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엇갈린 실적·경기지표, 차익실현에 하락…다우 0.42%↓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6.07.22 05:29

뉴욕 증시가 사상 최고치 행진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과 국제 유가 급락 등의 영향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 9일간 상승세를 이어가던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아홉수(9)를 넘지 못했고 사상 최고치 행진도 7일에서 멈췄다.

2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7.85포인트(0.36%) 하락한 2165.17을 기록했다. 다우 지수 역시 77.80포인트(0.42%) 내린 1만8517.23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도 16.03포인트(0.31%) 떨어진 5073.9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 증시는 기업들의 엇갈린 실적 영향으로 혼조세를 나타냈다. 인텔은 기대 이상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매출이 예상을 밑돌면서 4% 하락하며 부담을 안겼다. 반면 퀄컴과 바이오젠은 예상을 웃도는 성적표를 내놓으면서 각각 7.4%와 7.6% 상승했다. 여기에 국제유가도 2% 넘게 급락하면서 낙폭이 커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9월에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임을 시사하면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경기지표도 다소 엇갈렸다. 고용과 부동산 지표는 호조를 보인 반면 제조업 지표는 부진했다.

업종별로는 산업과 에너지 업종이 각각 1%와 0.9%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반면 유틸리티와 헬스케어는 각각 0.55%와 0.35% 올랐다.

◇ ECB 예상대로 "기준금리 동결, 추가 경기부양책 9월로"

유럽중앙은행(ECB)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하지만 엄청난 불확실성과 경기 하락 가능성을 인정하며 오는 9월에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ECB는 21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기준금리인 재융자금리를 0%로 동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단기수신금리(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0.40%와 0.25%로 유지했다.

ECB는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통화정책위원회는 상당 기간 주요 정책금리를 현재와 같거나 더 낮은 수준으로 가져갈 것으로 본다"며 “적어도 내년 3월까지 매월 800억유로 규모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지속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더 연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브렉시트에도 불구하고 ECB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급변했던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브렉시트 충격이 실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경기지표를 통해 확인한 다음 보다 적절한 처방을 내리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시장의 실망감을 차단하는 역할은 마리오 드라이 총재가 맡았다. 그는 정책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목표 달성을 위해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이를 위한 능력과 의지, 준비가 모두 돼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드라기 총재의 발언에 대해 ‘중립적’이란 평가를 내렸다. 경기 부양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을 차단하면서 ECB가 9월까지 상황을 지켜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제공했다는 설명이다.

카스텐 브리제스키 ING 이코노미스트는 “대체로 오늘 회의는 기억에서 금방 사라질 것 가운데 하나였다”며 “9월에 추가적인 행동이 가능함을 시사했지만 단정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드라기 총재는 브렉시트의 영향에 대해 “유로존 금융시장은 높은 회복력을 바탕으로 불확실성과 변동성 증가에 잘 대처해 온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필요한 경우 중앙은행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것과 경기 확장적 통화정책도 시장의 충격을 줄이는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브렉시트 이후 나온 유럽의 경기 지표는 다소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유럽경제연구센터(ZEW)가 애널리스트와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7월 독일 투자자 신뢰지수는 –6.8을 기록했다. 이는 2012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이탈리아 은행들의 부실 문제는 가장 큰 골칫거리다. 드라기 총재는 부실채권 시장이 잘 작동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관련 법안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물가상승률 전망에 대해서는 “앞으로 몇 달 동안은 매우 낮게 유지되겠지만 올해 후반부터는 오르기 시작하고 내년과 2018년에는 더 상승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도 양적완화 축소에 대해서는 “논의한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또 자산매입 프로그램의 매입 대상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세부적인 문제가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며 필요하다면 재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유럽 증시는 ECB가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을 내놓지 않으면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전날보다 0.07% 하락한 340.58을 기록했다. 영국과 프랑스 증시는 하락한 반면 독일 증시는 소폭 오름세로 마감했다.

◇ 고용‧부동산 지표 ‘호조’ vs 제조업 지표 ‘기대 이하’

이날 발표된 경기지표는 다소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먼저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1000건 줄어든 25만3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26만건을 밑도는 것이다. 변동성이 적은 4주 평균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1250명 줄어든 25만7750명이었다.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009년 봄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지난 4월에 40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고용 강세 여부를 판단하는 30만건을 72주 연속 밑돌고 있다.

지난 7월9일로 끝난 주간까지 일주일 이상 실업수당 혜택을 받은 사람들의 수는 2만5000명 줄어든 212만8000명을 기록했다.

부동산 지표는 호조를 이어갔다. 경기 회복과 낮은 모기지 금리에 힘입어 미국의 기존주택판매가 9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이날 6월 기존주택판매가 전월대비 1.1%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557만건 수준으로 2007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월 기존주택판매가 0.7% 줄어든 549만건으로 예상했었다.

반면 5월 기존주택판매는 553만건에서 551만건으로 소폭 감소했다.

이처럼 주택매매가 활발해 진 것은 고용시장 성장 지속과 임금 상승, 역대 최저 수준인 모기지 금리 등의 3박자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조업 지표 선행지표인 필라델피아 연은 지수는 전월 4.7에서 7월 –2.9로 하락했다. 전문가 예상치 3.5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 국제유가, 美 휘발유 재고↑ 공급과잉 우려 재현…WTI 2.2%↓

국제 유가가 미국의 휘발유 재고 증가 소식에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2% 넘게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달러(2.19%) 하락한 44.75달러를 기록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1.01달러(2.14%) 내린 46.1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하락한 것은 미국의 휘발유 재고 증가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는 지난주 원유 재고가 230만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5월말 이후 9주 연속 감소한 것이며 전문가 예상치 210만배럴 감소를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원유와 정제유 전체 재고는 262만배럴 증가했다. 본격적인 휴가가 시작되면서 휘발유 소비가 늘어나는 기간이지만 휘발유 재고는 91만1000배럴 늘었다.

ABN 암로의 한스 반 글리프 에너지 이코노미스트는 "브랜트유는 현재 수준에서 5달러 하락한 42~43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하락 위험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 日 엔화 가치, 구로다 총재 발언 영향 1% 가까이 급등…금값 1330달러 돌파

일본 엔화 가치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 발언 영향으로 1% 가까이 급등했다. 4개월 최고치를 기록했던 달러는 소폭 하락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95% 급락한 105.81엔을 기록하고 있다. 한 때 107엔까지 상승하며 6주 최고치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구로다 총재의 발언이 전해진 이후 하락 반전했다.

구로다 총재는 이날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앙은행의 대규모 양적완화를 의미하는 ‘헬리콥터 머니’ 실현 가능성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일본에서 헬리콥터 머니 정책을 시행할 필요성도 없고 가능성도 없다”고 말했다.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16% 내린 96.99를 나타내고 있다. 전날 달러 인덱스는 97.233까지 상승하며 3월10일 이후 최고치를 가리키기도 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과 같은 1.101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ECB가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추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지 않으면서 큰 영향이 없었다.

한편 국제 금값은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동결과 달러 약세 영향으로 1330달러 선을 회복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1.7달러(0.9%) 오른 1331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은 가격은 전날보다 20.2센트(1%) 상승한 19.815달러로 마감했다. 백금과 팔라듐은 각각 1.5%와 1.4% 급등했고 구리도 0.2%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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