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지표 부진·유가 급락에 혼조…나스닥만 0.43%↑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6.08.02 05:20

뉴욕 증시가 대형 IT 기업들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국제 유가 급락과 기대에 못 미친 경기지표 영향으로 혼조세를 나타냈다.

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6포인트(0.13%) 하락한 2170.84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27.73포인트(0.15%) 떨어진 1만8404.51로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종합 지수는 22.06포인트(0.43%) 오른 5184.2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 증시는 장 초반부터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국제 유가 급락으로 에너지 업종이 하락하면서 S&P500과 다우 지수는 하락 출발했다. 오전 한 때 상승 전환했지만 오후 들어 두 지수는 모두 하락세로 돌아섰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애플과 알파벳의 선전에 힘입어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애플과 구글 주가는 각각 1.8%와 1.2% 올랐다. 특히 애플은 지난주 실적 발표 이후 9% 이상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 업종 지수가 3.33% 급락하며 하락세를 주도했고 통신과 원자재 업종도 각각 0.95%와 0.66% 내렸다.

◇ 경기지표 ‘기대 이하’… 브렉시트 우려 반영

이날 발표된 제조업 지표는 다소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먼저 전미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지난 7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6을 기록했다. 전월 53.2는 물론 전망치 53.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만 기준인 50을 5개월 연속 웃돌고 있어 경기 확장 국면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선행지표인 신규주문지수가 57.0에서 56.9로 0.1p 낮아졌고 고용지수는 50.4에서 49.4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주문과 생산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용 축소에 나선 것은 경제 상황을 우려한 기업들이 비용절감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웰스파고의 샘 불러드 선임 연구원은 "기업 경영인들은 여전히 경계감을 갖고 있다"며 "이런 환경에서는 투자 및 고용을 더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마킷이 발표한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는 52.9를 기록했다.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며 전문가들의 예상과 일치하는 수준이다. 6월 제조업 PMI는 51.3을 기록했었다.

부동산 지표는 예상과 달리 나빠졌다. 6월 건설지출은 전월대비 0.6% 감소하며 전문가 예상치 0.5% 증가에 크게 못 미쳤다.

주택 건설지출은 0.1% 감소하는데 그쳤지만 상업용 건설지출의 경우 전월보다 1.0% 줄어들었다.

반면 지난 5월 건설지출은 0.8% 감소에서 0.1% 감소로 상향 조정됐다.

◇ 국제유가, 공급과잉 우려에 급락…WTI 3.7%↓ '약세장' 진입

국제 유가가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로 3% 넘게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54달러(3.7%) 급락한 40.06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8일 기록했던 51.23달러 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약세장(Bear Market)’에 진입했다. 한 때 배럴당 40달러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전날보다 배럴당 3.2% 내린 42.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급락한 것은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시아 고객에게 제공할 경질유 9월물의 가격을 배럴당 1.3달러 인하했다. 이는 최근 10개월 만에 가장 큰 인하 폭이다. 아시아 정유회사들이 10월부터 설비 점검에 들어가기 때문에 수요가 하루 100만 배럴 가까이 줄어들 것을 감안한 조치로 해석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7월 산유량이 3341만배럴를 기록했다는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6월 3331만배럴을 뛰어 넘으면서 역대 최고 수준을 이어갔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악영향을 미쳤다. 원유정보제공업체 베이커 휴즈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 시추기 가동건수는 3건 늘어난 374건으로 집계됐다. 5주 연속 증가하면서 미국의 셰일 오일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휘발유 소비가 늘어나는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미국의 휘발유 재고량이 45만2000배럴 증가했다는 소식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 달러 ‘강세’, 은 ‘2년 최고치’

달러는 엔화 약세와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소폭 상승하고 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11% 상승한 95.70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약보합권인 1.1168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24% 오른 102.30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달러가 이처럼 강세를 보인 것은 지난주 2% 급락하면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달러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주지 않았고 2분기 경제성장률도 기대에 못 미치면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일본 엔화의 경우 일본은행(BOJ)이 주가지수연동형 상장지수펀드(ETF)의 매입 금액을 3조3000억엔에서 6조엔으로 두 배 가까이 늘리기로 했지만 경기 부양책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12월까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37%로 보고 있다. 이는 2주전 48%에 비해 10%포인트(p) 낮아진 것이다. 2분기 성장률이 부진하면서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확산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기지표 부진으로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후퇴하면서 금값에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국제 은 가격은 2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2.1달러(0.2%) 상승한 1359.6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15센트(0.7%) 오른 20.50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14년 7월30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 유럽증시, 은행주·유가 하락에 일제히 내려

유럽 증시가 은행주 부진과 국제 유가 하락 영향으로 일제히 내렸다.

이날 유럽 증시에서 범 유럽 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6% 하락한 339.86을 기록했다.

영국 FTSE 지수는 0.45% 하락한 6693.95를, 독일 DAX 지수는 0.07% 떨어진 1만330.52로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CAC 지수는 0.69% 내린 4409.17로 마감했다.

이날 유럽 증시는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이탈리아와 아일랜드, 스페인 은행들의 건전성이 좋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관련 주들이 약세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유니 크레딧이 9.4% 하락한 것을 비롯해 바클레이즈와 도이치뱅크도 각각 2%와 2.6% 떨어졌다.

경기지표 부진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지난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0을 기록했다. 예비치 보다는 0.1포인트 높아진 것이지만 6월 52.8에 비해서는 낮아진 것이다.

특히 영국의 제조업 PMI는 48.2를 기록, 최근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후폭풍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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