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트럼프 타워 新'셀카' 성지… 뉴요커 "백악관 입성 그날만…"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6.11.19 11:05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머물고 있는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 타워 앞에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서명훈 특파원

“이제 셀피(selfie, 셀카) 다 찍으신 분들은 이동해 주십시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는 뉴욕 맨해튼 트럼프 타워 앞 풍경이다. 방탄조끼와 헬멧, 자동소총으로 중무장한 경찰이 교통경찰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18일(현지시간) 오전 10시가 조금 안된 시각이었지만 이미 트럼프 타워 앞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주말을 앞두고 찾아온 관광객과 출근을 서두르는 뉴요커가 뒤엉키면서 쉽게 앞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교통 체증이 아닌 보행 체증이 심각했다.

영국 런던에서 온 줄리아 버스넬(29)씨는 "타임스퀘어를 둘러 본 후 트럼프 타워를 보기 위해 걸어왔다"며 "구글 맵으로 16분 걸리는 것으로 나왔지만 통제된 곳도 많고 사람이 너무 많아 30분 가까이 걸렸다"고 말했다.

지금 트럼프 타워 앞을 메우고 있는 사람들은 크게 네 부류였다. 경찰과 기자, 관광객이 대다수였고 인근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소수를 차지했다.

트럼프 타워가 새로운 뉴욕의 관광 명소가 되고 있지만 정작 뉴요커들은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인근 회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는 조나단 스콧(46)씨는 “평소 차를 가지고 출퇴근을 하는데 주차장 입구를 경찰이 차단해서 지금은 버스를 이용한다”며 “어서 빨리 (트럼프 당선인이)워싱턴으로 갔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트럼프 타워 주변은 경호를 위해 콘크리트 바리케이트가 설치됐고 주변 도로는 차량 통행이 금지된 상태다.

트럼프 타워에 입주해 있는 명품 업체들도 울상이라는 후문이다. 고객들이 물건을 구매하거나 교환을 하러 오기가 쉽지 않아서다. 트위터에는 트럼프 타워에 있는 구찌 매장에서 가방을 구매한 후 주차장까지 이동하는 동안 경찰의 검문을 3번이나 받아야 했다는 글까지 올라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머물고 있는 뉴욕 맨해튼 트럼프 타워 앞에서 기자들이 대기하고 있다./사진=서명훈 특파원

인근 법률회사에서 일하는 빌리 브룩스(38)씨는 "트럼프 당선인이 일주일에 한 번은 트럼프 타워로 오겠다고 하는데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며 "제발 뉴욕은 잊어 달라"고 말했다.

급기야 뉴욕시가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빌 드 블라지오 뉴욕 시장도 “지금까지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유례가 없는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제임스 오닐 뉴욕시 경찰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의)안전과 뉴요커들의 자유로운 이동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며 “트럼프 타워를 통과할 수 있도록 할 것이지만 보안검색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소매점이나 레스토랑 측과 손님들이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매일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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