중국 수출이 5.9~6.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수경기를 보여주는 수입도 전년동기 대비 무려 19.9% 급감했다. 이 역시 시장 전망(-3.2%)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액은 600억 3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 불황형 흑자를 나타냈다.
◇ 달러 가치 하락, 금값·유가 상승
그리스에 대한 우려는 환율과 금값, 유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먼저 달러 환율은 주요 통화에 대해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0.4% 상승한 1.1353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도 0.5% 하락한 118.61엔으로 거래가 이뤄졌다.
국제 금값은 온스당 6.9달러 상승한 1241.50달러(4월 인도분 기준)를 기록했다. 3월 인도분 은 가격 역시 38센트 오른 17.0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긍정적인 전망에 힘입어 사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4.4% 오른 53.99달러에 거래됐다.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전거래일 대비 54센트, 0.9% 상승한 배럴당 58.34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