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그리스·中·경제지표 '3대 호재'에 1% 넘게 급등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5.07.11 05:38

그리스 새 협상안 '긍정 평가' 타결 가능성↑ '운명' 윤곽 나올 듯

뉴욕 증시가 그리스의 구제금융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과 중국 증시 반등 영향으로 1% 넘게 급등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도매재고 증가도 증시 상승에 보탬이 됐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연내 금리인상 방침을 재확인했지만 큰 여파는 없었다.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25.31포인트(1.23%) 상승한 2076.62를 기록했다. 다우 지수는 211.79포인트(1.21%) 오른 1만7760.41로 마감했다. 나스닥은 75.30포인트(1.53%) 상승한 4997.70으로 거래를 마쳤다.

◇ 그리스 의회 표결 시작, 유로그룹 새 협상안 긍정 평가

그리스의 운명은 이날 윤곽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그리스 의회는 구제금융안에 담긴 개혁안을 뒷받침해 줄 관련 법률 개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다. 이들 법안은 대부분 정당 대표들이 지지를 선언한 상태여서 이변이 없는 한 통과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8일 그리스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상설 구제금융 기금 유럽안정화기구(ESM)에 3년간 자금지원을 공식 요청했다. 새 협상안에는 제출안에는 연금 및 세제 분야 등의 개혁 방안이 담겼다. 이를 통해 개선될 재정수지 규모는 향후 2년간 약 130억유로 규모로 추산된다.

국제채권단과의 협상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엠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경제산업부 장관은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리스가 새로운 개혁안을 국제채권단에 내놓은 이후 "불과 며칠 만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본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그리스와 채권단 간의 구제금융 협상 합의 가능성에 대해 "매우 낙관적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국제채권단의 핵심 수장들은 이날 오후 8시(현지시간) 화상회의를 연어 그리스의 새 협상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는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체) 의장이 참여한다.

여기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내려진다면 12일로 예정된 유로존 정상회의 결과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 美 도매재고 증가 예상 웃돌아

이날 발표된 도매재고 지표도 증시 상승에 보탬이 됐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지난 5월 도매재고가 전월 대비 0.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0.3%포인트 웃돈 것이자 6개월 만에 가장 크게 늘어난 것이다.

도매재고는 국내총생산(GDP) 산정에 반영되는 핵심요소 가운데 하나다. 기업들이 판매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상품을 확보하는 추세를 보여주는 지표다. 재고가 적정하게 늘어나는 것은 제조업 경기 전망이 밝아지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도매재고 지표가 호조를 나타냄에 따라 2분기 성장률이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게 됐다.

◇ 옐런 의장 ‘연내 금리인상 재확인’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연내 금리 인상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상승 폭이 다소 둔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 효과는 그다지 오래가지 않았다.

옐런 의장은 이날 클리블랜드 시티클럽 연설에서 "올 연말 특정 시점에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리 인상은 고용시장 상황과 물가상승률 등 경제지표가 뒷받침 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경제와 인플레이션 상황이 대단히 불확실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 시점은)연기되거나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 역시 경기 상황에 대한 보다 명확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기존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옐런 의장은 미국의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고용시장에 대해서는 다소 우려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미국 경제 활동의 기초 체력이 견고하다”면서 “앞으로도 경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고용 시장에 대해서는 여전히 슬랙(slack·완전고용과 현재 고용 수준의 차이)이 발견된다고 진단했다. 옐런 의장은 “상당수가 좋은 일자리가 없어 구직활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면서 “고용 시장이 개선되고 있지만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기 회복 위험요인으로는 달러 강세와 국제유가 급락을 꼽았다. 달러 강세로 해외 영업 비중이 높은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매출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저유가로 인해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옐런 의장은 “이런 요인에 따른 경제 활동 위축은 앞으로 달러화 가치와 유가가 안정되면서 개선될 것”이라며 “올해 전반적으로 미국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달러·유가·금값 일제히 내려

그리스가 국제채권단의 요구를 대폭 수용한 새로운 구제금융안을 제출함에 따라 유로 가치가 상승했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42% 하락한 95.86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보다 0.82% 상승한 1.1127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 채무를 갚지 못한 이후 상승세를 나타냈던 엔화는 그리스 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4% 급등한 122.83엔을 기록하고 있다.

국제 유가는 공급과잉 상태가 2016년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04달러(0.08%) 하락한 52.74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WTI 가격은 이번 주에만 7.4% 떨어졌다.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 역시 전날과 거의 변화가 없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어 2016년까지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EA가 내년 원유 시장 전망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EA는 전세계 원유 수요는 올해 하루 140만배럴에서 120만배럴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경우 올 상반기 휘발유 소비가 크게 늘었지만 공급과잉에 따른 유가 하락을 막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IEA는 국제 유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원유 시추건수가 증가했다는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베이커 휴즈에 따르면 미국의 이번 주 원유 시추건수는 전주대비 5건 증가했다.

국제 금값은 역시 옐런 의장 발언 영향으로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3달러(0.1%) 하락한 1157.90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제 금값은 이번 주에 0.5% 하락했다.

소시에떼 제너럴의 로빈 바 애널리스트는 "유로 강세가 국제 금값 상승에 보탬이 됐다"며 "하지만 오는 12일 그리스의 구제금융 협상이 타결될 경우 리스크가 줄어드는 것이어서 금값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