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경기지표 부진에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장 초반 0.5% 이상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소비자심리지수가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반등했다. 오후 한 때 다시 약보합을 나타냈지만 반등에 성공하며 상승 마감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8.76포인트(0.45%) 상승한 1961.05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102.69포인트(0.63%) 오른 1만6433.09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 역시 26.09포인트(0.54%) 상승한 4822.34로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주간 기준으로 S&P500 지수는 2.1% 상승했고 다우 지수 역시 2% 올랐다. 나스닥 지수는 3% 상승하며 가장 높은 오름폭을 기록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결정이 다음 주로 다가옴에 따라 극심한 ‘눈치 보기’ 장세가 연출됐다. 엇갈린 경기지표에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것인지, 금리 인상을 연기할 것인지 가늠하기 힘들어지면서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파이낸셜 리서치의 랜디 프레드릭 이사는 “지금 시점에서 투자자들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만 기다리고 있다”며 “금리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변동성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경기지표 부진, 연준 9월 금리인상 가능성 후퇴
이날 발표된 경기지표는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줬다.
먼저 미 노동부는 계절조정치를 적용한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변화가 없었다(0%)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0.1% 감소를 웃도는 수준이지만 직전월(7월) 기록인 0.2% 상승을 밑돈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월 PPI는 0.8%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7월 기록과 동일했다. 7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변동성이 큰 식품, 에너지, 무역 등을 제외한 지난달 근원 PPI는 0.1% 오르는데 그치며 전월 0.2% 상승에 못 미쳤다. 전년 대비로 0.7% 상승하는데 그쳤다. 연준이 금리 인상 조건으로 내세웠던 물가상승률 2% 달성이 또 다시 어려워진 셈이다.
전날 발표된 수입물가지수 역시 1.8% 하락하며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시장 전망치 1.6% 하락은 물론 전월치(8월) 0.9% 하락을 뛰어 넘는 수준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더욱 금리 인상 결정을 어렵게 만들었다. 미국 톰슨-로이터/미시간대가 발표한 9월 미국의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85.7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확정치인 91.9는 물론 전문가들의 전망치인 91.2에도 크게 못 미쳤다.
가계의 살림살이에 대한 전망이 지난달보다 크게 나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부 지수인 이달의 현재상황지수 역시 100.3을 기록,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달(105.1)은 물론 전망치(103.6)보다 낮은 수준이다.
블랙록의 제프 로젠버그 수석 전략분석가는 “소비자신뢰지수 하락은 소비 부진으로 이어져 실물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이는 연준이 우려하는 부분이고 동시에 금리 인상이 힘들 것이란 전망을 확산시킨다”고 설명했다.
◇ 전문가들 9월 금리 인상 예측도 감소
전문가들 역시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전문가들은 시장의 분위기와는 달리 연준이 9월에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더 많았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문가 6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월 금리 인상을 예상한 비율은 46%로 나타났다. 지난달 설문 조사에서는 82%가 9월 금리 인상을 지지했었다.
이처럼 9월 금리 인상 전망이 낮아진 것은 중국의 성장 둔화 우려와 이에 따름 금융시장 급등락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으로 일자리가 늘어나고 실업률이 5.1%로 감소했지만 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경기 전망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반면 12월에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은 크게 늘어났다. 지난달 조사에서는 13%에 그쳤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35%로 높아졌다. 10월 금리 인상 전망 역시 3%에서 9.5%로 상승했다. 내년 금리 인상 전망 역시 2%에서 9.5%로 높아졌다.
◇ 달러·유가·금값 모두 하락
예상을 크게 밑돈 소비자심리지수는 달러 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34% 하락한 95.17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55% 상승한 1.1338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소폭(0.03%) 내린 120.55를 나타내고 있다.
국제 유가는 미국의 원유 시추기 가동건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골드만삭스의 유가 전망 하향 조정 영향으로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29달러(2.81%) 하락한 44.63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번 주 WTI 가격은 3.1% 떨어졌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 역시 0.75달러(1.5%) 내린 48.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간 기준 3% 하락했다.
앞서 원유정보제공업체인 베이커 휴즈는 미국의 원유 시추기 가동건수가 전주 대비 10건 감소한 652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최근 국제 유가 하락으로 원유 생산업체들이 시추기 가동을 줄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유 시추기 가동건수 감소는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를 줄여주기 때문에 원유 가격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하지만 골드만삭스가 원유 가격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악재로 작용했다. 골드만삭스는 WTI 내년 가격 전망을 종전 배럴당 57달러에서 45달러로,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 전망 역시 62달러에서 49.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6달러(0.5%) 하락한 1103.3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금값은 이번 주에만 1.6% 하락하며 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전날보다 온스당 14센트(1%) 하락한 14.505달러에 마감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0.3% 하락했다. 반면 구리 가격은 전날과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6%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아시아 지역의 금 수요가 감소한 것도 금값 하락을 부추겼다. 인도가 2년째 가뭄에 시달리면서 금 수요가 감소했고 올해 금 수입은 전년대비 1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