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그리스 공포'에 2% 급락…S&P 연중 최대 낙폭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5.06.30 05:25

다우도 2년 만에 최대 하락, 그리스 신용등급 하향까지 더해지며 낙폭 키워

뉴욕 증시가 경기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그리스 사태와 글로벌 증시 급락 영향으로 2% 가까이 떨어졌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푸어스(S&P)가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정크(쓰레기) 수준인 ‘CCC-’로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낙폭을 키웠다. 또 그리스 정부 관계자들이 30일 만기가 돌아오는 국제통화기금(IMF) 채무를 상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밝힌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3.85포인트(2.09%) 급락한 2057.64를 기록했다. 다우 지수 역시 350.33포인트(1.95%) 떨어진 1만7596.35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122.04포인트(2.4%) 급락한 4958.47로 마감했다.

S&P의 경우 연중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연중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다우 지수의 낙폭은 2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 그리스, 30일 만기 IMF 채무 ‘상환 불가능’… 신용등급 ‘CCC-’로 강등

그리스 정부 관계자들은 이날 오는 30일 만기가 돌아오는 IMF 채무 15억4000만유로(약 1조9200억원)를 상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 관계자들은 “IMF 부채를 상환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이 구제금융 연장을 거절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돼 왔던 시나리오가 확인된 셈이다.

최악의 시나리오인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 Grexit)를 막을 수 있는 한 가닥 희망은 아직 남아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그리스가 국민투표를 마치고 나서 대화를 원하면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베를린에서 정당 및 의회 지도자들과 그리스 사태를 논의한 뒤 기자들에게 “그리스가 국민투표 이후 협상 재개를 원한다면 당연히 협상을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5일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구제금융안이 통과되면 다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이날 S&P는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CCC’에서 ‘CCC-’로 한 단계 강등했다. 'CCC-'는 끝에서 3번째로 낮은 등급이다.

S&P는 그리스 정부가 국제 채권단이 제시한 개혁안에 대한 찬반 국민투표를 결정, 그렉시트 에 더 가까이 가도록 만들었다고 강등 이유를 설명했다.

S&P는 "우리는 그리스의 국민투표 결정을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금융과 경제 안정, 부채상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회원국 지위 유지 등보다는 자국의 정치적 문제를 더 우선시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은 50%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기업들의 부도 역시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 美 5월 잠정주택판매 112.6…9년여 만에 최고치

미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지난달 잠정주택판매지수가 전월 대비 0.9% 증가한 112.6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직전월(4월) 수정치 기록인 111.6을 웃도는 기록으로 9년여 만에 최고치 수준이다. 꾸준한 일자리 증가와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으로 인해 주택 구입을 서두른 때문으로 풀이된다.

4월 기록은 당초 112.6에서 111.6으로 하향 조정됐다. 지난달 잠정주택판매지수는 전년대비 10.4%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북동부와 서부에선 잠정주택 매매가 증가했으나 중서부와 남부에선 감소했다.

잠정주택판매는 주택 매매계약에 서명은 했지만 거래가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미국 주택시장의 선행지수로 여겨진다. 통상 1~2달 후 계약이 종결되면 기존주택매매로 집계된다.

NAR에 따르면 100은 '역사적으로 건강한' 주택구입 건수를 기록한 2001년을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100 이상은 향후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질 것을 의미한다.

◇ 6월 美 댈러스 제조업지수 -7.0…전월보다 크게 개선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은 계절조정치를 적용한 이달 관할 지역의 제조업지수가 마이너스(-)7.0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직전월(5월) 기록인 20.8 감소와 전문가 예상치인 16.0 감소보다 더 큰 폭으로 개선된 것이다.

지난 달 댈러스 제조업지수는 지속된 유가 하락으로 텍사스주 지역 경제에서 석유 연관 산업의 상품들에 대한 판매 가격이 하락하면서 2009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인 ?20.8을 기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의 여파가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 금융시장 요동, 달러·유가 급락

그리스 사태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충격파를 던졌다.

먼저 미국 달러 가치가 그리스 사태 영향으로 급락했다. 유로의 경우 스위스 중앙은행(SNB)의 외환시장 개입 영향으로 오히려 상승했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1.32% 급락한 94.90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73% 상승한 1.1246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1.11% 급락한 122.48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지난 주말 시간외 거래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1.89% 하락하기도 했지만 다소 안정세를 찾은 모습이다.

특히 스위스 중앙은행이 스위스 프랑의 급격한 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 개입한 것인 결정적이었다. 그리스 사태가 악화되면서 유로화 대신 스위스 프랑 수요가 늘어나면서 프랑/유로 환율은 4주 만에 최고 수준인 1.0315 프랑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스위스 중앙은행은 프랑 안정화 조치에 착수했다.

국제 유가 역시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3주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3달러(2.2%) 급락한 58.3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월8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 역시 배럴당 1.25달러(2%) 급락한 62.01달러에 마감했다.

그리스가 국제 유가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클리퍼데이타의 맷 스미스 이사는 "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하기 때문에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리스 사태로 인해 경기가 둔화되면 에너지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 안전자산인 국채와 금의 인기는 크게 높아졌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14.7bp(0.01%) 급락한 2.333%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 11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국채 수익률 하락은 국채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국제 금값 역시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5.8달러(0.5%) 상승한 1179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국제 은 가격은 온스당 7.3센트(0.5%) 하락한 15.6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골드포캐스터닷컴 창업자인 줄리안 필립스는 "금값이 아직 그리스 상황에 반응하지 않고 있다"며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가 나온 이후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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