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 부활시킨 윤윤수 회장, 9000억원대 부자 되다

강민수 기자
2019.06.24 16:39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 약 4600억으로 휠라 인수 … 현재 시총 5조원 달해 <br> 뉴트로 감성으로 '제2전성기' 맞아 … 디스럽터2, '2018 올해의 신발' 선정

휠라 윤윤수 회장 인터뷰/류승희 인턴기자 grsh15@ / 사진=류승희 인턴기자 grsh15@

90년대 '아빠 신발'로 불리던 휠라가 '뉴트로' 감성으로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를 사로잡았다. 망해가던 휠라 브랜드를 되살린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은 1조원에 가까운 재산을 지닌 자산가가 됐다.

24일 미 블룸버그통신은 스포츠 브랜드 휠라를 인수해 부활시킨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의 일화를 조명했다.

윤 회장이 휠라코리아를 통해 휠라를 인수한 것은 12년 전이다. 1911년 이탈리아에서 시작한 휠라는 2003년 미국 사모펀드 서버러스에 이미 매각된 상태였다. 매출 하락과 사모펀드의 과도한 투자로 2000년대 휠라의 전성기는 끝난 듯 보였다.

그러나 2007년 1월, 윤 회장이 4억달러(약 4630억원)를 들여 휠라 브랜드와 자회사를 인수하며 이야기는 달라졌다. 1991년 휠라 한국 사업 대표로 연 150만달러의 연봉(17억3600만원)을 받던 그가 회사를 인수하자 당시 언론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고 표현했다. 윤 회장은 2010년 유가증권시장에 휠라코리아를 상장했다. 지난해 초 이후 휠라코리아 주가는 400% 넘게 뛰었고, 현재(24일 기준) 시가총액은 4조8892억원에 이른다. 윤 회장과 그의 가족이 20% 지분을 지닌 점을 고려하면, 이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약 8억3000만달러(약 9600억원)이다.

휠라가 재기에 성공한 핵심 비결은 '뉴트로' 감성에 있다. 90년대의 상징적인 제품을 되살려 옛 감성에 목말라 있던 고객들을 겨냥한 것이다. 휠라는 1997년 출시했던 '디스럽터'를 재해석해 20년 만인 2017년 '디스럽터2'를 출시했다. 미국 신발 전문 매체 풋웨어뉴스의 ‘2018 올해의 신발’로 선정된 이 신발은 지난 1월까지만 무려 1000만 켤레가 넘게 팔린 것으로 추산된다.

가격 인하도 호재로 작용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휠라가 가격대를 낮춰 타깃 고객층을 30~40대에서 보다 젊은 세대로 바꿨다"며 "이는 신발 사업에 집중한 점과 맞물려 좋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윤 회장의 성공 비결은 타이틀리스트 골프공 제조업체 아쿠쉬네트(Acushnet)의 지분을 확보한 점이다. 지난해 휠라코리아는 매출액 3조원을 벌어들였는데, 이 중 61%가 아쿠쉬네트로부터 왔다. 휠라코리아는 아쿠쉬네트의 지분의 53.1%(2016년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당시 기준)를 보유한 지배주주다. 아쿠쉬네트를 제외한 휠라의 매출은 전년 대비 52% 늘어난 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윤 회장이 "신발과 골프공 관련해 일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표현했다. 어머니를 장티푸스로, 아버지를 암으로 잃고 윤 회장은 의사가 되려 했으나 의대 시험에 세 번이나 떨어졌다.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그는 30대에 대학을 졸업했고, 또래보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취업에 번번이 실패했다. 몇 번의 고배 끝에 그는 미국 백화점 체인업체 J.C. 페니에 정착, 한국 제품을 사들여 미국에 팔았다. 이후 그는 미국의 휠라 관계자를 만나 한국에 신발을 제조하라고 설득한 일이 있었는데, 이것이 그가 휠라와 연을 맺게 된 계기였다.

현재 휠라는 70여개국에서 점포를 운영 중이며, 특히 중국 등에서 급성장세를 보인다.

윤 회장은 블룸버그의 성공 비결 관련 코멘트 요청에 응하진 않았다. 블룸버그는 대신 윤 회장이 2017년 한국 매체와 진행한 인터뷰를 인용해 윤 회장이 휠라에 갖는 애정을 전했다. "(휠라는 내게) 45살에 갖게 된 늦둥이 같다" 윤윤수 회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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