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휘발유·항공유 재고 45일치뿐" 이란전쟁, 유가 폭등 일으키나

"세계 휘발유·항공유 재고 45일치뿐" 이란전쟁, 유가 폭등 일으키나

윤세미 기자
2026.05.06 13:16
 지난달 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주유소에서 한 남성이 차량이 기름을 넣고 있다./AFPBBNews=뉴스1
지난달 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주유소에서 한 남성이 차량이 기름을 넣고 있다./AFPBBNews=뉴스1

지난달 세계 원유 재고가 역대급으로 낮은 수준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오가던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 전쟁으로 봉쇄되자 부족한 공급을 메우기 위해 비축해둔 재고를 끌어다 쓴 영향이다. 재고 급감이 국제유가 급등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S&P 글로벌 에너지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전 세계 원유 재고는 지난달에만 약 2억배럴 감소했다. S&P 글로벌 에너지의 짐 버카드 리서치 총괄은 "일반적인 경우 한달 재고 변동폭은 수십만~100만배럴 사이"라며 "현재의 감소폭은 평소 대비 엄청난 속도"라고 진단했다.

버카드 총괄에 따르면 이란 전쟁으로 사라진 원유 공급량은 10억배럴에 이른다. 유가 상승으로 수요가 줄고 있긴 하지만 공급 감소 속도가 훨씬 가파르단 설명이다. 그는 "시장의 현실 자각은 불가피하다"면서 국제유가의 급격한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버카드 총괄은 현재 전 세계 원유 재고를 약 40억배럴로 추산했다. 그러나 이 중 상당량은 정유 시설의 원활한 가동과 파이프라인 압력 유지 등 시스템 운영을 위해 필수적으로 묶여 있어야 하는 재고라고 짚었다. 수치상의 재고와 달리 시장에 즉각 풀 수 있는 실질 물량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 역시 현재 전 세계 원유 재고가 약 8년 만의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휘발유, 디젤, 항공유 등 정제유 재고는 단 45일분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추산했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선 원유 재고 수준이 어떤 임계점 밑으로 떨어지면 가격이 걷잡을 수 없이 폭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변곡점이 이르면 몇 주 안에 닥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FT는 전했다.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제유가 전망치 상향도 이어진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지난 1일 보고서에서 올해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종전 배럴당 85달러에서 100달러로 올려잡았다.

바클레이즈는 "분쟁이 길어질수록 가격 충격은 더 크고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면서 현재의 공급 차질이 5월 말까지 이어질 경우 시장이 반영하는 올해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10달러 수준으로 재평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6일 아시아 시장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협상 진전을 언급하면서 배럴당 110달러 밑으로 내려왔다. 한국시간 오전 11시39분 기준 배럴당 108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2월28일 전쟁 시작 후 48% 넘게 올랐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윤세미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윤세미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