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바이오테크와 에너지, 헬스케어 업종의 강세에 힘입어 1% 가까이 급등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의 우려를 낳았던 중국 경제가 점차 안정을 찾고 있고 유럽과 미국의 제조업 지표 호조도 증시에 힘을 보탰다. 특히 대형 인수합병(M&A)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69포인트(1.19%) 상승한 2104.05를 기록했다. S&P500 지수가 21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8월18일 이후 약 2개월 보름만이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165.22포인트(0.94%) 오른 1만7828.76으로 마감했다. 이에 따라 다우 지수는 약 100일 만에 지난해말 대비 플러스로 돌아섰다.
나스닥종합지수는 73.40포인트(1.45%) 오른 5127.15로 거래를 마쳤다. 특히 나스닥100 지수는 52주 최고치를 기록했고 장중 한때 4704포인트를 뛰어넘으며 2000년 3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날 증시 상승세는 바이오테크와 에너지, 헬스케어 업종이 주도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바이오텍 지수는 5% 넘게 급등했고 에너지와 헬스케어 업종 지수는 각각 2.21%와 1.62% 상승했다.
JP모건 프라이빗 뱅크의 스티븐 파커 포토폴리오 매니저는 “글로벌 경제 성장률은 여전히 플러스를 보이고 있지만 상승폭이 크지 않다”며 “경기 확장이 없더라도 꾸준한 이익을 거둘 수 있는 헬스 케어와 같은 업종에서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코티는 하이퍼마르카의 화장품 사업부를 10억달러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트리하우스 푸드는 콘아그라 푸드의 사업부를 27억달러에 인수할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비자카드 역시 비자 유럽을 234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 글로벌 제조업 지표 호조에 경기 둔화 우려↓
투자자들은 주요국 제조업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두려움에서 다소 벗어나는 모습이다.
먼저 중국 경제지 차이신(財新)과 민간 시장조사업체인 마킷은 중국의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가 48.3로 집계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2009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던 직전월(9월) 기록인 47.2를 웃돌고, 시장 전망치인 47.6도 상회하는 수준이다.
앞서 발표된 10월 중국 공식 제조업 PMI 역시 49.8을 기록, 시장 전망치 50에 못 미쳤다. 하지만 수출 주문이 회복되면서 예상보다 더 나은 성적표를 내놨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지난달 제조업 경기도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시장조사기관인 마킷은 유로존의 지난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가 52.3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예비치이자 시장 전망치인 52.0을 넘어선 것이다.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예상을 소폭 웃돌았다. 전미공급관리자협회(ISM)는 미국의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1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로이터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50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직전월(9월)의 기록인 50.2에 못 미치고 4개월 연속 감소한 것이다.
PMI는 통상 50을 기준으로 이를 상회하면 경기 확장을, 50을 하회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하부 지수인 신규주문지수는 52.9를 기록해 전월 기록인 50.1에서 대폭 개선됐다.
그러나 고용지수는 47.6을 기록해 2009년 8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고용지수가 50을 밑돈 것은 4월 이후 처음이다.
인플레이션의 지표가 되는 가격지불지수는 39.0을 기록해 9월 기록인 38.0보다 개선됐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마킷이 앞서 발표한 미국의 10월 제조업 PMI 확정치는 54.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9월 기록인 53.1을 웃돌고 예비치인 54를 소폭 상회하는 것으로 6개월 래 최고치다.
◇ 美 9월 건설지출 전월比 0.6% 증가…7년6개월來 최고
미국의 건설지출이 민간과 공공 부문 지출 증가에 힘입어 7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9월 미국의 건설지출이 전월 대비 0.6% 증가한 1조90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로이터 전망치인 0.5% 증가를 웃도는 것으로 2008년 3월 이후 최고치다. 건설지출은 지난해 대비로는 14.1% 늘었다.
건설지출은 올해 계속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개인소비 둔화와 지속되는 제조업 약세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견고한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간 부문의 건설지출은 0.6% 증가해 2008년 1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민간 주거 건설지출은 1.9% 늘어 역시 2008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민간 비주거 건설지출은 0.7% 줄었다.
공공 부문 건설지출도 0.7% 늘었다. 공공 건설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정부와 지방정부의 건설지출은 0.9% 증가했다. 반면 연방정부의 건설지출은 1.0% 줄었다.
◇ 달러·유로 강세, 유가·금값 약세
경기지표 호조는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유로 역시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09% 상승한 96.92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11% 오른 1.1017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07% 상승한 120.70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이날 에발트 노보트니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 양적 완화를 고려하고 있지만 매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주말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역시 인터뷰에서 추가 양적 완화에 대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2월에 ECB가 추가 양적 완화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줄어들며 유로화 가치가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러시아의 원유 생산 확대에 따른 공급과잉 우려에 다소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45달러(1%) 하락한 46.14달러를 기록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은 배럴당 0.77달러(1.6%) 하락한 48.79달러에 마감했다.
러시아는 이날 10월 원유 생산량이 하루 1080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소련 붕괴 이후 최고치다.
중국 제조업 지표가 8개월 연속 기준치인 50을 밑돌고 있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제조업 경기가 다소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원유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는 힘든 수준이다.
국제 금값은 미국의 12월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로 약 한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5.5달러(0.5%) 하락한 1135.9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1일 1113.70달러 이후 최저 수준이다.
국제 금값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을 통해 12월 금리 인상을 시사한 이후 나흘째 하락하고 있다.
◇ 유럽 증시, 제조업 지표 호조에 상승… 亞 증시, 中 지표 부진에 하락
이날 글로벌 증시는 다소 엇갈린 모습을 나타냈다.
먼저 유럽 증시는 예상을 웃돈 제조업 지표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34% 상승한 376.75에 거래를 마쳤고, 범유럽 우량주인 스톡스50지수는 0.48% 오른 3434.50에 마감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0.01% 상승한 6361.80을 기록했고, FTSE유로퍼스트300지수는 0.27% 오른 1488.42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30지수는 0.93% 상승한 1만950.67을 나타냈고, 프랑스 CAC40지수는 0.38% 오른 4916.21에 장을 마감했다.
반면 아시아 주요 증시는 대부분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장대비 2.10% 급락한 1만8683.24를 기록했다. 토픽스는 2.00% 떨어진 1526.97을 기록했다.
그간 상승세를 펼쳤던 일본 증시는 지난주 미국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 투심이 위축되며 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이 늘었다. 3일 문화의날 휴장, 4일 일본 우정그룹 3사의 동시 상장을 앞두고 매수 의욕이 부족해진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증시는 투자자들이 제조업지표에 실망하며 큰 폭으로 떨어졌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대비 1.70% 떨어진 3325.08로 장을 마쳤다. 선전종합지수는 1.33% 후퇴한 1987.97을 기록했다. 상하이지수는 개장 이후 낙폭을 점차 축소하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다시 매도세가 높아지며 하락세를 키웠다.
시장 조작 및 내부자거래에 대한 당국의 수사 소식도 매도세를 키우는 요인이 됐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경찰 당국은 헤지펀드 저시인베스트먼트에 대해 지난 1일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로 인해 저시가 지난 12개월 동안 보유했던 26개 주식은 이날 평균 4.5% 하락했다.
홍콩 증시도 중국 본토와 마찬가지로 하락세를 보였다. 홍콩 항셍지수는 전장대비 1.19% 떨어진 2만2370.04로 장을 마쳤다.
반면 대만 증시는 5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가권지수는 전장대비 0.71% 오른 8614.77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