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장 마감 10분여를 견디지 못하고 하락 마감했다. 출발은 상쾌했다. 중국의 금리 인하와 경기지표 호조에 힘입어 2% 넘게 급등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상승폭이 눈에 띄게 줄어들더니 마지막 10분을 버티지 못했다.
2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25.59포인트(1.35%) 하락한 1867.62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204.91포인트(1.29%) 떨어진 1만5666.44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19.76포인트(0.44%) 내린 4506.49로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S&P500 지수와 다우 지수는 2008년 10월29일 이후 최대 반전을 기록했다. S&P500 지수가 6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은 201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증시의 화두는 역시 중국이었다. 전날 글로벌 증시 폭락 사태를 몰고 왔던 중국이 이번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앞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은 장이 끝난 뒤 금리인하와 지급준비율 인하를 동시에 단행했다. 두 가지 통화 확대 정책을 한꺼번에, 그것도 평일 발표한 것은 지난 6월에 이어 두 번째다.
인민은행은 오는 26일부터 1년 기준 대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4.6%로 낮추고, 1년 기준 예금금리는 0.25%포인트 낮춰 1.75%로 조정했다. 다음달 6일부터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지준율)도 18%로 0.5%포인트 낮췄다. 지준율을 낮추면 시중은행이 인민은행에 예치해야 하는 예금액이 줄어들어 시중에 돈이 더 많이 풀리게 돼 경기 부양 효과가 나타난다.
R.W 베이어드의 마이클 안토넬리 주식중개인은 “개장 전 선물은 3% 넘게 상승했지만 실제 지수 상승률은 이에 못 미쳤다”며 “이날 반등으로 하락 흐름이 바뀌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美 8월 소비자신뢰지수 101.5…7개월來 최고치
이날 발표된 경기지표들은 중국의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먼저 미국 경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미국 컨퍼런스보드는 8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101.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 93.4는 물론 전월 수정치 91.0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8월 105.55 최고점을 찍은 후, 지난 1월 103.80에 이어 8년 만에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고용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컨퍼런스보드의 린 프랜코 경제지표 부문장은 "소비자들이 고용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 현재 상황을 상당히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미국 고용시장은 지난달 실업률이 5.3%를 기록했고 신규 일자리가 늘어나는 등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美 20개 주요도시 주택가격 전년比 5% 인상
부동산 시장도 회복세가 이어졌다. 미국의 20개 주요도시 주택가격은 지난 6월 현재 전년 동기 대비 약 5%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 다우존스 인다이시즈(S&P DJI)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의 6월 S&P/케이스-쉴러 20개 주요도시 주택가격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4.97% 상승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처럼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지난 봄부터 시작된 강한 매수세와 제한된 공급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아메리프라이즈 파이낸셜의 러셀 프라이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수요가 공급을 여전히 앞지르고 있어 주택가격의 무난한 상승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모기지 대출 자격이 지금까지 이토록 엄격하지 않았더라면 주택가격 상승폭이 훨씬 더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미국의 7월 신규주택매매 건수가 전월 대비 5.4% 증가한 50만7000건(연율)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5.8% 증가를 밑돈 것이다.
◇ 달러·유가·국채수익률 반등…금값 하락 지속
국제 유가가 최근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어 배럴당 40달러 선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07달러(2.8%) 상승한 39.31달러를 기록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전날보다 배럴당 0.52달러(1.2%) 상승한 43.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와 브랜트유는 이달에만 16% 넘게 급락했다. 중국 증시 폭락으로 글로벌 증시가 동반 급락했던 최근 2거래일에만 8% 가까이 폭락했다.
전날 1.7% 폭락했던 달러 역시 반등에 성공했다.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7% 상승한 93.99를 기록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1.2% 급락한 1.1454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7% 오른 119.43엔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국제 금값은 중국의 금리인하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반등하면서 1% 넘게 하락했다. 달러 강세도 금값 하락을 부추겼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5.3달러(1.3%) 떨어진 1138.30달러를 기록했다.
ABN 암로의 조젯 볼레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금값이 상승했지만 이는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 아니라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때문이었다"며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여전이 있지만 금값을 움직이는 주된 요인은 더 이상 아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