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쓰레기 수입국인 중국이 갑자기 쓰레기 수입을 금지하면서 세계 각국이 혼돈에 빠졌다. 그동안 쓰레기 수출로 돈도 벌고 쓰레기 배출량도 줄일 수 있었는데, 대책을 마련할 시간도 없이 모든 게 중단된 것이다. 각국 정부가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당장 쓰레기를 처리할 방법이 없어 당분간 쓰레기 대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 "쓰레기 수입 중단하라"…시진핑 결정에 일사천리
중국의 쓰레기 수입 중단 결정은 지난해 4월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중국 공산당 중앙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 회의에서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쓰레기 수입이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국민 건강을 해치며 국격에도 맞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불과 3개월 뒤 국무원 산하 환경보호부는 플라스틱, 비닐, 섬유, 금속 등 24개 재활용 쓰레기를 수입 금지 품목으로 확정하고 세계무역기구(WTO)와 각국에 통보하는 등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했다.
중국은 2016년 세계 쓰레기의 56%인 730만t을 떠안은 쓰레기 수입대국이다. 유럽과 미국 등이 주요 수출국이다. 중국은 이들 지역으로 수출품을 실어 나른 뒤 돌아오는 자국 상선에 쓰레기를 담아 오는 식으로 수입 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 미국 환경보호단체 바젤액션네트워크(BAN) 조사로는 미국의 전자기기 쓰레기의 46%가 중국으로 향했다.
문제는 쓰레기 수입과 재활용 과정에서 심각한 환경오염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쓰레기 밀수도 기승을 부리면서 섞여 들어온 각종 유해물질이 아무런 처리 과정 없이 강과 바다에 버려졌다. 샤먼 관세청이 지난해 3월 담당 지역에서 적발한 쓰레기 밀수 규모만 2000t에 달했다. 칭화대 환경학과의 장젠궈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쓰레기 밀수업자들이 가치 있는 부분만 빼고 나머지는 무단 투기하는 일이 많았다"고 말했다.
◇ 각국 넘치는 쓰레기로 몸살…쓰레기 배출 감소 몸부림
중국이 올해부터 쓰레기 수입을 중단하면서 쓰레기 수출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영국, 아일랜드, 독일, 미국 등에서는 계속 쌓이는 쓰레기에 주요 쓰레기장과 쓰레기 재활용 업체에 과부하가 걸렸다. 영국의 과학전문 매체 피스(Phys)는 "중국의 갑작스러운 쓰레기 수입 중단으로 영국과 미국 등 주요 쓰레기 수출국들이 몇 개월 내 쓰레기 처리를 위한 방법을 찾아야 했다"면서 "갑자기 늘어난 쓰레기에 주차장까지 쓰레기장으로 변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중국을 대신해 다른 나라로 쓰레기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려는 노력도 있지만, 비용 등의 문제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의 한 재활용 쓰레기 업체를 운영하는 스티브 프랭크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 보내던 쓰레기를 인도, 파키스탄, 동남아시아 등 다른 나라로 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각국은 쓰레기 감축에 주력하고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슈퍼마켓 등 소매업계에 플라스틱이 없는 판매대를 만들라고 촉구했다. 유럽연합(EU)은 커피 컵과 비닐봉지 등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없애는 방안을 공개했다.
장 마르크 부르시에 유럽쓰레기·환경서비스연합(FEAD) 대표는 "중국의 재활용 쓰레기 수입 금지로 유럽 각국이 쓰레기 재활용 산업 발전에 더 집중하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된다"면서 "유럽 내에서 쓰레기를 재활용한 후 이를 중국에 수출하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