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금리인상 우려에 1%대 급락…'하루 만에' 제자리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6.05.18 05:28

뉴욕 증시가 경기 지표 호조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위원들의 ‘6월 금리 인상’ 발언 영향으로 일제히 급락했다. 국제유가가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지 못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19.45포인트(0.94%) 하락한 2047.21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역시 180.83포인트(1.02%) 내린 1만7529.98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59.73포인트(1.25%) 떨어진 4715.73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는 경기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발목이 잡혔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금리 인상 두려움으로 바뀐 셈이다.

소비 관련 업종 지수가 1% 넘게 하락했고 유틸리티 업종 지수도 1.4% 떨어졌다. 에너지와 원자재 업종 지수는 각각 0.29%와 0.26% 오르며 선전했다.

◇ 산업생산 0.7%↑ 1년 반 만에 최대폭 증가

4월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0.7% 증가하며 2014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치 0.3% 증가를 2배 이상 웃돌았다.

제조업 생산 역시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 4월 소매판매가 1.3% 증가하며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올 들어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수출 중심의 미국 공장 전체에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블룸버그통신은 해석했다.

샘 불러드 웰스파고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렁에 빠져있던 미 제조업이 살아났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보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며 글로벌 경기둔화가 걸림돌이라고 분석했다.

◇ 4월 소비자물가지수 0.4%↑, 3년여 만에 최대 상승

4월 물가상승률도 기대를 웃돌며 3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미 노동부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4% 올랐다고 밝혔다. 0.1%의 상승폭을 보였던 3월보다 개선된 건 물론 2013년 2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0.2% 올라 전달 0.1% 상승폭을 상회했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는 3월 2.2% 증가에서 2.1% 증가로 낮아졌다.

휘발유 가격이 4년 만에 최고를 기록하면서 물가상승을 이끌었다. 고용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소비자의 지출을 부추긴 것도 한 몫 한 것으로 분석됐다.

데이비드 슬론 4캐스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임금이 매우 천천히 오르면서 물가에 상승압력이 가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임금 인상 속도가 매우 더디다는 점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올리려면 좀 더 확신이 필요하다고 슬론은 지적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4월 주택건축착공 건수는 연율 기준 6.6% 증가한 117만건을 기록했다. 110만건을 보인 전달보다 늘었고, 전문가 예상치인 113만건도 웃돌았다.

◇ 美 연준위원 "올해 3번 금리 인상도 가능"

연준 위원들의 금리 인상 발언도 악재로 작용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올해 최대 3번까지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르면 6월에 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먼저 윌리엄스 총재는 워싱턴DC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경제지표들이 양호하고 안도감을 주고 있다”며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점진적이라는 말은 올해 2~3번의 금리 인상이 이뤄진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도 경기지표들이 미국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고 있음을 가리키고 있다며 2번 내지 3번의 금리 인상은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록하트 총재 역시 이날 토론회에서 “올해 2번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아마 3번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6월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FOMC 직후인 23일 영국의 유로존 탈퇴 투표가 진행되기 때문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투표 결과를 지켜본 후 행동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11월 이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종전 42%에서 55%로 상향 조정했다.

◇ 국제유가, 7개월 '최고치'…WTI 48달러 돌파

국제 유가가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 전망과 산불에 따른 캐나다의 산유량 축소 우려로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59달러(1.2%) 오른 48.31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0.34달러(0.69%) 오른 49.3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로이터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는 320만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캐나다의 산불 확산으로 유전이 몰려있는 포트맥머리 지역에서 4000명이 대피했다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당분간 캐나다의 셰일오일 생산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 달러 ‘보합’ 금값 ‘강보합’

달러는 경기지표 호조로 급등했지만 이내 하락하며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 수준인 94.56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달러 인덱스는 장초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산업생산 지표가 기대를 웃돌면서 94.71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가격변동이 큰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가 3월 2.2%(연간기준)에서 4월 2.1%로 감소한데 주목하며 하락 반전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며 94.33까지 밀렸다.

이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며 보합권에서 공방을 펼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1.1311달러, 엔/달러 환율은 109.08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모두 전날 수준에서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국제 금값은 달러와 증시 부진 영향으로 사흘 연속 상승했다. 하지만 경기지표 호조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오름폭이 제한됐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2.7달러(0.2%) 상승한 1276.90달러를 기록했다.

◇ 유럽 증시, 자동차 부진에 혼조

등락을 거듭하던 유럽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유가를 비롯한 상품가격이 오르며 증시를 떠받쳤지만 자동차 종목의 약세가 부담이 됐다.

이날 스톡스유럽600 지수는 전장과 거의 동일한 334.72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한때 1.2%의 상승폭을 보였다가 0.4%까지 밀리는 등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다.

프랑스 CSC40 지수와 독일 DAX 지수는 각각 0.34%, 0.63% 밀린 4297.57, 9890.19를 기록했다. 유일하게 상승 마감한 영국 FTSE100 지수는 0.27% 오른 6167.77에 문을 닫았다.

상품가격 상승에 힘입어 관련 업종은 오름세를 보였다. 앵글로아메리칸과 글렌코어 주가는 각각 2.3% 이상 뛰었고 이는 광산업종 전체 주가가 오르는 데 기여했다.

반면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주가는 5주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HSBC홀딩스가 자동차 부문 산업에 대해 기존 '중립' 입장에서 '비중미달(underweight)'로 하향조정했기 때문이다.

엑세인 BNP 파리바도 피아트-크라이슬러에 대한 평가를 내렸고 이후 피아트-크라이슬러 주가는 6.5% 폭락했다.

램프자산운용 측은 "시장 변동성이 매우 좁은 폭 안에서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를 깨려면 올해 안에 새로운 상승세를 봐야 하지만 지금으로선 (언제일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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