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구제금융 30일 종료…이후 시나리오는?

김신회 기자
2015.06.19 10:32

18일 유로그룹 회의 그리스 사태 해결 실패…구제금융 프로그램 종료 임박 위기감 고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이 18일(현지시간) 그리스 지원 합의를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가 끝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고 유로존을 이탈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그리스에 대한 기존 구제금융 프로그램은 오는 30일 끝난다. 그 전에 채무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그리스는 구제금융 잔여분인 72억유로를 손에 넣을 수 없다.

더욱이 이 돈이 집행되려면 그리스가 구제금융 조건을 이행하기 위한 입법 작업을 마치고 일부 채권국은 의회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그리스 지원 가능성이 이미 물 건너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리스 채무협상이 계속 겉돌아 끝내 30일이 지나면 어떻게 될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제시한 시나리오를 소개한다.

그리스는 30일까지 국제통화기금(IMF)에 14억4000만유로를 갚아야 한다. 채무상환이 불발되면 IMF는 순차적으로 채무 상환을 독촉하다가 2년이 지나면 그리스의 회원국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그리스 은행권 지원도 중단될 수 있다. 다만 ECB의 지원 여부는 신용평가사들이 그리스의 IMF 채무 상환 실패를 디폴트로 간주하느냐 마느냐에 달려 있다. 따라서 ECB는 그리스 은행에 대한 지원을 바로 중단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스 중앙은행은 현재 시중은행에 830억달러를 대출해 예금인출 사태에 대응하고 있다. ECB의 긴급유동성지원(ELA) 프로그램에 따른 것이다. ECB는 매주 ELA 상한 확대 여부를 결정한다. ECB 정책위원회 위원 3분의 2가 찬성하면 ELA 확대에 제동을 걸 수 있다. ECB가 ELA의 담보로 받는 그리스 국채의 할인율을 높일 수도 있다.

아울러 ECB는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이 나라 은행권이 채무상환 능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ECB는 지불능력이 있는 유로존 은행에 대해서만 적격 담보를 받아 자금을 대출할 수 있다.

그리스와 나머지 유로존 회원국이 그리스에서 자본이탈을 막기 위해 30일 이전이라도 자본통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7월10일에는 그리스 정부가 20억유로 규모의 국채 만기를 맞는다. ECB가 ELA를 확대해주지 않고 보다 엄격한 지원 조건을 제시하면 유일한 그리스 국채 매수 주체인 그리스 시중은행이 자금 부족으로 그리스 정부의 채무 상환 부담을 덜어줄 수 없게 된다.

그리스는 같은달 17일에도 10억유로어치의 국채를 상환해야 한다. 그리스가 이를 갚지 못하면 명백한 디폴트가 되지만 IMF가 채무 상환을 유예해주면 그리스 정부가 이때까지 만기를 맞는 국채는 상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WSJ의 전망이다.

다음달 20일에는 ECB가 보유한 그리스 국채 35억유로어치의 만기가 돌아온다. WSJ는 그리스에 구제금융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그리스가 이를 갚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문은 이렇게 되면 그리스에 대한 외부의 자금 공급이 완전히 차단될 수 있다며 그리스는 결국 유로존 이탈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리스가 어떻게든 유로존에 남으려 한다면 유로화를 법적통화로 두고 보조 수단으로 병행통화(parallel currency)를 발행하고 자본통제에 나서 몇 개월을 더 견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유로그룹은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ECB, IMF와 함께 4시간 동안 그리스 사태를 논의했지만 그리스와 채권단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따라 유로존 정상들은 오는 22일 저녁 7시부터 벨기에 브뤼셀에서 그리스 사태를 논의하는 긴급회의를 갖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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