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고용 지표 부진으로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후퇴하면서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국제 유가가 3% 가까이 급등했고 주요 원자재 가격이 오른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이 3일 연휴를 앞두고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상승 폭이 제한됐다.
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9.12포인트(0.42%) 오른 2179.98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72.66포인트(0.39%) 상승한 1만8491.96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22.69포인트(0.43%) 오른 5249.90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간 기준으로 S&P500과 다우 지수는 각각 0.5% 상승했고 나스닥 지수는 0.6% 올랐다.
월가는 고용 지표 부진으로 9월에 기준금리를 올리기 힘들 것이란 신호로 해석했다. 연방기금선물 거래에 반영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측정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27%에서 고용지표 발표 직후 24%로 낮아진 후 한 때 12%까지 급락했다.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도 39.8%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유틸리티 업종이 1.24% 급등했고 에너지와 원자재 업종도 각각 0.84%와 0.83% 올랐다. S&P500 10개 업종 모두 상승세를 나타냈다.
한편 오는 5일 뉴욕 증시는 노동절을 맞아 휴장한다.
◇ 美 8월 고용지표, 예상 못 미쳐…실업률은 제자리
미국의 지난달 고용이 둔화세를 보이며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 실업률은 3개월째 제자리 걸음이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지난달 비농업부문 고용자 수가 전달에 비해 15만1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27만5000명으로 폭증했던 지난달 수치와 예상치(18만명)에 모두 못 미친 것이다.
실업률은 4.9%를 기록해 예상과 동일, 3개월째 같은 값을 유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현재까지 매달 평균 18만2000명 수준으로 고용자 수가 증가해왔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와 재작년에 비해선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경제 성장을 유지하는 데 매달 14만5000명이 증가해도 충분하다고 진단한 만큼 이번 고용 지표가 실망스런 수준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이번 고용 지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0~21일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데 참고할 중요 요소가 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고용 지표가 예상에 못 미침에 따라 금리 인상 가능성이 후퇴됐다고 전했다.
◇ 美 7월 제조업수주, 전월比 1.9%↑…내구재주문은 4.4%↑
미국의 7월 제조업수주가 전월에 비해 1.9% 증가해 예상을 밑돌았다. 내구재주문 확정치는 4.4% 증가해 예상에 부합했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미국의 7월 제조업수주가 전달대비 1.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2.0% 증가에는 못 미친 것이다. 하지만 6월 1.5% 감소한 것에 비해선 개선됐다.
운송을 제외한 제조업수주는 0.2% 증가했다. 7월 수주잔고는 0.1% 하락해 2014년 6월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7월 내구재주문은 전월대비 4.4% 증가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이전치와 동일한 수준이다.
◇ 美 7월 무역적자, 395억달러…예상보다 줄어
미국의 7월 무역수지 적자가 예상보다 더 줄어들었다. 수출이 10개월 만에 최대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7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전달보다 11.6% 감소한 395억달러(약 44조1215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427억달러 적자보다 더 적다. 6월 적자폭은 종전의 445억달러에서 447억달러로 상향 수정됐다.
수출은 전월에 비해 1.9% 증가한 1863억달러로 지난해 9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수입은 전월보다 0.8% 감소한 2258억달러로 나타났다.
◇ 국제유가, 美 고용지표 부진+러 산유량 동결 참여 시사에 급등
국제 유가가 미국의 고용 지표 부진으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3% 가까이 급등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산유량 동결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힌 점도 유가를 끌어 올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28달러(2.97%) 급등한 44.44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1.27달러(2.77%) 오른 46.7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주간 기준으로 WTI 가격은 약 7% 하락했고 브랜트유 역시 6% 넘게 떨어졌다.
러시아가 산유량 동결에 동참할 것이란 전망도 호재로 작용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경제적 감각과 논리상 모종의 타협을 모색하는 것이 옳다"며 "(산유량 동결이) 글로벌 원유시장을 위한 옳은 결정임을 모두가 이해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특히 이란이 산유량 동결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산유량 동결에 동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이란이 경제 제재로 인해 원유 생산이 줄어든 상황에서 산유량 동결을 요구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4월의 경우 이란 참여 문제를 놓고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에 이견이 발생, 산유량 동결 합의에 실패했었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회의에서 산유량 동결 합의가 나올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 셈이다.
하지만 미국의 원유 시추기 가동건수가 증가세를 이어갔다는 소식에 유가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됐다. 원유정보 제공업체 베이커 휴즈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 시추기 가동건수는 1건 늘어난 407건을 기록했다. 최근 10주 가운데 9주 상승한 셈이다.
◇ 달러, 연내 금리인상 전망+래커 총재 발언에 '강세'… 금값 0.7%↑
달러가 고용 지표 부진으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급락했지만 다시 반등에 성공했다. 9월에 기준금리가 인상되지 않더라도 연내 인상 전망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분석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금리 인상 시사 발언도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2% 상승한 95.85를 기록하고 있다. 고용 지표 발표 이후 95.19까지 하락한 후 서서히 반등, 오후 들어 강세로 돌아섰다.
달러/유로 환율은 0.37% 하락한 1.1155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74% 오른 103.99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마크 챈들러 외환 전략 부문 수석은 "고용 지표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없애줄 정도로 엉망이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래커 총재의 발언도 호재로 작용했다. 그는 이날 고용시장 성장이 몇 달 안에 크게 둔화하지 않는다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래커 총재는 이미 '테일러준칙'은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시사한다며 "연방기금(FF) 금리가 현재 수준보다 상당히 높아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테일러 준칙'은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학 교수가 1990년대에 고안한 것으로 금리 수준을 물가 상승률에 맞춰 조정하는 이론이다.
래커 총재는 '테일러준칙'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금리 목표는 3.3%라며 기준금리가 인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 지표 호조도 기준금리 인상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신규 고용이 지난해에 못 미치고 있지만 여전히 노동인구 증가를 흡수하는데 필요한 일자리보다 약 2배 더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9.6달러(0.7%) 상승한 1326.70달러를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강보합을 나타냈다.
국제 은 가격은 온스당 42.3센트(2.2%) 급등한 19.366달러에 마감했다. 은 가격은 지난 8월에 8% 급락했지만 이번 주에는 3.3% 올랐다.
구리는 강보합을 나타냈고 백금과 팔라듐은 각각 1.3%와 1.8% 상승했다. 주간 기준으로 구리는 0.3% 내렸고 백금과 팔라듐은 각각 1.4%와 2.9% 하락했다.
◇ 유럽증시, 美 고용지표 부진에 '급등'…4개월 반 최고치
유럽 증시가 미국 고용 지표 부진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후퇴에 힘입어 약 4개월 반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2일(현지시간) 유럽 증시에서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전날보다 2% 급등한 350.4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20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주간 기준으로도 2% 가까이 오르며 7월15일 이후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을 나타냈다.
독일 DAX 지수는 1.42% 오른 1만683.82를, 영국 FTSE 지수는 2.2% 급등한 6894.60으로 마감했다. 프랑스 CAC 지수도 2.31% 급등한 4542.17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럽 증시는 미국의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했다는 소식에 일제히 환호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올리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확산된 때문이다.
찰스 스왑의 쿨리 샘라 상무는 "고용 지표 발표 이후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20%대로 급락하는 등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며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경기 지표들은 최소 연내 한 차례 금리 인상을 지지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9월에 금리를 올리기는 힘들겠지만 12월에는 가능하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