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또…英하원의장 "이대로면 3차투표 거부"

정한결 기자
2019.03.19 15:03

버코우 "동일한 내용 상정 불가", 다시 내부 걸림돌… 브렉시트 무산 가능성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다시 난관에 봉착했다. 20일까지 브렉시트 합의안을 3차 승인투표에 부친다는 영국 정부의 계획에 하원의장이 투표를 거부하겠다며 제동을 걸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존 버코우 영국 하원의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1604년부터 이어져 온 의회 관습에 따라 지난주 부결된 (브렉시트 2차) 합의안과 근본적으로 동일하거나 똑같은 안건을 상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단어 몇 마디를 바꾸는 것은 안 된다. 실질적인 내용이 달라져야 한다"며 정부가 재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두 차례 표결에 부쳤지만 모두 부결됐다. 지난 12일 2차 승인투표가 부결된 뒤 영국 하원은 협상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를 거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메이 총리는 오는 20일 합의안을 3차 승인투표에 부치고, 결과에 따라 브렉시트를 연기하겠다고 제안했다. 합의안이 가결되면 오는 21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를 6월 말까지 미룰 것을 요청하고, 부결되면 그 이상 장기 연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날 버코우 의장이 3차 승인투표를 사실상 거부하면서 이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합의안을 수정하려면 EU와의 재협상이 필요한데 21일 이전에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가 투표를 강행할 수도 있지만 의원들의 반발이 예상돼 이마저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U 측도 추가 재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한 EU 관료는 이날 블룸버그에 "EU 정상들은 사전 실무협상 없이 협상하는 것을 꺼려한다"면서 "(이번 정상회의에서) EU가 브렉시트 재협상을 할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계속 꼬이면서 브렉시트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영국이 브렉시트를 7월 이후로 연기해 EU에 남는다면, 오는 5월 EU 의회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 EU 의원의 임기는 5년으로, 앞서 EU 측은 영국이 빠지는 것을 감안해 정원수를 751명에서 705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영국이 EU 의회에 남게 되면 브렉시트 협상은 더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

브렉시트가 긴 기간 미뤄지고 협상 기간도 길어지면 영국 내에서도 제2 국민투표 등 다양한 브렉시트 대안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메이 총리는 지난 17일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3년 만에 다시 EU 의회 선거에 나서는 것은 영국 정치의 총체적인 실패를 의미한다"면서 "우리는 EU를 완전히 떠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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