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경기둔화 우려·원자재 가격 급락에 1% 넘게↓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5.09.23 05:24

ADB, 中 등 아시아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 유가·금·구리 등 상품 가격 하락도 부담

뉴욕 증시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와 다시 높아진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 여파로 1% 넘게 급락했다. 구리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락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고무줄 약값을 손보겠다’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발언 영향으로 바이오주들이 이틀째 하락한 것도 지수를 끌어내렸다.

2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24.23포인트(1.23%) 하락한 1942.74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79.72포인트(1.09%) 내린 1만6330.47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72.23포인트(1.5%) 떨어진 4757.72로 거래를 마쳤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전략분석가는 “9월과 10월은 계절적 요인과 기업 실적 전망 사이에서 급등락을 거듭할 것”이라며 “지수 상승을 이끌만한 특별한 촉매제가 없다면 증시는 가치재평가에 돌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증시가 경기 둔화 우려와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문제로 3% 넘게 급락한 것도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지수는 전장 대비 3.12% 하락한 346.67에 거래를 마쳤고, 범유럽 우량주인 스톡스50지수는 3.41% 밀린 3076.05에 마감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전장 대비 2.83% 하락한 5935.84를 기록했다. 독일 DAX30지수는 전장 대비 3.80% 하락한 9570.66을 나타냈고, 프랑스 CAC40지수는 3.42% 밀린 4428.51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투자자들은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행보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시 주석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서면 인터뷰에서 중국의 급격한 경기 둔화와 관련해 외국 투자가들에 장기적 관점으로 중국 시장을 바라봐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을 사나운 바다 위에 뜬 배 한척으로 비유하면서 "아무리 큰 배라도 해외를 향해 나아가면서 불안정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이날 미국 시애틀에 도착한 후 23일 애플 등 주요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만날 예정이다. 25일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 ADB, 亞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더 커져

이날 뉴욕 증시는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지배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들의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이 발단이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성장률 둔화 우려를 다시 떠올리게 만들었다.

ADB는 아시아 신흥국들의 올해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3월 6.3%보다 0.5%포인트 낮은 5.8%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2001년 4.9% 이후 1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6%로 3월 6.3%에서 0.3%포인트 낮췄다.

특히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은 종전 7.2%에서 6.8%로 낮아졌다. 동남아시아 신흥국의 올해 성장 전망치도 4.9%에서 4.4%로 내려갔다. 한국도 3월 3.5%에서 2.7%로 하향 조정됐다.

ADB는 선진국 경제성장률도 함께 낮췄다. 미국과 일본, 유럽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2%에서 1.9%로, 내년 전망치는 2.4%에서 2.3%으로 수정됐다.

◇ 원자재 가격 급락, 광산업체 투자등급·원자재 가격 전망 하향 조정 ‘직격탄’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서 관련 업체 주가를 끌어 내린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크레딧스위스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며 광산업체의 투자등급과 원자재 가격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블룸버그 상품 지수는 1% 넘게 급락하며 지난 8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년 대비로는 16%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8.1달러(0.7%) 하락한 1124.8달러를 기록했다. 은 가격 역시 온스당 46.5센트(3.1%) 내린 14.756달러에 마감했다. 구리 가격은 파운드당 9.1센트(3.8%) 급락한 2.298달러를, 플래티늄과 팔라듐 역시 각각 3.7%와 0.8% 하락했다.

◇ 공급과잉 우려에 WTI 1.8%↓… 달러,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에 강세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국제 유가도 끌어 내렸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85달러(1.8%) 하락한 45.83달러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원유 생산량을 계속 늘리고 있다. 경기 둔화로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사우디의 생산량 확대는 공급 과잉 우려를 더 키우게 된다.

달러는 연준 위원들의 연내 금리인상 발언 영향으로 2주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39% 상승한 96.31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56% 하락한 1.1123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42% 내린 120.02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연내 금리인상 전망이 다시 힘을 얻고 있어서다. 지난 21일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기준 금리 동결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며 연내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투자자금이 몰려들게 되고 이는 달러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엔화의 경우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안정성이 높은 자산을 찾는 투자자들이 증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美 7월 FHFA 주택시장지수 전월比 0.6% 상승…예상 상회

이날 발표된 경기 지표는 예상을 뛰어넘으며 호조를 보였지만 투자자 심리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국 연방주택금융청(FHFA)은 미국의 7월 주택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 0.4% 상승과 직전월(6월)치 0.2% 상승을 웃돈 것이다.

블룸버그는 일자리 성장세가 꺾이거나 신규 주택 공급이 늘어나지 않는 한 주택가격 상승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FHFA 주택가격지수는 페니 메이나 프레디 맥 등 국영 모기지 업체들의 모기지 담보 대출을 통해 구입된 주택들의 가격으로 산출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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