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유가 급등에 동반 상승… 다우 1.4%↑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6.02.23 06:18

뉴욕 증시가 국제유가 급등에 힘입어 일제히 1% 넘게 급등했다. 아시아와 유럽 증시가 동반 상승세를 펼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제조업 지표가 6년 5개월 만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증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2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72포인트(1.45%) 오른 1945.50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228.68포인트(1.4%) 상승한 1만6620.66포인트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66.18포인트(1.47%) 오른 4570.61로 거래를 마쳤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와 원자재 업종이 각각 2.96%와 2.84% 급등하며 상승을 주도했다. 소비재와 산업 업종도 1.77%와 1.51% 오르며 힘을 보탰다.

다워 브릿지 어드바이저스의 마리스 오그 대표는 “중국의 경기 둔화 이후 계속된 원유 재고 과잉이 마침내 해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생산이 감소하고 가격 역시 안정화되는 것은 미국 증시가 바닥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다”고 설명했다.

◇ 국제유가, 美 셰일 생산감소 전망에 급등…WTI 31달러 돌파

이날 증시 상승은 국제유가가 일등공신이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84달러(6.2%) 급등한 31.48달러를 기록했다. 한 때 8% 가까이 급등하며 32달러를 돌파하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 폭이 다소 둔화됐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1.68달러(5.09%) 급등한 34.69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급등한 것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수급 전망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IEA는 중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미국의 셰일 오일 생산량이 하루 60만배럴 감소하고 내년에도 추가적으로 하루 20만배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내년까지 공급과잉 규모가 상당 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전세계 원유 생산 증가율 둔화로 내년까지 원유 재고는 하루 10만배럴 늘어나는데 그치고 2018년에는 4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하루 200만배럴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과거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유가가 급락하면 생산량을 줄여왔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생산량을 오히려 늘려왔다. 유가가 더 떨어지면 미국 셰일 오일 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일 것이란 판단에서다. 러시아 역시 최대 생산량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IEA는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셰일 오일 생산량이 감소하겠지만 유가가 반등한다면 다시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셰일 오일 업체들 가운데 국제 유가가 50달러 아래에 머물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IEA는 또 올해 원유 개발 투자가 지난해 24% 감소한데 이어 올해도 17%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986년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감소한 것이다.

미국의 셰일 오일 시추기 가동 건수도 계속 감소하고 있다.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 시추기 가동건수는 413개에 그치며 2009년 이후 최저치 행진을 이어갔다.

OPEC 사무총장의 발언도 앞으로 호재가 될 전망이다. 압달라 살렘 엘-바드리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은 이날 국제 유가 급락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비OPEC 회원국과 기꺼이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한 회의에 참석, 이같이 말했다. 엘-바드리 사무총장은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직면한 공급 과잉 문제가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고 과잉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며 미국이 원유 수입을 지속하면서 그렇게 많은 재고를 유지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이 수출을 원하지만 동시에 원유를 수입해 저장하고 있다"며 "뭔가 이유가 있겠지만 미국의 이같은 행보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날 '저유가현상'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걸프 아랍지역 산유국들에게 정부지출 삭감과 새로운 조세를 통한 재정 재원 확보를 촉구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아부다비 연설에서 걸프협력기구 6개국에 공통의 부가가치세를 도입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조치는 법인소득·재산세와 함께 정부재정 확충을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 2월 제조업 PMI, 6년 5개월 최저

이번 달 미국의 제조업 활동 팽창 속도는 예상보다도 큰 폭으로 둔화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날 금융정보 서비스업체 마킷은 미국의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51.0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에 비해 1.4포인트 하락한 것이며 시장 예상치 52.3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지난 2009년 9월 이후 최저치다.

선행지표인 신규주문지수가 53.6에서 51.7로 떨어졌다. 생산지수도 53.2에서 51.3으로 둔화됐다.

마르키트의 크리스 윌리엄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년간 미국 공장들은 최악의 경제 상황을 겪고 있다”면서 “주문 예약을 포함해 생산량, 수출, 고용, 재고, 물가 등이 모두 약세를 보이며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 달러 '3주 최고' 英 파운드 '7년 최저'

달러는 국제 유가 급등과 증시 반등에 힘입어 3주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영국 파운드화는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제기되며 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66% 상승한 97.40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1.02% 급락한 1.1019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36% 오른 112.95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1.69% 급락한 1.41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에버코어 ISI의 스탠 쉬플리 외환 전략분석가는 "영국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영국은 오는 6월23일 유럽연합(EU) 탈퇴 여부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영국 집권 보수당의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은 지난 21일 "EU 잔류는 영국 민주주의의 침식을 가져올 것"이라며 "EU 탈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 금값은 국제유가 급등과 증시 반등 영향으로 나흘 만에 다소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20.7달러(1.7%) 급락한 1210.1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18.9센트(1.2%) 하락한 15.184달러에 마감했다.

백금과 팔라듐 가격도 각각 1.9%와 0.1% 하락했다. 반면 구리 가격은 1.9% 급등했다.

◇ 유럽 증시, 원자재 가격 상승에 일제히 올라

유럽 주요국 증시도 이날 상승 마감했다. 구리와 원유 등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광산주가 선전하면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우려가 상쇄됐다. HSBC의 4분기 어닝쇼크도 긍정적인 시장분위기에 묻혀버렸다.

범유럽지수인 FTSE유로퍼스트300지수는 전장 대비 1.65% 상승한 1306.30에 거래를 마쳤다. 스톡스600지수는 전장 대비 1.67% 전진한 331.82에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 우량주인 스톡스50지수는 2.19% 오른 2933.91에 마감했다.

국가별로 영국 FTSE100지수는 전장 대비 1.47% 상승한 6037.73을 기록했고, 독일 DAX30지수는 1.98% 오른 9573.59를 나타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1.79% 전진한 4298.70에 거래를 마쳤다.

유로존 경제지표의 부진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완화 기대에 힘이 실린 점도 호재로 반영됐다. 금융정보 서비스업체 마킷이 집계한 유로존의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는 51.0으로 전달보다 1.3포인트 하락했다. 1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같은 달 서비스업 PMI도 53.0으로 전달보다 0.6포인트 떨어졌다. 13개월 만에 최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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