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최측근 제재, 반도체 수출 통제에 스위프트 퇴출까지"

황시영 기자
2022.02.27 15:27

러시아 우크라 침공에 제재 연일 추가…서방 동맹국도 가세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본부의 로고/사진=AFP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26일(현지시간)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스위프트는 200여개 국가의 1만1000개 은행을 연결해 빠른 국경 간 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으로, 여기서 배제되면 무역, 외국인 투자, 송금 등에 타격을 입으면서 국제 금융에서 고립된다. 지금까지 스위프트 배제는 핵무기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과 북한에만 적용되어온 것으로, '금융의 핵무기'로 불릴 정도로 가장 강력한 제재조치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이번 제재는 역사적으로 가장 광범위하고 정치, 경제를 아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은행과 기업은 수출입 대금을 수취할 수 없게 되고, 스위프트 코드 적용이 필요한 개인 해외 송금도 불가능해진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사실상 통제하고 있는 6430억달러(약 774조5000억원) 규모의 러시아 중앙은행 국제 보유고(international reserves) 접근도 제한을 받게 돼 러시아의 국가 재정에 직접적 타격을 가하게 된다.

일정한 금액을 투자한 외국인에게 시민권을 발행하는 이른바 '황금 여권'(골든 패스포트) 판매 역시 러시아인에게는 제한된다. 이는 러시아 정부와 관계된 러시아 부호들이 서방의 시민권을 획득해 금융 시스템에 접근하는 것을 막게 된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러시아에 대한 전면적인 수출제한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국방, 항공우주, 해양분야를 겨냥해 반도체, 컴퓨터, 통신, 정보보안 장비, 레이저, 센서 등이 수출통제 대상에 포함된다.

외국 기업이 만든 제품에도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적용, 제조 과정에서 미국이 통제 대상으로 정한 장비나 소프트웨어, 설계를 사용할 경우 수출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과거 미국이 중국 화웨이에 치명타를 주기 위해 사용한 바 있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를 담당하는 '노르트 스트림-2 AG' 회사와 CEO에 대한 제재를 통해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에 대한 제재를 추가했다. 또 러시아 주요 은행 2곳과 자회사 42곳에 대한 제재와 러시아 해외 국채거래 제한 조치를 내놨다.

푸틴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을 제재 대상에 올린 것은 물론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러시아 신흥재벌들과 가족들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러시아 국책은행 VTB와 스베르방크, 가스프롬방크 등 90여개 금융기관과 거래도 차단했다.

미국은 러시아 원유와 관련해선 제재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는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원유와 천연가스를 수출하고 있지만, 원유 거래를 제재할 경우 국제 유가 급등으로 러시아가 볼 피해보다 미국 소비자들이 입게 될 피해가 더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밖에 유럽연합(EU)은 푸틴 대통령과 라브로프 외무장관의 유럽내 자산을 동결했다. 러시아에 항공산업 관련 물품 수출을 금지했고 반도체·소프트웨어 등 첨단기술에 대한 접근도 제한했다.

독일은 대 러시아 핵심 제재로 손꼽혔던 '노르트 스트림-2' 사업 중단을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의 다음 제재로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은 가상자산이 검토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가 스위프트 제재를 피해 가상자산을 활용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블록체인 분석회사 TRM랩스의 아리 레드보드는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러시아의 VTB, 소베르방크 같은 블랙리스트에 오른 러시아 은행들과 디지털 통화 플랫폼 간의 거래를 추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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