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 폭격' 시한 임박, 이란 국민 공포 "전기·물 없이 어떻게…"

'발전소 폭격' 시한 임박, 이란 국민 공포 "전기·물 없이 어떻게…"

윤세미 기자
2026.04.07 17:01

[미국-이란 전쟁]

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멜랏공원에서 가족으로 보이는 이란 시민들이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AFPBBNews=뉴스1
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멜랏공원에서 가족으로 보이는 이란 시민들이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후통첩 마감 시한이 임박하면서 이란 국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트저널(WSJ)와 BBC 등 주요 외신은 이란 국민들의 목소리를 잇달아 전했다.

테헤란에 사는 한 남성(38)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통조림, 물, 보조 배터리, 비상등 등으로 구성된 생존 키트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핵심 인프라가 손상되면 우리가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비상 발전기를 구입하려는 이들도 늘고 있다.

WSJ은 취재를 위해 접촉한 이란 국민들 사이에선 희망보다 두려움이 컸다고 전했다. 이란 정부에 불만이 컸던 국민들은 전쟁 초기엔 정권 교체에 대한 희망에 부풀었지만 전쟁이 점점 장기화하면서 공포에 시달리고 있단 설명이다.

테헤란에 사는 한 유방암 환자(43)는 "인프라 공격 땐 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전쟁이 길어지고 인프라, 대학, 제약회사 등이 파괴되고 있어서 걱정이 아주 크다"고 말했다.

이란 국민들은 미국이 공격 강도를 높일 경우 이란 정부가 점점 더 강경해지고, 국가로서 기본적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실패 국가로 전락할 가능성까지 우려하고 있다.

테헤란에 사는 한 20대 여성은 "점점 더 깊은 늪으로 빠져드는 기분"이라면서 "한 달 후 물과 전기도 없이 사는 모습을 자꾸 떠올리게 된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국제법에 따라 "민간인 생존에 필수적인 시설물"에 대한 공격이 금지되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발전소를 실제로 폭격할 경우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본다.

파키스탄 주재 이란 대사 "결정적 단계…지켜보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동부시간 7일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를 시한으로 대규모 군사 작전을 경고한 상태다.

WSJ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미국 요구에 응할 가능성을 낮게 본다고 보도했다. 일부 미국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 역시 시한 안에 합의 타결 가능성에 회의적이라며 결국 공습 명령을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조건에서 확전을 피하려면 트럼프 대통령이 폭격 시한을 연장해야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3번이나 시한을 연장했다.

사진=X
사진=X

한편 파키스탄 주재 이란 대사 레자 아미리 모가담은 한국시간 7일 오후 2시30분경 X(옛 트위터)를 통해 "전쟁을 중단하기 위한 파키스탄의 중재 노력이 결정적이고 민감한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지켜보라"고 적었다.

이란 청소년·체육부 차관은 전국 청소년들에게 발전소를 둘러싸는 '인간 띠' 형성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알리레자 라히미 차관은 X(옛 트위터)에 "전국 각지 발전소 인근에서 신념과 성향을 초월해 손을 맞잡고 서서 '공공 인프라 공격은 전쟁 범죄'라는 메시지를 전하자"며 문화·예술인, 운동선수들의 참여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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