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日 전범기업 투자 배제 검토

김성은 기자
2019.08.13 10:04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 FT에 "책임있는 새 투자 가이드라인 따라 검토…전범기업 명확한 정의 개발 필요"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사진제공=뉴스1

국민연금이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투자 여부를 재검토중이다. 투자 규모만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에 달해 투자목록에서의 제외 등 실제 조치가 취해질 경우 파장이 클 전망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내셜타임스(FT)에 따르면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책임있는 새 투자 가이드라인(a new guideline of responsible investment)을 채택하는 절차에 착수중"이라며 "일본의 전범기업을 투자 리스트에서 배제할지 여부에 대해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FT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미쓰비시중공업, 파나소닉, 도시바, 도요타자동차 등 총 75개 기업에 대해 투자중이며 투자규모는 총 1조2300억원 상당이다. 만일 이들 기업이 일본의 전쟁 노력에 연계된 것으로 입증될 경우 국민연금이 투자를 중단할지 여부를 검토중이란 내용이다.

김 이사장은 또 "그러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들이 실제 전쟁 범죄(War crime)에 참여했는지 여부를 구분토록 전범기업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FT는 국민연금에 대해 "700조원 이상을 운영하는 세계 3위 규모의 공적연금펀드"라면서 "이번 검토는 한일 관계가 수십 년 만에 최저점에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현재 국민연금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전쟁) 노력에 군사 장비외 노동력을 제공한 기업을 '전범기업(War crime companies)'로 규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장은 다만 "지금까지 자금 운용에 있어서 정부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압력도 받지 않았다"고 말해 이번 검토 조치가 문재인 정부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이것(압력을 받지 않는 것)이 문 정부의 분명한 철학이자 나의 확고한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아울러 "기금의 일본 투자 문제는 몇 년 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현재의 논쟁은 이 문제를 더욱 철저히 검토하도록 만들었다"고도 설명했다.

한편 FT에 따르면 미쓰비시중공업이나 도시바, 토요타와 같은 기업들은 한국으로부터 조사(South Korean investigation)에 대한 언급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나소닉은 논평에 응하지 않았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