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주소 통제권, 美 정부서 민간으로 완전 이양

최광 기자
2016.10.02 14:26

미 상무부, ICANN과 주소 관리 감독 대행 계약 9월30일로 종료…1일부터 ICANN에 감독권한도 이양

ICANN /사진=블룸버그

전 세계의 인터넷 주소 관리 권한이 미국에서 다자간 민간기구 국제인터넷주소기구(ICANN)으로 1일(현지시간)부터 완전 이양됐다. 인터넷 주소관리의 통제권이 미국에서 ICANN으로 이관되더라도 이용자들의 인터넷 사용에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ICANN과 미 상무부 산하 국가통신전보국(NTIA)은 ICANN과 맺은 인터넷 주소 관리 감독 대행 계약이 지난달 30일로 종료하자, 1일부터 완전히 ICANN으로 이양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006년 한차례 계약을 연장한 바 있다.

1일부터 ICANN은 인터넷 관련 기업, 공익단체, 각국 정부 대표, 개인, 전문가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인터넷 주소 관리 국제기구로서 미국 정부의 직접적인 통제에서 벗어난 완전독립 기구로 거듭나게 된다.

ICANN은 1998년부터 인터넷 주소관리를 위임하고 감독권은 NTIA가 갖는 계약을 체결했다. ICANN은 현재 350여 명의 직원에 미국 정부로부터 연간 1억3천만 달러의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2년 뒤인 2000년부터 ICANN에서 손을 뗀다는 계획이었지만, 자신들의 감독이 없으면 인터넷 주소체제 운영의 투명성 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지금까지 감독 계약을 유지해왔다.

ICANN을 "진정 중립적이고 전 지구적인" 기구로 만들어야 한다는 방침이 굳어진 것은 2013년 국가안보국(NSA)의 내부고발자 에드워드 스노든의 인터넷 사찰 폭로가 계기가 됐다.

미 정부가 인터넷 거버넌스를 독점적으로 갖고 있는 것에 대해 그동안 국제사회와 미 시민단체 일부는 이를 비판해왔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 정부가 국제연합(UN)처럼 정부 간 기구를 통해 공동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졌다.

미 정부는 정부 간 기구를 통한 관리는 특히 독재국가나 권위주의 국가들의 성향을 고려하면 인터넷에 대한 정부 통제와 검열의 길을 닦는 것이라고 판단, 정부대표들 외에도 다양한 인터넷 이해 관계자들이 참여해 합의제로 운영하는 체제를 만들어 '독립'시키기로 했다.

미국에서는 정부의 인터넷 통제권 ICANN 이양을 놓고 마지막 순간까지 이를 반대, 저지하려는 목소리와 움직임이 계속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을 비롯한 공화당 의원들이 ICANN 이양에 앞장섰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때 크루즈 의원과 대립했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도 이 문제에서만큼은 크루즈와 손잡고 반대 대열에 섰다.

크루즈 의원이 의회에서 저지 입법을 추진하다 실패했지만, 애리조나, 오클라호마, 텍사스, 네바다 3개 주의 주 법무부 장관이 29일 미정부 재산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등 이유를 들어 연방법원에 감독권 이양 금지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