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고다슬 GS리테일 디저트팀 매니저

"요즘 음식은 유행이 너무 빨리 지나가요. 한 달 만에 끝나는 상품도 많죠. 한 시절 반짝하는 제품보다 오래 사랑받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GS리테일(25,400원 ▼250 -0.97%) 본사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난 고다슬 디저트팀 매니저(35)는 편의점 먹거리 시장의 흐름을 이같이 진단했다. 고 매니저가 기획을 맡아 지난달 선보인 '민음사빵'은 이런 고민에서 시작했다.
출판사 민음사와 캐릭터 IP 오늘의 귀여움과 협업한 민음사빵은 문학 작품과 캐릭터를 활용한 포장과 책갈피로 하루 매출 1억원을 올리는 흥행 상품이 됐다. 지난달 21일 출시돼 이달 2일까지 누적 판매량은 43만개를 돌파했고 초기 준비 물량은 일주일 만에 소진됐다.
앱으로 재고를 찾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자사앱 우리동네GS 가입자 수는 2.5배 늘었다. 책 표지 모양의 책갈피가 수집 욕구를 자극하면서 품귀 현상을 빚자 중고거래 커뮤니티에서 1만~5만원에 판매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고 매니저가 민음사빵을 기획한 출발점은 '독서하는 게 멋지다는 뜻'의 '텍스트힙'이었다. 아이돌이나 캐릭터를 활용한 협업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팬덤을 중심으로 소비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2016년 입사해 10여년간 MD로 일하면서 비슷한 방식의 협업이 반복돼 식상하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특정 팬이 아니더라도 대중적으로 사고 싶은 상품을 만들고 싶었고, 그러다 책을 읽는 것 자체뿐 아니라 문장과 표지, 관련 굿즈를 취향으로 소비하는 흐름이 눈에 띄었다"고 설명했다.

결정적인 계기는 서울국제도서전이었다. 직업 특성상 젊은 세대가 많이 찾는 행사장을 즐겨 찾아다니는 고 매니저는 민음사 팝업에 긴 줄이 늘어선 모습을 봤다. 그는 "젊은 사람들이 문학 굿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궁금해서 가본 건데 현장에서 보니 '이거 되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제품 개발에서 가장 고민한 부분은 빵에 어떤 굿즈를 넣을지였다. 그는 "인기 캐릭터 빵에서 흔히 쓰이는 띠부씰(스티커)은 마니아들이 모으고 끝난다. 실제로 오래 가지고 쓸 수 있는 굿즈를 고민하다가 책갈피에 도전해보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고 매니저는 단순한 캐릭터 소비가 아니라 나이와 상관없이 좋아하는 것을 소비하는 문화가 커졌다는 점에 관심이 많다. 과거 편의점 상품이 가격과 맛, 편의성 등을 중심으로 경쟁했다면 이제는 소비자가 어떤 문화에 반응하는지까지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30대가 1020세대처럼 캐릭터와 굿즈를 즐기고 취향에 아낌없이 돈을 쓰는 현상을 '멀티 에이지'라고 한다"며 "취미가 구체적이고 다양해지는 와중에 편의점과 빵도 여기에 맞춰서 움직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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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여러 취미를 갖고 있고 캐릭터를 좋아하는 성격이기에 트렌드를 빠르게 선도할 수도 있었다. 그는 헬로키티가 그려진 휴대폰 케이스를 보여주며 "예전부터 인형과 캐릭터를 좋아해서 '30대가 무슨 캐릭터냐'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번 상품이 잘 되고 나서는 부모님도 잔소리를 안 한다"고 웃었다.

책갈피뿐 아니라 빵 자체의 경쟁력에도 신경 썼다. 기존 GS25에서 고객 평가가 좋았던 제품을 활용했다. 그는 "음식은 결국 맛이 있어야 고객이 다시 찾는다"며 "후기를 보면 책갈피 때문에 샀는데 빵 맛도 좋다는 반응이 많아 다행이었다"고 설명했다.
고 매니저가 궁극적으로 만들고 싶은 건 '한철 상품'이 아니라 유행이 지나도 소비자가 기억하는 장수 상품이다. 그는 "'GS25 하면 이 제품'이라고 떠올릴 수 있는 상품을 많이 만들고 싶다"며 "문학작품과 협업을 넘어 지역과 상생하고 문화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협업까지 범위를 넓히려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