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유명꽃시장에 마지막 꽃집이 사라졌다

정한결 기자
2019.04.18 06:39

싱겔꽃시장에서 마지막 생화 꽃집 문 닫아…관광객 오면서 현지인 떠나 사업 유지 어려워

암스테르담 싱겔꽃시장(Bloemenmarkt). /사진=네덜란드 관광청.

세계 유일의 '수상 꽃시장'으로 이름을 알린 암스테르담 싱겔꽃시장(Bloemenmarkt)을 가더라도 이제 꽃집은 볼 수 없게 됐다. 밀려오는 관광객에 사업 유지가 불가능해지면서 마지막 꽃집마저 문을 닫았다.

16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싱겔꽃시장 내 마지막 꽃집을 운영하던 마이클 사알루스는 이날 가게 문을 완전히 닫았다. 1943년부터 같은 장소에서 이어 온 가업이었지만 최근 사업 유지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사알루스는 "가게에 들어 온 관광객들이 사진 찍기에만 몰두하면서 기존의 고객들에게 꽃을 판매하기가 어려워졌다"면서 "내 사업을 망치는 관광객들에게 질려 버렸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밀려오는 관광객들이 물건은 사지 않은 채 사진만 찍는 가운데, 네덜란드 현지인들은 한적한 꽃집을 찾아 떠나면서 더 이상 싱겔꽃시장에서 꽃을 사지 않고 있다는 것. 사일루스는 이에 싱겔꽃시장을 떠나 본래 위치에서 750m 떨어진 곳에서 꽃집을 다시 열기로 했다.

1862년 설립된 싱겔꽃시장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세계적인 관광지다. 200년 가까이 생화를 주로 판매해왔지만 10년 전부터 취급품이 바뀌었다. 싱겔꽃시장 내 위치한 총 16개의 가판에서는 나막신, 자석, 대마 나무, 나무·플라스틱 조화, 구근 등이 팔리고 있다. 안 팔리는 생화 대신 관광객 수요에 맞춰 기념품 위주로 판매하게 된 것이다.

사알루스는 "꽃을 파는 사람이 한 명 더 있지만, 그는 구근만 취급한다"면서 "손에 흙을 묻히면서 꽃다발을 만든 이는 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암스테르담 시 당국이 자석 등 기념품 판매를 허용해 이 사태가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에 암스테르담을 찾은 관광객은 1900만명이다. 2025년에는 2300만명으로 뛸 전망이다. 반면 암스테르담 인구는 총 85만명으로, 이들은 밀려오는 관광객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거 환경이 급격하게 바뀌면서 현지인들이 도리어 밀려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부동산 투기 자본도 암스테르담에 뛰어들면서 지난 5년 간 집값은 연 평균 10% 가까이 올랐다. 대마초와 홍등가를 찾아 온 관광객들의 소란으로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또 관광객 위주의 상점 및 음식점이 많아지면서 정작 현지인들이 갈 곳은 없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시 당국은 관광품 상점을 관광지에만 개업할 수 있도록 했으며 신설 주택의 임대를 금지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홍등가 투어 및 외국인에 한해 대마초 판매도 금지했다. 공공장소에서 지나치게 시끄럽게 굴면 140유로(18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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