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전기차·로봇… 시진핑 미래 도시 '슝안신구' 가보니

슝안신구(중국)=진상현 특파원
2018.06.20 16:53

지난 4월1일 슝안시민서비스센터 본동 준공 등 준비작업 착착…'큰장 선다' 기회 찾는 지방 정부, 기업들로 북적

슝안신구 내 룽청현 시가지의 한 건물에 자리잡은 텐센트 사무실 모습./사진=진상현 베이징 특파원

6월19일 아침 베이징 북동쪽에 위치한 한국인들 집중 거주지 왕징에서 자동차로 2시간 가량을 달리자 슝안신구의 룽청현 시가지로 접어들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군 정도 되는 크지 않은 마을이지만 건물들마다 각종 건설, 전기, 인트라 투자 회사들의 간판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중국의 세번째 국가급 신구인 슝안신구의 초기 인프라 건설 시장을 보고 일찌감치 터를 잡은 기업들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4월 수도 베이징에서 남서쪽으로 100㎞ 정도 떨어진 곳에 슝안신구를 만들어 베이징의 도시기능을 분담하는 국가급 특구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베이징의 비수도기능 분산 핵심 지역으로 높은 수준의 사회주의 현대화 도시, 징진지(베이징-톈진-허베이성) 글로벌 도시 군락의 핵심 고리, 현대화 경제 시스템의 새로운 엔진, 친환경 최첨단의 고품질 발전을 추진하는 모범 도시를 건설한다는 목표다. 슝, 룽청, 안신 등 3개 현 행정 관할구를 비롯해 런추시 마오저우진, 거우거좡진, 치젠팡향과 가오양현 룽화향을 포함한 1770㎢에 조성된다. 지난 2012년 집권한 시진핑 국가 주석이 권력 기반을 공고히 한 후 '천년대계'를 목표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세계 2위 강국으로 떠오른 중국의 국가 역량이 총 결집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진핑의 도시'로 불리는 이유다.

지난 4월1일 준공한 슝안시민서비스센터로 가는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사진=진상현 베이징 특파원.

슝안신구 발표 1년만인 지난 4월1일 도시 조성 과정에서 행정 서비스 등을 맡을 슝안시민서비스센터 본동이 준공됐고, 8개 부속 건물도 속속 완공 중에 있다. 4월21일에는 슝안신구의 최종 마스터플랜에 해당하는 허베이 슝안신구 규획 요강 전문이 발표되는 등 '천년 도시'를 건설하기 위한 초기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일부 시가지를 빼면 대부분 농촌이던 이곳은 슝안신구 발표 후 부동산 거래가 중지됐다.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으로 막기 위한 조치다. 시민서비스센터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룽청현의 한 가전상가에서 일하는 한 주민은 "슝안신구 발표 이후 기업인들이 많이 찾아오는 등 이곳이 풍경이 크게 바뀌었다"고 전했다. 그는 "사무용 가전 수요는 늘어난 반면 가정용 가전 수요는 줄어들어 전체적으로는 매출은 이전만 못하다"면서도 "도시가 다 건설이 되고 나면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게 웃었다.

슝안시민서비스센터 본동을 오가는 셔틀버스 정류장은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어디서 왔는지 물어보니 인근의 바오딩시에서 온 공무원들이라고 한다. 국가적인 역점 사업인 슝안신구 조성 현장을 둘러보고 지원 및 연계 방안, 투자 기회 등을 찾기 위해서다. 바오딩시에서 투자쪽을 담당한다고 밝힌 한 방문객은 "슝안신구가 크게 발전하게 되면 모든 것을 자체적으로 다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우리처럼 주변에 있는 지역에도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민서비스센터에 도착하니 슝안신구가 추진하는 친환경 최첨단 도시 컨셉트를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경내 주차장에는 전기공유자동차들이 주차해 있었고 전기 충전기와 스마트그리드 기기 등이 갖춰져 있었다. 한쪽에 중국 바이두의 무인자동차인 아폴로의 브랜드와 '무인자동차 시험 구간이나 점유하지 말아달라'는 문구가 적힌 입간판도 눈에 띄었다. 이미 서비스를 시작한 행정서비스동에는 중국농업은행에서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각종 무인서비스 기기들과 로봇 도우미가 고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슝안시민서비스센터 경내 주차장 모습. 공유전기자동차와 전기충전기 등이 갖춰져 있다/사진 = 진상현 베이징 특파원

슝안신구는 앞으로2년 후인 2020년 대략의 도시 윤곽이 드러나고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즈음해 핵심 구역의 건설이 완료될 예정이다. 2030년이 되면 완벽한 녹색·스마트 도시로 경쟁력과 영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장기 프로젝트임을 감안하면 아직은 초기 기획 단계에 불과하지만 곧 대대적인 인프라 건설이 진행되는 만큼 관련기업들의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대부분의 큰 프로젝트는 모두 중국 기업들이 맡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제로 현지에 간판을 내건 기업들은 대부분 중국 기업이었고, 공유전기자동차, 무인 기기 등도 모두 중국 브랜드였다.

슝안신구 프로젝트에 정통한 한 한국인 소식통은 "대규모 투자건 등은 모두 중국 기업에 돌아간다고 봐야한다"면서 "우리 기업들은 너무 욕심 내기 보다 중국 기업들이 혼자할 수 할 수 없는 것을 협업하는 방식으로 기회를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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