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애플·MS '실적 실망감'에 3대 지수 일제 하락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5.07.23 05:27

다우 1만8000선 아래로, 부동산 지표 호조 '무용지물'

부동산 경기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실적 부진 여파로 뉴욕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국제 유가와 금값이 하락하며 관련 주들을 끌어 내린 것도 증시에 부담이 됐다. 하루 만에 다시 달러가 강세로 돌아선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5.06포인트(0.24%) 하락한 2114.15를 기록했다. 다우 지수는 68.25포인트(0.38%) 떨어진 1만7851.04로 마감했다. 나스닥은 36.35포인트(0.7%) 내린 5171.77로 거래를 마쳤다.

◇ 애플·MS·야후 실적 부진에 직격탄

뉴욕 증시의 키워드는 역시 실적이었다. 애플과 MS에 이어 야후까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내놓자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증시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애플은 3분기(회계연도 기준)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놨지만 문제는 실적 전망이었다. 4분기 매출 전망을 490억~51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지만 시장 전망치 511억3000만달러에는 못 미쳤다.

이날 애플의 주가는 4.29% 하락했고 이에 따라 S&P500 지수는 약 4포인트 떨어졌다. S&P 하락폭의 80%가 애플 때문인 셈이다.

MS 역시 노키아 부문 감가상각 여파로 32억달러 순손실을 기록하며 기술주 투매 현상을 부추겼다. MS 주가 역시 3.7% 하락했다. 야후 역시 매출 전망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1.23% 떨어졌다.

하지만 전통 제조업체들이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하며 버팀목 역할을 했다. 코카콜라가 2분기 주당순이익이 63센트를 기록, 시장 전망치 60센트를 소폭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보잉 역시 2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11% 증가한 245억4000만달러로 전망치 243억달러를 상회했다.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 중 70%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보다 수익이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보통 63%선이던 것에 비해 많아진 것이다.

반면 매출은 55%만이 시장 전망을 넘어서 보통 때의 61%를 밑돌았다. 로이터 조사에 따르면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미국 상품들이 해외 경쟁력을 잃게 되면서 미국 기업들의 2분기 매출은 6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퍼스트 아메리칸 트러스트의 제리 브라크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궁극적으로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기업의 수익이지 매출이 아니다”면서 “올해 하반기에는 수익이 더 많이 증가할 것”이라며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부동산 지표 호조, 경기 회복세 확산 ‘확인’

부동산 지표는 호조를 이어가며 경기 회복세가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이날 전미중개인협회(NAR)는 6월 미국의 기존주택매매 건수가 전월 대비 3.2% 증가하며 연율 기준으로 549만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수정치 기록인 532만건을 넘어선 것이자 2007년 2월 이후 8년반 만에 최고 수준이다. 5월 기록은 종전의 535만건에서 532만건으로 하향 조정됐다.

로이터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6월 기존주택판매가 540만건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6월 기존주택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9.6% 증가했다.

앞서 지난주 발표된 주택착공건수 및 건축허가건수가 모두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 전반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는 이유다.

로이터는 노동시장이 회복되면서 임금이 오르기 시작했으며 이로 인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주택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소매판매가 감소하고 고용 성장이 둔화되기는 했지만 주택 지표가 연이어 강세를 나타내는 것은 미국 경제가 견고한 기반을 마련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연방주택금융청(FHFA)은 미국의 5월 주택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이자 직전월(4월) 수정치인 0.4% 상승과 일치하는 것이다.

FHFA 주택가격지수는 페니 메이나 프레디 맥 등 국영 모기지 업체들의 모기지 담보 대출을 통해 구입된 주택들의 가격으로 산출된 것이다.

◇ 예상 밖 美 원유재고 증가에 WTI 50달러 붕괴

국제 유가가 미국의 원유 재고증가 소식에 3개월 반만에 배럴당 5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67달러(3.3%) 급락한 49.19달러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0.95달러 하락한 56.0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하락한 것은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지난주(~7월17일) 원유 재고가 250만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당초 애널리스트들은 원유 재고가 230만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원유 재고가 늘어난 것은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의 수입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주 사우디로부터의 원유 수입은 하루 144만배럴로 전주 132만배럴보다 9% 증가했다.

지난주까지 미국의 전체 원유 재고량은 4억6389만배럴로 지난 5년간 평균보다 1억배럴 많았다.

정제유 생산은 1일 기준으로 4만5000배럴 늘었다. 정제유 시설 가동률은 0.2%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휘발유 재고는 170만배럴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92만5000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디젤유와 난방유를 포함한 증류유 재고는 23만5000배럴 증가했다. 전문가 전망치는 180만배럴 증가였다.

◇금값, 96년 이후 최장 하락세… 온스당 1100달러 아래로

국제 금값은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온스당 1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10일 연속 하락하며 지난 1996년 10월 이후 최장 하락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2달러(1.1%) 떨어진 1091.50달러를 기록했다.

이처럼 국제 금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은 미국은 물론 영국까지 금리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 때문으로 풀이된다.

CMC 마켓의 콜린 시진스키 전략분석가는 "상품 가격이 떨어지고 미국과 영국이 금리 인상에 나설 지도 모른다는 관측에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금리 인상 전망은 달러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달러를 사용하지 않는 국가의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달러로 거래되는 상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비싸게 느껴지도록 만든다.

특히 그리스와 중국이 안정을 찾으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도 금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따라 7월에만 국제 금값은 6.9% 하락했다.

◇ 달러·파운드·엔화 동반 강세

달러가 부동산 경기지표 호조에 힘입어 다시 강세로 돌아섰다. 영국 파운드와 일본 엔화도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3% 상승한 97.60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3% 하락한 1.0903을, 엔/달러 환율은 0.2% 오른 124.12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전날 기업 실적 부진 여파로 한 달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던 달러는 부동산 지표 호조에 반등했다. 여기에 금과 원유 등 상품 가격 하락세가 지속된 것도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7월 통화정책위원회(MPC) 의사록이 공개되면서 파운드화도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회의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금리 인상을 지지하면서 내년 2월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엔화 역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의 발언 영향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그는 태국 방콕에서 열린 강연에서 “현재 물가상승률은 0%에 가깝지만, 수개월 내로 물가는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2016년도 상반기까지 목표한 2%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추가 양적 완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을 낳으면서 엔화 가치가 상승했다. 앞서 BOJ 역시 양적 완화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평가하며 추가 양적 완화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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