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6년 독립선언을 한 미국은 1783년 파리조약에서 독립이 승인될 때까지 자국 화폐가 없었다.
당시 미국에선 영국·프랑스·스페인의 지폐와 금화는 물론 주(州)마다 발행한 화폐까지 혼용돼 쓰였다. 각 주는 정치 동맹으로 느슨하게 묶여 있을 뿐이었다.
결국 1785년 13개 주 대표가 참여하는 대륙회의(연방의회 전신)가 열리게 됐다. 주 대표들은 화폐 단일화에는 쉽게 합의했지만 어떤 화폐로 단일화를 해야되는지에 대해서는 격론을 펼쳤다.
무게나 길이·질량 등 도량형은 영국의 기준을 받아들였지만 파운드화를 쓰기엔 무리가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 국민들의 영국에 대한 반감도 있었지만 중남미와의 교역을 통해 스페인 '다레라' 은화가 널리 통용되면서 이를 무시하고 파운드화만을 사용할 순 없었다.
결국 231년 전 오늘(1785년 7월 6일) 모든 주에서 승복하자는 의미로 만장일치의 형식을 갖춰 미국의 기준통화를 '달러화'로 채택한다. 보조단위인 '센트'와 십진법 체계도 함께 도입된다. 달러는 다레라의 미국식 영어 발음이다.
스페인을 거쳐 미국에 정착한 달러의 시초는 독일이다. 현재는 체코 영토인 신성로마제국 보헤미안 지방의 요아힘스탈 계곡에서 1519년 발견된 은 광산에서 만든 은화 '요아힘스탈러 그로센'의 줄임말 '탈러'가 달러로 바뀐 것. 탈러는 독일제국이 마르크화를 도입하기 전까지 화폐단위로 쓰였다.
대륙회의에서 달러를 채택했지만 실질적인 단일통화로 정착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각 주에서 자체 화폐를 찍었기 때문이다. 달러가 미국의 화폐로 자리잡은 건 연방지폐를 제외한 나머지 돈의 발행을 금지한 1913년 이후다.
이후 달러는 기축통화로 발돋움한다. 산업화를 빠르게 달성하고 국력을 축적한 미국은 1차 세계 대전을 전후로 영국을 밀어내고 세계 1위의 산업생산국으로 올라선다. 결국 전 세계 교역량의 60%, 외환보유액의 50%까지 육박했던 파운드화는 영국이 1931년 금 태환을 중단하면서 위치가 격하됐다.
파운드화의 자리를 달러가 대신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달러의 시대'가 열리면서 교역·금융 등 국제 거래에서 패권을 누리게 된다. 그러다 1971년 8월 15일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이제 달러를 금과 교환해 주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새 국면을 맞는다.
그전까지 금과 달러는 '1온스=35달러'로 고정돼 있었다. 닉슨에 의해 2차 대전 이후부터 당시까지 유지되던 금-달러 본위제와 고정환율제도가 붕괴된 것. 이후 각국의 통화가치가 미국 달러의 가치에 대비해 움직이는 '달러 본위제'가 시작됐다. 이때부터 세계 각국의 경제가 미국 경제의 정책 변화에 영향을 받는 상황이 이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