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엇갈린 고용지표 '금리인상'에 베팅…다우 1.7%↓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5.09.05 05:15

신규 취업자 20만명 밑돌았지만 실업률·임금상승 '기대 이상'… 3대 지수 주간기준 3%이상↓

뉴욕 증시가 엇갈린 8월 고용 지표를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하며 1% 넘게 급락했다.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투자 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만들었다.

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29.90포인트(1.53%) 하락한 1921.22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 역시 272.38포인트(1.66%) 내린 1만6102.38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49.58포인트(1.05%) 하락한 4683.92로 마감했다.

이에 따라 S&P500 지수는 이번 주에 3.4% 하락했고 다우 지수 역시 3.3% 내려앉았다. 나스닥은 전주 대비 3% 떨어졌다.

에드워드 존스의 케이트 원 전략분석가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연내 금리 인상을 기다려온 것은 명확하다”며 “최소한 지금 시점에서는 금리 인상에 파란 불이 켜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휴를 앞두고 리스크를 줄이려는 투자 심리도 악재로 작용했다.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중국 증시는 3일과 4일 전승절을 맞아 휴장했다. 반면 미국 증시는 오는 7일 노동절을 맞아 휴장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중국 증시가 다시 하락할 경우 매도 기회가 없어지는 셈이다.

분더리히 증권의 아트 호건 수석 전략분석가는 “투자자들이 주말에 앞서 중국 주식 시장이 휴장하고 고용지표가 연준의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한 현 상황에서 큰 베팅을 하기를 원치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신규 취업자 '기대 이하' 실업률·임금상승 '기대 이상'… 금리인상 전망도 '엇갈려'

이날 증시의 최대 관심사는 8월 고용지표였다. 하지만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여줄 것으로 믿었던 고용지표가 오히려 투자자들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비농업부문 신규 취업자 수가 17만3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22만명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은 물론 지난 5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하지만 8월 실업률은 5.1%로 0.2%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예상치 5.2%보다 더 나은 수준이며 2008년 4월 이후 최저치다. 또 연준이 금리 인상 조건으로 내세웠던 완전고용(5.0~5.2%)을 만족하는 수준이다.

특히 시간당 임금 역시 8센트(0.3%) 늘어나며 전망치 0.2% 증가를 앞질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2.2% 올랐다. 취업 가능 인구 가운데 현재 직업이 있거나 구직 중인 비율을 보여주는 노동참가율은 62.6%를 기록, 약 38년 만에 최저 수준을 이어갔다.

이처럼 고용 지표가 엇갈린 모습을 보이면서 9월 금리 인상에 대한 견해도 엇갈렸다. 일부 전문가들은 취업자 수가 예상을 크게 밑돌고 고용의 호조와 부진을 판단하는 20만명에 못 미친 점에 주목했다.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반면 또 다른 전문가들은 지표 수정 가능성과 실업률 및 평균임금 개선에 방점을 찍었다.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 래커 리치먼드 연은 총재 "금리 올릴 때 됐다"

제프리 래커 미국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은 9월 금리 인상 쪽에 힘을 실어줬다.

래커 총재는 이날 리치먼드에서 열린 행사에 앞서 배포한 연설문에서 지난 겨울 혹한과 에너지 가격 하락의 영향은 지나갔다면서 금리를 올릴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연준 내 매파로 알려진 래커 총재는 노동시장에서 슬랙(slack·완전고용과 현재 고용 수준의 차이)이 경기 침체 이전 수준으로 줄었다면서 단기 인플레이션 대책들도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래커 총재는 "나는 경제가 완벽하다고 주장하지는 않겠으나 그렇다고 궁지에 몰린 것도 아니다"면서 "우리가 이룩한 상당한 진전과 함께 이제는 통화 정책을 조절할 때"라고 강조했다.

래커 총재는 고용지표가 발표된 뒤에도 "노동시장은 '좋다(Good)'"고 평가한 뒤 "통화정책 전망을 바꾸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는 16일~17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상에 표를 행사할 지는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열린 마음으로 회의에 참석할 것이며 동료들의 의견에 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래터 총재는 연준 내 통화 정책 결정을 위한 투표권을 갖고 있으며 현재까지 모든 회의에서 대다수 의견에 표를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 달러·유가·금값 ‘트리플 약세’

달러는 엇갈린 고용지표 영향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19% 하락한 96.22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16% 오른 1.1139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92% 하락한 118.96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이날 달러 가치는 고용 지표 발표 이후 9월 금리 인상 전망에 다소 무게가 실리며 강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오후 들어 하락 반전했고 약보합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제 유가는 금리 인상 전망 여파로 다소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날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럽의 경제성장률 전망과 물가상승률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유럽의 경기가 둔화되면 원유 수요도 함께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7달러(1.5%) 하락한 46.05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1일 8.8% 급등한 영향으로 주간 기준으로는 1.8% 상승하며 2주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런던 ICE 선물 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 역시 전날보다 배럴당 1.07달러(2.1%) 하락한 49.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원유정보제공업체인 베이커 휴즈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 채굴 건수가 13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7주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최근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제 금값도 금리 인상 전망에 사흘째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3.1달러(0.3%) 하락한 1121.4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8월18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에 따라 국제 금값은 이번 주에만 1.1% 떨어지며 2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