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엔 롤스로이스 차량에 자산 100만달러면 슈퍼리치로 통했다. 기술분야에서 부의 축적이 가속화되고 자산 인플레이션이 촉발되면서 이제 '초고액 자산가'(UHNW)의 기준이 1억달러(약 1360억원)로 높아졌다. 이쯤 돼야 슈퍼리치로 명함을 내밀 수 있다는 것.
파이낸셜타임스는 컨설팅그룹 캡제미니의 데이터를 인용해 전세계 자산 3000만달러(약 400억원) 이상의 부자가 2016년 15만7000명에서 지난해 22만명으로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3000만달러면 주식, 채권, 부동산, 사모펀드 등 여러 자산 클래스에 골고루 투자하고 개인 제트기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컨설팅회사 걸프 애널리티카의 깁슨-무어 사장은 "자산 3000만달러는 예전만큼의 무게나 독점성을 갖지 않는다. 오늘날 3000만달러는 사치스러운 라이프스타일을 보장해 줄 수 있지만, 초부유층의 영역에서는 단지 시작점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처럼 슈퍼리치의 기준이 높아진 데는 기술기업 부문에서의 부의 폭발이 주효했다. 깁슨-무어 사장은 "기술 억만장자, 암호화폐 선구자, 벤처캐피털리스트 등 하룻밤 사이에 수십억달러 규모의 회사를 건설할 수 있는 능력이 초고액 자산가(UHNW)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급격히 단축시켰다"고 말했다.
일부 금융평론가들은 사모펀드 파티에서 머리를 들고 싶다면 자산이 1억달러는 돼야 '찐부자' 대열에 낄 수 있다고 제안한다. 초부유층의 기준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회원들 간 초대를 통해서만 가입할 수 있는 프라이빗 멤버 클럽 'R360'이 대표적이다.
2021년 창립된 R360은 회원들에게 사모펀드나 비상장 기업 투자 등 독점적인 투자기회를 제공하고 비밀이 보장되는 단체활동과 개인 휴양지를 알선해준다. 멤버십 기준은 자산 1억달러. 회원들의 평균자산은 지난 몇 년 동안 꾸준히 증가해 현재 1인당 4억달러를 넘어섰다. 회원 평균 연령은 28세에서 84세까지 다양하지만 젊은 회원들의 숫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R360의 뉴욕지부 의장인 바바라 굿스타인은 "우리는 센티밀리어네어(Centimillionaires·세계 인구의 0.001%에 해당하는 1억달러 부자)를 위한 서비스에 집중한다"며 "최근에 성공한 기업가 중 다수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가입하고 있다"고 밝혔다.