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다음 미국 대통령을 결정하는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자체가 놀라운 일이었다. 그런 그가 재선에서도 성공할지 여부는 아직 누구도 모른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표심을 다졌을지, 아니면 막무가내식 국수주의, 보호주의가 여론을 부정적으로 만들었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어쨌거나 이는 전 세계의 최대 관심사랄 수 있다.
그렇다면 다음 관심은 트럼프 대통령에 맞설 야권 대선주자들의 면모에도 쏠린다. 야권에서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 등이 대표적인 주자들. 이들은 각각 "트럼프의 유일한 대항마" "부유세/대형 IT기업 해체" "정치혁명"을 내세우고 있다. 어느 한 사람에게만 지지가 몰리지 않는다는 점이 민주당으로선 우려할 만한 상황. 향후 누가 당 대표 주자가 되든 나머지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 바이든 "트럼프 꺾을 수 있는 건 나뿐"
부동의 선두 주자 바이든 전 부통령. 아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이권에 개입했다는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 여파에 독주 체제가 어느정도 무너졌지만 아직은 여전히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바이든의 가장 큰 인기 요인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다. 바이든은 부통령 재임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을 도와 오바마 케어·경제부양책·금융규제법 등을 제정하는 데 앞장섰고 많은 유권자들은 오바마의 유산을 바이든의 정책으로 인식하고 있다.
지지 기반을 봐도 이 같은 추세가 뚜렷하다. 흑인 유권자층은 오히려 흑인인 카말라 해리스(민주·캘리포니아)나 코리 부커(민주·뉴저지) 상원의원보다 바이든을 지지하고 있다.
'과격하다'는 평가를 받는 워런이나 샌더스와 비교해 중도층을 포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1973년 최연소 미 상원의원으로 정치 생활을 시작해 50년 가까운 풍부한 정치 경력, 부통령 재임 당시 보여준 공화당과의 협치도 그의 선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다만 바이든이라고 했을 때 딱 떠오르는 구체적 정책이 없다는 점은 치명적인 단점으로 꼽힌다. 2002년 이라크 전쟁을 지지했고, 대형 금융기관에 유리한 법안 제정에 수차례 이름을 올렸던 점도 바이든을 향한 비판이 많은 이유다.
◇ 워런 "부자에 세금을…대형 IT 기업 해체하자"
바이든과 가장 대척점에 있는 워런 의원도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파산법 등 각종 법에서 월가 편에 섰던 바이든과 달리 워런은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린다. 워런은 지난 4월 아이오와주 유세에서 과거 파산법 연구 당시 바이든이 신용카드 업계 편에 섰다고 그를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워런이 상승세를 탄 것도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바이든의 도덕성이 타격을 입은 것이 계기가 됐다.
워런의 정치 노선은 확실하다. 최대 연 3%에 이르는 부유세 부과, 국공립대 등록금 제로(0), 대형 IT기업 해체, 대기업 이사회 40% 노조에서 선출. 이런 '반기업·반월가' 노선은 워런의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다.
대선에서 이기려면 중도파는 물론, 트럼프 정부에 반대하는 공화당원 일부까지 끌어들여야 하는데 그러기엔 워런 의원의 정책이 지나치게 편향적이라는 지적이다. 엘리트 백인 여성이라 노동자층이나 흑인 남성 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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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더스 "난 사회주의자…정치 혁명 일으키자"
워런과 2,3위를 다투는 샌더스 의원은 지난 대선 때 보여준 '샌더스 열풍'을 뛰어넘을 수 있는 지가 관심사다.
샌더스는 '미국인의 1%가 부의 40%를 독점하고 있는 데서 모든 문제가 시작됐다'고 본다. 그래서 불평등을 타파하기 위한 '정치 혁명'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구체적인 해법으로는 보편적 의료제도, 대학 등록금 제로(0), 환경 규제 강화, 최저임금 15달러 등을 제시했다. 지난 대선과 비교해 형사 사법 개혁을 추가했다.
"그래서 2016년이랑 달라진 게 뭔데?"라는 못마땅한 시선에도 샌더스가 지지율 상위권을 유지하는 이유는 3명의 후보들 중 가장 열성적인 지지 기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광팬'이 많다는 얘기다.
샌더스가 지난달 심근경색으로 대선 운동을 잠시 중단했을 때도 고령에 대한 우려와는 달리 지지율엔 변동이 거의 없었다. 자금력도 막강하다.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따르면 샌더스는 2019년 야당 후보들 가운데 가장 많은 선거 자금을 모았다.
다만 사회주의에 대한 거부감, 이른바 '레드 컴플렉스'는 그가 뛰어넘어야 할 장벽이다. 미국에서는 사회주의가 민주주의를 뿌리째 흔들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한데, 그는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고 있다. 공화당에선 샌더스가 1970년대 베트남 전쟁 반대 운동 당시 반미(反美)를 내세웠다는 점을 들어 그의 애국심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후보자 16명이 난립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확실한 전망을 보여주는 후보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후보들은 모두 여론조사 결과를 뒤엎고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BBC는 그러나 '분열의 시대'를 끝내고 미국 사회의 '화합'을, '구조적 변화'를, '정치 혁명'을 이끌어내기까진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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